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 대한변협 협회장
2018년 무술년이 밝았다. 황금 개띠의 해라고 불리우는 무술년을 맞아 남북간의 대화 재개가 현실화되면서 남북을 둘러싼 관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시작은 김정은이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며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힌 데서부터였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그 다음날인 2일 북한 대표단의 평창 올림픽 참가 실현 후속 방안 마련 지시를 내렸고, 같은 날 오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 제의가 나왔다.

반면, “핵 단추가 항상 책상 위에 있다”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 핵 버튼이 더 크고 강력하다"는 트윗을 날리면서 '말의 전쟁'을 계속 이어 나갔다. 그런데, 그 후 한미 합동군사훈련 연기에 합의하였고, 이 소식이 국내외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북한은 우리가 제안한 고위급회담 수락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남북 간 대화에 대한 환영 의사를 표하며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조건부 직접대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일단 남북간 대화가 성사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구체적인 쟁점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서로 만나 대화를 하는 것 자체로도 진전이라고 할 만하다. 또한, 외부 세력이 아닌 남북한 지도자가 진행을 주도하여 회담이 성사되었으므로, 미국이 아닌 우리가 북한 문제의 키를 쥘 수 있다는 점에서도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평창 이후'에 이러한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하는 것이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터서 평화정착이 되도록 해야지 그저 일회성의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일각에서 이번 회담만으로 남북간의 해빙국면이 이어져 북미가 전격적으로 대화 테이블에 마주앉는 상황이 전개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유 있는 염려이다. 그리고, 남북대화의 대전제는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단순히 핵미사일 완성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위장을 하는 것이라면, 여기에 말려 들어가선 안될 것이다.

개는 예부터 인류와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로 여겨졌다. 밝은 성격으로 사람들과 친화력 있게 지내는 사랑스러운 동물이고, 사람에게 충성스러운 동물이기도 하다. 헌신적이면서도 신뢰를 목숨처럼 여겨 한번 맺은 관계는 끝까지 이어나가는 황금 개의 해를 맞아 남북을 둘러싼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조정되어 한반도에 이제는 평화가 깃들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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