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 대한변협 협회장
‘생각하기 어려웠던 일이 급격하게 진전되어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근래의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두고 북한 전문가가 한 말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 대표단이 방남한 것에 이어, 우리 대표단이 북한에 방문하여 김정은을 만난 것만도 괄목할 만한 발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거기에 더하여 우리 대표단이 방북하여 남북 정상회담을 4월에 열기로 하더니, 이제는 불과 두세달 전까지 서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이른바 ‘말폭탄’을 던져대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도 5월 중 북미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며칠 사이에 이런 상황이 올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화답했다는 소식을 발빠르게 전하며 "놀라운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북한 지도자를 만난 현직 미국 대통령은 아직까지 없었으며, 정상 차원의 결단 외엔 꼬일대로 꼬인 현재의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해결책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한편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면서, 핵무력 완성을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김정은의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북한이 핵 폐기를 명시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은 점, 정상회담 합의 후에도 북한 관영매체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비난을 늘어놓는 점을 그 근거로 한다. 물론 정상회담이 실제로 열리지도 않은 지금 시점에서 장밋및 미래를 그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나친 흥분은 일을 망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회담을 진행하는 쪽에서는 반대의견도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돌다리는 아무리 두드려도 모자라지 않다. 특히 지금처럼 정신 못 차리게 상황이 급변할 때는 더욱 그렇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 정상의 만남은 역사상 처음이며 대단한 사건이다. 북한의 도발로 ‘코피작전’ 등의 군사적 대응까지 거론되며 촉발되었던 대립과 긴장 구도가 대화 국면으로 급선회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전세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한반도 정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고 낙관도, 예상도 어렵다. 하지만, 관계당국이 최선을 다해서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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