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기저효과로 탱커 부문 실적 감소 전망..시황노출 사선 30척

 
벌크선운임지수인 BDI가 9월 22일 937p를 기록, 최근 3개월간 55%이상 상승했다. 올해 1분기중 사상 최저치인 290p(2월10일)를 기록 후 반등해 600~700p선에서 안정적인 추세를 이어가나 싶더니 최근 1개월간 또다시 32.2% 상승했다.

저시황 전개에 따른 선사들의 공급조절 노력 외에, 최근 가파른 운임 상승의 원인은 중국의 철광석, 석탄 수입량 증가로 인한 해상 물동량 증가라고 판단된다. 금년 상반기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9.0%, 석탄은 철강용(Coking)이 17%, 발전용(Thermal)이 31.5% 증가했는데, 각각 2015년 상반기에 0.9%, 38.4% 감소했던 것에 비하면 완연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수입량도 철광석은 18.3%, 석탄은 24.5% 증가하며 벌크 운임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기준 글로벌 건화물 물동량에서 철광석과 석탄은 각각 35%, 28%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화물이고, 철광석의 69%, 석탄의 15%가 중국 수입량이기 때문에 중국 수요가 매우 중요하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 물동량이 증가하는 것은 철광석 수요 자체의 증가보다는 중국내 철광석 생산량이 감소하고 수입산이 이를 대체하는 추세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첫째로, 수익성 저하를 겪고 있는 철강업체 입장에서 저품질의 중국산 철광석보다는 고품질이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수입 철광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내 철광석 광산 대부분이 인건비 상승으로 수지가 맞지 않아 폐광이 이어지고 있다. 2016년 상반기까지 중국에서 약 700개 이상의 폐광이 있었고 7월 누적으로 중국의 철광석 생산량은 7% 감소했다.

중국 석탄 수입량 증가세는 더 드라마틱하다. 철강용 원료탄(Coking Coal) 수입량은 2016년 상반기 전년대비 17% 증가했고, 발전용 석탄(Thermal Coal)은 전년대비 31.5% 증가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내 석탄 생산량 규제 때문이다. 올해 4월, 중국 정부가 중국 광산의 조업일수를 330일에서 276일로 제한하면서 상반기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전년대비 9.7% 감소했다. 이러한 조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석탄 수요를 줄이는 것이었지만, 단기적인 결과는 수입량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석탄가격 고공행진과 더불어 수입량 증가세가 단기적 현상에 그칠 지, 조금 더 지속될 지 여부는 현시점에서 전망이 엇갈리고 있으며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에 있다.

글로벌 전체 석탄 수입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기준 철강용 14%, 발전용 15%이다. 중국 수요가 철광석 수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중 69% 대비 절대적이지 만은 않다. 유럽연합국가들의 경우 글로벌 석탄 수입량의 15%를 차지한다. EU의 상반기 조강생산량은 6% 감소해 올해 철강용 석탄 수입량은 전년보다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올해 연간으로 보면 글로벌 전체 석탄 물동량은 전년대비 감소추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변동성이 큰 BDI를 전망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최근의 중국 수요 호조 측면만을 놓고 분석한다면 하락보다는 상승 쪽으로 전망된다. 최근 BDI 상승을 이끈 것은 Capesize 운임이다. 즉, Capesize 운임이 하락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Capesize(대형), Panamax(중형) 등의 선형은 중량(DWT)에 따른 분류이며 화물의 종류에 따라 나뉘는 것은 아니지만, Capesize는 주로 철광석, Panamax는 주로 석탄을 운송한다. 중국의 석탄 수입량 증가세는 다시 둔화할 가능성도 있는 반면, 철광석 수입량 증가세는 구조적으로 보인다. 즉, Panamax 운임은 불확실성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Capesize 운임은 견조한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건화물(dry bulk)와 달리, 일반적으로 탱커라고 분류하는 웨트 벌크(wet bulk) 시황은 컨테이너를 포함한 해운업 중에서 그나마 수익성이 지켜지고 있는 업황이다. 세분하면 원유운반선, 정유운반선(제품선), 케미칼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원유운반선 및 제품선은 2014년 말부터 유가 급락으로 원유 및 정유제품 해상운송 수요가 급증, 2015년 내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수요 호조에 따라 2016년 1분기 폐선량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선복량 공급도 따라서 증가했다. 또 원유 수입 수요가 곧 정상화됨에 따라 시황은 하락세로 전환하게 됐다. 여전히 수익성이 양호한 수준이지만 전년대비, 전분기 대비 운임하락 추세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팬오션의 경우 MR탱커 13척을 운용하며 정유제품 등을 운송하고 있는데, 2015년 높았던 기저효과로 인해 탱커 부문의 실적 감소가 전망된다.

