작년 年 신조선박의 62% 해당선박 해체..인도량 내년부터 감소

 
세계 벌크해운 업황은 올해를 저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라 주목받고 있다. 2016년 평균 벌크선운임지수 BDI는 2015년 616p와 비슷하겠지만, 2017년에는 817p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4월 15일 BDI는 전날보다 38p 나 오른 635p를 기록해 가파른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 11일 역대 사상 최저점인 290p를 기록한 것과 비교시 두달여만에 2배가 넘게 뛴 것이다.

중국의 철광석 및 석탄 재고조정이 일단락됨에 따라 2016년 세계 벌크화물 물동량은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벌크선은 철광석, 석탄, 곡물 등 부정형의 고체 화물을 수송하는 선박이다. 철광석은 고로에서 쇳물을 생산할 때 원료로 사용되며 석탄은 주로 전력발전의 연료로 쓰인다. 곡물은 식용, 동물의 사료, 기름의 생산 등에 사용된다. 이와 같은 사용처 때문에 벌크화물은 특정 산업보다는 전반적인 경기상황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최근 벌크화물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어둡다. 클락슨에 따르면 2015년 세계 3대 벌크화물 (철광석, 석탄 곡물) 해상 수송량은 전년대비 1.4% 감소했으며, 2016년에도 0.4% 감소할 전망이다. 2015년에는 중국의 철광석 수입이 전년대비 2.8% 증가하는데 그치고, 석탄 수입은 전년대비 25.6% 감소한 바 있다. 클락슨은 2016년에도 중국의 철광석 수입이 전년대비 0.5% 감소하고, 석탄 수입은 11.9%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KB투자증권은 클락슨의 전망보다는 긍정적인 물동량 변화를 예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철광석 및 석탄 재고조정이 일단락되었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이 전망하는 2016년 벌크 물동량 증가율은 2.7%, 2017년 5.3%다.
벌크화물 수요를 낙관하는 첫 번째 이유는 중국의 철광석 수입 수요가 호전되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1년 전 대비 늘고 있으며, 수입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중국의 철광석 명목소비는 2015년 11월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미 중국의 유통업자들은 항만에 철광석 재고를 다시 쌓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철강재 가격은 2011년 이후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철강시황을 과도하게 압박하였던 중국 철강산업에 대한 우려가 점차 완화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의 발전용 석탄 수입은 여전히 감소하고 있지만, 감소속도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발전용 석탄 수입량과 재고는 2010년 이후 가장 낮다. 반면 화력발전량은 2010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발전용 석탄 월별 소비량 대비 석탄재고도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는 앞으로 석탄재고를 다시 쌓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 벌크선 선복량의 증가 속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장기간 시황이 악화되면서 벌크선의 해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벌크선 발주의 공백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당분간 벌크선의 인도량이 크게 줄어들고, 선복량 증가율도 낮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발주로 인해 2009년 이후 세계 벌크선 선복량은 빠르게 증가해 왔다. 2007년~2008년에는 중국 주도로 급증하는 벌크화물에 대응하기 위해, 그리고 운임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에 벌크선 발주가 급증했다. 2010년과 2013년에는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짧은 기간 발주가 집중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그 결과 2000년 2.8억DWT였던 세계 벌크선 선복량은 2010년 5.3억DWT로, 2015년 말에는 7.8억DWT로 늘어났다.
하지만 2015년에는 벌크선 선복량 증가율이 2.7%로 낮아졌다. 시황이 악화되면서 선박을 운용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들자 선박을 해체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5년에는 3,057만DWT의 벌크선이 해체돼 사라졌다. 2015년 초 전체 선박의 4%, 또는 2015년 연간 신조 선박의 62%에 해당하는 선박이 해체된 것이다.
장기 불황의 또 다른 결과는 발주량의 감소다. 벌크선 발주량은 2013년 1억DWT에서 2014년에는 6,687만DWT로, 2015년에는 1,793만DWT로 줄어들었다. 이는 2002년 이후 가장 적은 발주량이었다. 2016년에도 운임이 계속 낮게 유지되면서 선박투자의 매력이 회복되지 않아 벌크선 발주량은 1,865만DWT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
발주량이 줄어드는 반면 이미 발주되어 있었던 벌크선 건조와 인도는 지속되고 있다. 2014년에는 4,815만DWT, 2015년에는 4,925만DWT의 벌크선이 인도됐다. 2016년에는 5,236만DWT의 선박이 인도될 것으로 예상한다.

발주가 없는 가운데, 인도는 꾸준히 이뤄지다 보니 조선소의 수주잔고는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그나마 남아있는 수주잔고도 제때 인도될 가능성은 낮다. 2015년에는 7,636만DWT의 벌크선박이 건조될 예정이었으나, 실제로는 4,925만DWT만 인도되었다. 예정 인도량의 35%는 인도시기가 지연되거나, 발주가 취소됐다.
조선소가 수주한 벌크선 잔고는 상당한 허수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발주된 벌크선의 상당부분은 착공조차 제때 이뤄지지 않은 채 인도시점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소가 보고하는 인도예정량을 보면 당장 많은 벌크선박이 인도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적은 선박들이 인도되고, 상당수의 선박은 다음 월로 인도시기가 지연된다. 이러한 현상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해운사들의 대규모 인도거부 사태가 보도된 적이 없으므로, 이러한 선박들은 조선소에서 착공을 미루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당분간 벌크선 공급 부담은 크지 않다. 벌크선 발주잔고가 줄어서 인도량도 2017년부터는 감소할 전망이다. 벌크선 시황이 호전되어 신규 발주가 나오더라도 그 선박들이 건조돼 인도될 때까지 1~2년이 소요된다. 2016년의 벌크선 선복량 증가율 또한 2.7%로 낮게 유지될 전망이며, 2017년과 2018년에도 선복량 증가율은 0.7%, 3.3%의 낮은 수준에 그칠 것이다.
이같은 전망을 종합할 때 2017년부터 벌크선 수요 증가율이 선복량 증가율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BDI는 2017년 연평균 817p, 2018년 937p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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