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상반기 최고의 운송주 대한해운...연초대비 상승률 103%

 

상반기 가장 많이 상승한 운송주는 대한해운이다. 2016년 종가대비 102.9% 상승했다. 드라이벌크 전문 해운사의 미래 실적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는 벌크선 운임지수(BDI)의 상승이 주가 상승의 첫 번째 이유라고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 이유는 기대 이상의 영업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벌크선 운임지수는 2016년 2월 10일 저점을 기록한 290포인트 대비 205% 상승한 884포인트(2017년 6월 26일 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상반기 중 1338포인트까지 상승한 바가 있기도 하다. 참고로 27일 BDI는 903p를 기록했다. 절대운임은 아직도 안정적으로 1000p를 상회하지 못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290포인(16/02/10), 685포인트(17/02/14), 818포인트(17/06/06)와 같이 운임의 단기 저점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운임은 오르는데 실적이 뒷받침 되어주지 않으면, 상반기와 같이 급격하게 상승한 주가는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대한해운은 2016년 말 인수한 대한상선과 한진해운의 미주와 아주노선 영업권을 인수한 SM상선의 실적이 모두 대한해운의 연결실적으로 처음 인식된 2017년 1분기 실적에서 시장의 기대치를 대폭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와 전분기대비 각각101.8%, 185.5% 증가했다.

주요선종 보유선사별 상위업체의 밸류에이션 비교는 의미가 없을 정도이다. 전세계 해운사는 두 부류로 분류할 수 있다. 적자나는 회사와 흑자나는 회사로 말이다. 벌크선을 보유하는 상위선사는 적자를 벗어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16군데의 대표선사 중에서 2017년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선사는 7곳 뿐이다.
컨테이너 선사들의 경우 상위선사는 2016년 대비 2017년의 수익성이 회복되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가 과반을 넘어선다. 10개 선사 중 6개 선사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익창출 기대감이 있는 선사들은 ROE가 5%에도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평균 PBR이 1.1배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원가경쟁력을 갖는 선대 확장 및 해운사 인수로 인해 ROE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수익성의 해운사와 동일한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다.

순자산가치 수준의 주가이지만, 투자자들은 왜 주가에 부담을 느낄까? 장기간 이어진 업황 변동성과 이에 의해 좌우되는 벌크선사들의 실적 변동이 큰 것을 봐왔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영업적자가 자본을 까먹는 시기를 우리는 너무 장기간 봐왔다. 전세계 경쟁선사들을 보더라도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올해 말 해당 업체들은 주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조금 더 비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한해운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BDI가 다시 300포인트 수준으로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원가경쟁력이 있다. 평균운임이 1천포인트를 하회하는 상황에서 시장운임이 대세하락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미 낮은 운임을 기준으로 재평가 된 선박의 자산가치가 추가적으로 하락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원가가 낮은 선박들이 창출하는 영업가치와 시장의 운임수준을 반영한 선박의 자산가치가 모두 증가하는 것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점이다.

실제로 한국에는 불황기에 선박자산에 투자하고, 선박운영을 통해 금융비용을 충당하고, 호황기에 보유선박의 가치를 시장에서 실현하는 형태의 투자를 하는 해운사가 전무했다. 확정화주의 화물을 늘리고자 선대를 확장하는 경우는 있으나 선박자산 투자를 통한 레버리지 효과를 누려본 적이 없다. 이러한 점은 다른 나라의 선사대비 한국 해운사가 특히 그런 편인데, 그 이유는 IMF를 겪으면서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선
박자산을 매각해 사선 보유 비중이 낮아졌고, 건전하지 못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선박 투자를 진행하다보니 불황기에 부채를 확대하는 방식의 투자가 더욱 어려웠기 때문이다.

반면 대한해운은 불황기에 해운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자산투자를 이행했다. 2013년 11월 SM그룹에 편입된 이후 한 달 만에 회생절차를 졸업했고, 염가 선박자산 및 해운사 인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대한해운이 드라이벌크선과 드라이벌크 화물 관련 계약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대한상선의 지분을 취득한 2016년 2분기부터 2016년 3분기까지는 벌크선박의 중고선가가 가장 낮았던 시기이다. 대한해운이 신규법인 SM상선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하기 이전에 중고 컨테이너 선박을 가장 많이 사들인 2016년 4분기부터 2017년 1분기 말까지는 컨테이너선박 중고선가가 가장 낮았던 시기이다.

