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중심 최적화 전략 승자 없는 치킨게임으로 발전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해운불황이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음. 금융위기 이후 수요의 저성장과 비용경쟁을 위한 초대형선박 발주경쟁이 해운불황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운시장의 Bad Cycle이 형성된 단계를 보면 세계 경제 및 무역 둔화 → 해운수요 저성장 → 운임경쟁 가속화 →비용경쟁을 위한 초대형선박 발주 확산 → 공급과잉 심화와 운임 하락세 지속 → 해운불황 장기화의 단계를 거치면서 9년에 걸쳐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의 장기 해운불황은 수요가 감소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선주들의 이기주의적 행동이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요가 둔화되고 공급과잉이 심한 시장에서 기업들은 당연히 비용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점에서 해운시장의 Bad Cycle이 더욱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2011년 18,000TEU급 이상의 초대형선박 대량
발주를 통해 비용경쟁을 촉발한 머스크는 3~4년간 강력한 비용우위를 무기로 막대한 이익을 향유했다.
이에 따라 경쟁기업들은 머스크에 대항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18,000TEU급 이상의 초대형선박 발주에 나서게 됐고 이는 결과적으로 공급과잉을 더 확대시켰으며, 캐스케이딩(전배)을 통해 동서 기간항로는 물론 남북항로와 역내항로까지도 공급과잉이 확산되는 결과를 야기했다.
현재 컨테이너선 시장은 대부분의 항로에서 이익을 얻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 심지어 선두기업인 머스크조차도 이익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결국 시장 전체의 최적화가 아닌 자사 중심의 최적화 전략이 승자 없는 치킨게임으로 발전된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부분의 최적화가 전체의 최적화가 되지 못한다”라는 명제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해서 글로벌 선사 간 및 글로벌 선사와 역내 선사 간의 다양한 협력이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함. 얼라이언스가 협력을 통해 상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협력의 범위를 시장 전체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작년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뉴파나막스급 5척을 제외하고 8,000TEU급 이상의 신조발주가 없었다. 이는 선사들이 더 이상 공급과잉이 확대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신조발주에 나서지 않았던 결과이다. 향후 몇 년간 1만TEU급 이상 초대형선박 발주가 작년과 같이 자제된다면 공급과잉은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될 수 있으며, 운임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운시장의 Bad Cycle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선사 간 협력 말고는 특별한 대안이 없음. 공동운항이나 선복교환 등으로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나 시장 전체의 수급여건을 선박발주 자제 등 공급 측면의 협력이 더 중요하다고 KMI 전형진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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