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수선사들 항로 개설 잇따라

불황이 깊어질수록 아시아역내항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대형 해운사를 비롯해 고려해운, 흥아해운 등 중견 선사들까지 최근 아시아 연안 신규 노선을 추가하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천경해운과 공동으로 인천, 부산과 베트남 하이퐁을 연결하는 새로운 컨테이너 노선을 개설해 지난달 첫 운항을 시작했다.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 홍콩, 베트남 하이퐁, 중국 샤먼을 거쳐 인천으로 돌아오는 노선으로 현대상선과 천경해운은 1000TEU급 선박 2척을 투입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베트남 하이퐁 진출은 최근 이머징 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아주지역 역내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번 노선 개설로 현대상선은 기존에 베트남 호찌민을 기항하는 3개의 노선과 더불어 총 베트남 지역 기항 노선을 4개로 확대했다.

고려해운과 흥아해운은 대만국적선사 ‘티에스라인(TS LINE)’과 손잡고 중국,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잇는 두 개의 신규 공동항로를 개설해 지난 7월말부터 운항에 들어갔다. 첫번째 항로는 인천을 출발해 중국 칭다오, 상하이를 거쳐 말레이시아 포트켈랑을 기항하는 노선으로 말레이시아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신설됐다. 이 항로에는 2000TEU급 선박 4척이 투입됐다. 두번째 항로는 중국을 거쳐 태국 람차방, 방콕, 홍콩을 거쳐 돌아오는 노선으로 1200TEU급 선박 총 6척이 투입됐다.

한진해운은 아시아와 호주를 잇는 노선을 신설했다. 오는 9월부터 호주 국영선사 ‘ANL’, 미국 선사 ‘APL’과 공동으로 오는 아시아-호주ㆍ뉴질랜드를 연결하는 AAZ(Asia-Australiap-New Zealand) 노선을 신규 운항한다. 싱가포르를 출발해 말레이시아 포트갤랑, 호주 브리즈번, 뉴질랜드 타우랑가를 거쳐 싱가포르로 돌아오는 노선이다. 한진해운은 이 노선에 2200TEU급 컨테이너선 두 척을 투입할 예정이다.

아시아 노선은 해운업계에선 예전부터 ‘알짜배기’로 통했다. 하지만 해운업계가 호황기를 누리던 2000년대 중반에는 대형 선사들이 수익 규모가 큰 유럽, 미주 노선에 집중하며 아시아 노선은 중소 선사들의 몫이었다. 대형 선사들은 당시 큰 수익을 올리던 유럽, 미주노선에 1만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을 경쟁적으로 투입하기도 했다.

2008~2009년 미국과 유럽의 경제위기가 시작되면서 대형 선사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유럽, 미주 노선 물동량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 머스크, MSC, CMA-CGM 등 세계 정기선업계 ‘빅3’가 최대 1만8000TEU 규모의 초대형 선박을 잇따라 발주해 유럽, 미주노선에 배치하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 해운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유럽, 미주노선에서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같은 규모의 초대형 선박을 발주해야하지만 물동량 회복 없이 무턱대고 배 크기만 키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 현재 상황에서는 적게나마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의 경우는 최근 신흥시장으로 성장하며 물동량도 증가 추세에 있다. 해운 수요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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