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운업 중흥을 위해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는 무엇인가. 국적선사간 협력 강화가 최우선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 해수부와 업계가 공동 작품으로 출범시킨 것이 바로 한국해운연합(KSP)이다. 아시아역내항로에서 우리 선사끼리 출혈경쟁을 피하고 운임을 안정시키는 항로 운영 합리화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계획했던 프로젝트 사업이 1차, 2차 발표되고 이어 3차 그리고 삼국간 협력 서비스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국적원양선사인 현대상선과 SM상선간 협력관계가 좀처럼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상선 한 관계자는 2만2천TEU급 선박 10척 발주 계획이 확정됐고 정부측의 지원도 약속받은 것으로 언급하고 있다. 세계 7위 한진해운이 역사 뒤안길로 사라진 현시점에서 현대상선은 단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양선사이다.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정부당국이 한국 해운업 재건을 위해 조달하는 자금을 현대상선에만 몰아줄 수 없는 것도 현실정이다. 한국해양보증보험 등에서 현대상선 지원에 올인했던 것을 해운업계는 잘 알고 있다. 현대상선이 글로벌 유수선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지름길은 우선적으로 경쟁력있는 초대형 컨테이너 선대를 조속히 확보하는 길이다. 그러나 한국해양진흥공사가 7월 설립된다고 해도 현대상선의 신조발주 지원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2020년까지 현대상선이 2M과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그 이후 현대상선의 향배가 불투명한 것만은 사실이다. 물론 머스크와 MSC가 한국의 대표 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의 존재감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향후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방안중의 하나가 국적 원양선사들의 협력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해운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진해운 미주, 아주노선 영업망과 일부 시설을 인수한 SM상선이 신생해운사로서 독자적인 생존을 이어가기에는 실로 힘든 해운환경이다.
최근 SM상선은 현대상선, 산업은행, 해양수산부에 현대상선과의 미주항로 공동운항을 제의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현대상선 입장에선 선뜻 SM상선의 제의 손을 잡아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SM상선의 지속적인 협력 제의를 거부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일본 중핵 3사는 컨테이너 정기선사업 부문을 통합해 신설 법인 ‘ONE’을 설립, 4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이들 선사들도 처음엔 상당히 당혹스러운 상황에 접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에서 살기 위해선 자국 선사간 협력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을 깨닫게 됐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상선과 SM상선이 빠른 시일내 마음을 터놓고 협력체제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을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보고싶어 한다. 양사의 선대나 업력으로 볼 때 양사간에는 상당히 불균형점이 분명 눈에 띈다. 그러나 냉정한 글로벌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국적 원양선사간 합리적인 공동운항을 통해 상생하는 방안을 우선 찾아보는 결단도 필요한 것이다.  현대상선이 SM상선과 제휴할 시 어떠한 실익이 있는지를 해수부는 정확히 짚어줄 필요가 있다. 현대상선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와 금융당국은 국적원양선사 발전방향을 새로이 정립하고 아울러 아시아역내항로 취항 국적선사들의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현실적인 지원체계를 확고히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쉬핑뉴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