중고선 매매가 감소하고, 신조선 발주가 늘어나려는 조짐을 보이자 SM그룹내 벌크선사인 대한해운과 대한상선은 미래 영업에 대비하기 위해 화물운송계약과 상관없는 드라이벌크 신조선 투자를 감행했다. 기존 영업에 필요선 선박자산과 미래 영업에 투입할 선박자산을 모두 최저가 수준에서 확보했다. 당분간 대한해운보다 더 낮은 선박원가를 갖는 해운사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016년 4분기 실적발표 당시 팬오션은 약 900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외손실을 인식했다. 시장운임에 노출되어 운영되는 드라이벌크선에 대한 손상차손을 인식한 것이다. IFRS 기준으로 벌크선사들은 시장운임에 노출되어 운영되는 선박에 대한 자산 재평가를 매년 실시한다. 중고선가가 기준이 되는 가치가 아니라 중기적인 시장운임가정을 바탕으로 한 선박들의 수익가치 평가항목이다. 2016년 말 재평가된 이들 선박자산은 2016년 상반기 시장의 운임수준을 고려한 가치로 최저수준의 가치평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저가의 자산을 다수 확보해 놓은 해운사는 운임시장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경우 자산가치가 상승하고, 원가수준은 시장에 후행하여 상승하게 된다.

재평가하는 항목에 해당하는 선박자산을 많이 보유할 경우(시장운임에 노출되어 운영되는 사선 선박이 많은 경우)에 누릴 수 있는 자산가치 증가 요인이긴 하다. 대한해운의 경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Global 시리즈 드라이벌크선 4척과 2분기 중 새로 발주한 벌크선 6척이 이에 해당된다. 누적된 영업적자로 다른 경쟁사들의 순자산가치가 하락할 때 대한해운의 순자산가치는 1계단 더 올라가있을 가능성이 높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한해운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의 35,000원에서 45,000원으로 상향한다”며 “목표주가는 2018년 추정 순자산가치에 목표배수 1.3배를 적용해 산출했으며 목표배수 1.3배는 순자산가치 1배에 30% 할증한 수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쟁사인 팬오션에게 적용하는 할증률 15% 대비 2배를 적용했다”며 “시장대비 원가경쟁력이 높은 팬오션보다도 2배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단기간 컨테이너 사업부문의 매출 증가 과정에서 단기 손익의 등락이 있을 수 있다. 아직까지 중국에서의 화물 선적에 제한이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천적으로 벌크와 컨테이너 사업부문의 선박원가경쟁력은 글로벌 최상위 수준이라는 점은 변동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경쟁력 있는 원가수준에서 실적 정상화 과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대한해운의 매출은 전분기대비로도 무려 40.7% 증가한 4,36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19억원에 불과했던 SM상선의 컨테이너 사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또 대한해운 본사의 전용선계약이 늘어나면서 한국가스공사의 선박 2척, 탱커 2척에 대한 전용선 매출도 2분기 중반부터 늘어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2분기 손익은 매출 증가와 방향성을 달리할 수 도 있다. SM상선의 감익 요인과 대한해운의 증익 요인이 모두 실적에 영향을 줄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익이 늘어날 수 있는 요인은 2가지 정도가 있다. (1) 소형선 벌크 운임이 견조하게 회복되고 있다. 대한해운의 경우 글로벌 시리즈 선박(수프라막스급 사선)의 수익성이 화물 미확보선박으로부터의 발생하기 때문에 운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해당 운임은  2016년 1분기를 저점으로 하여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부정기 사업부문의 적자가 실질적으로 축소되는 시점은 2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 피인수 자회사의 적자축소 요인도 이익증가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선의 자회사 중 한덕철강이라는 회사는 `1분기 무려 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가 있다. 영업중단으로 인한 단기적인 손실발생이었으나 재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손실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엄경아 애널리스트는 “손실증가 요인은 SM상선이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본격적으로 컨테이너 매출이 발생하기 위해서 추가적으로 들어간 비용이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며 “해외법인구축, 선원 고용 증가 등의 요인이 있는데 아직까지 SM상선의 영업은 완전하지가 않으며 중국에서의 화물적제 불가항목도 풀리지 않았고, 미주노선에서 아시아로의 수입노선에 대한 화물영업도 알맞은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분기 해당요인들로 인해 전분기대비 감익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다”며 “2분기 영업이익을 293억원으로 추정하며, 이는 전분기대비 8.4% 감소한 이익이다"고 밝혔다. 매출액 증가 및 컨테이너 노선영업 정상화에 따라 하반기에 다시 이익이 증가하겠으나 단기간 실적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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