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손익분기점 BDI 1,500~2,000p에서 현재 700~800p 추정

 
벌크선 해운업의 산업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며 타 산업 대비 빠르게 수급균형이 회복되고 있다. 벌크선사들의 구조조정으로 손익분기점(BEP) 운임이 하락하고 장기간의 불황은 기업들의 체질을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상장 벌크선사들의 주식이 연초 이후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팬오션은 연초 이후 24%, 대한해운은 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비단, 국내 벌크선사만 이런 것이 아니다. 해외 벌크선사들의 주가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연초 벌크 선사들의 가파른 주가 상승 이유는 무엇일까? 벌크선운임지수 BDI가 상승했다는 것만으로 관련 해운사들의 주가 수익률을 설명하기에는 근거가 다소 부족해 보인다. 실제 BDI는 최근 2주간 상승했기는 하지만 연초 953p에서 2월 24일 기준 875p롤 기록하며 78p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강록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벌크선사의 주가 상승 이유로 첫째, 벌크해운의 산업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며, 타 산업 대비 빠르게 수급균형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여러 선종 중 불황이 가장 먼저 찾아온 선종은 벌크선이었다. 팬오션(구 STX팬오션)은 2013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 2015년 7월 하림그룹에 인수됐으며, 대한해운은 2013년 SM그룹에 편입되었다. 기업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2015년을 기준으로 대부분 벌크선사들의 산업 재편이 마무리 됐다. 이러한 통폐합 과정을 거치며 불필요 선대들은 매각 되거나 폐선됐다. 벌크선 불황이 시작된 2011년 하반기 이후 지금까지 총 150.7백만DWT의 선박이 해체됐으며, 이는 전체 선대 776.6백만DWT의 19.4% 수준이다. 장기간에 걸친 산업의 불황은 엄청난 양의 공급과잉을 해소한 것이다.
둘째, 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손익분기점(BEP) 운임이 상당히 하락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기간의 불황은 기업들의 체질을 개선 시켰다. 기업들은 생존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원가절감에 진력했으며, 선주사들과 재협상을 통해 용선료 인하에도 성공했다. 과거 벌크 해운사들의 손익분기점 BDI가 1,500~2,000p 사이였다면, 이제는 700~800p 사이인 것으로 추정된다. 즉, 불황에도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철광석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BDI의 방향성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는 결국 기업의 실적 역시 현재 보다 개선된 수준으로 갈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과연 벌크 해운업에만 국한 된 것일까? 그렇다면 이러한 논리가 해운업에만 국한된 것일까? 최근 양호한 주가 움직임을 보이는 섹터가 철강과 해운(벌크)임을 고려해 보면 조선과 기계에도 같은 맥락의 접근이 가능하다. 원자재(철광석)에서부터 시작되는 산업의 밸류 체인(Value Chain)에는 기계, 조선을 거쳐 해운에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즉, 원자재단에서부터 시작된 변화가 조선, 기계를 거치지 않고 해운에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산업의 구조조정이 가장 먼저 일어난 벌크선 해운업이 먼저 돌아서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며, 결국 이 변화는 산업재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일례로, 벌크해운 보다는 조금 늦게 구조조정이 시작된 컨테이너선 정기선해운은 올해를 기점으로 재편이 완료돼 수급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국 기간산업의 한 획을 담당했던 한진해운이 파산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산업 구조조정의 끝이 보이는 신호라는 지적이다. 최근 5년간 컨테이너선 해체량은 188.7만TEU로 전체 선대의 9.6% 수준에 불과하나, 2016년 한 해에만 66.0만TEU가 해체됐다. 약간 늦게 시작되었을 뿐이지 컨테이너 정기선 해운도 결국 벌크 해운이 걸어온 길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벌크선사의 예를 들었지만 컨테이너선사도 결국 벌크선사와 같은 길을 갈 것이다. 또 살아남는 조선소들과 기계업체들도 벌크선사들과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 기계 업체들도 산업구조조정이 일어나며 공급과잉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으며, 살아남은 기업들은 이제 불황에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국내 메이저 해운사가 파산하고, 중소 조선소들과 기계업체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러한 와중에 미약하지만 대부분의 주요 경제지표는 2015년을 바닥으로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더 이상 나빠질게 없는 지금이 업황의 바닥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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