팬오션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2.5% 증가한 4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평균 BDI는 732p로 연초 대비 개선되긴 했으나 여전히 원가 이하의 저시황이다. 그럼에도 팬오션이 흑자시현을 할 수 있는 것은 저시황에서 버틸 수 있는 시황등락에 중립적인 선대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팬오션의 건화물선 부문 영업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 가능하다. CVC 선박에서 나오는 고정적 이익에, 사선 30척의 손실을 스팟 용선 이익으로 만회하는 구조이다.
시황에 관계없이 장기계약(CVC)으로 고정적인 이익이 보장되는 사선은 26척으로, 매출액은 분기당 약 1,000억원, GPM 약 30%로 추정된다. POSCO, 한전자회사, Vale 등과 장기운송계약이 돼 있으며, 현 시점에서 잔여 계약기간은 15년 이상이다.

나머지 보유사선 30척은 시황에 노출돼 있는데, 원가를 BDI로 환산시 평균적으로 1,100p 수준으로 추정된다. 하역 후 공선운항이나 선적-하역지간 거리 등 매우 변수가 많고 유연하게 운용이 되므로 분기별 매출액과 손실폭은 추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추가적으로 팬오션은 스팟용선 영업을 하고 있는데, 장기용선이 아닌 화물을 선취한 후 선박을 용선해 1항차 운송한 뒤 반선을 하는 단기 용선 형태이다. 저시황에 빌려서 저시황에 운항하므로, 낮은 시황이라고 해서 손실을 입지 않는 구조이다. GPM은 5% 수준으로 추정된다.

팬오션 실적이 BDI 상승(전분기대비 +19.6%)에도 불구하고 직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에 그치는 것은 노출 사선 30척 외에 나머지 선박들이 시황에 중립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건화물 외에 탱커 시황부진으로 인한 실적 감소 영향도 존재한다.

스팟 용선영업은 화물 선취 시점과 용선 시점 간에 짧게나마 duration이 발생한다. 시황이 상승하는 구간에는 화물 선취 후 용선료가 상승하므로 마진이 하락할 리스크가 있다. 따라서 용선 영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수가 없다. 상반기에 한 차례 시황이 급상승하는 구간이 있었기 때문에 2분기 용선영업규모가 전분기대비 감소했었는데, 3분기에도 마찬가지여서 선대 규모는 2분기와 유사한 수준에 머물렀을 것으로 보인다.
시황이 낮다는 것은 물동량에 비해 공급이 많다는 것이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무리한 용선 확대(≒저가입찰)는 수익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용선 선대가 크게 증가하지 못한다. 그러나 BDI 1,000p 이상의 양호한 시황이 안정적으로 형성된다면 용선 선대규모가 증가할 수 있다. 원가 1,100p인 사선 30척이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서고, 용선이 확대되면서 실적 레버리지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 동사의 투자 포인트이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결론적으로 BDI 1,000p 이하의 저시황에서는 시황 상승에 분기 실적이 민감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며 ”반대로 시황이 지금보다 하락하더라도 실적은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 BDI가 1,000p 턱 밑에 와있는 현 시점에서는 시황 추가 상승시엔 용선 확대로 실적이 크게 증가할 수 있고, 시황이 재차 하락한다 해도 실적이 크게 망가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 1분기 평균 BDI 358p라는 초저시황에도 영업이익 398억원이라는 실적 하방을 확인한 바 있다”며 “BDI 하락보다는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지만 일단 2017년 평균 BDI는 1,000p로 가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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