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의 무역금융 분야 활용 필요성 및 과제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혁신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은 무역금융 분야에서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무역금융은 거래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으므로 블록체인 적용으로 거래 신뢰성을 높이고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블록체인의 무역금융 적용 시도는 아직 초기 단계라 할 수 있지만 관련 규정 및 제도의 마련 등 금융기관과 정부, 당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대기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최근 기술혁신이 금융분야에 접목되면서 소비자의 편의성과 비용효율성이 크게 향상되는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로 알려진 블록체인의 여타 분야 사용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금융부문에서는 블록체인, 빅 데이타, AI 등의 혁신 기술이 접목되면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 등 더 좋은 금융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으며 소비자들의 금융 접근성도 크게 확대됐다.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혁신기술로 금융거래, 인증, 스마트 계약, 유통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무역금융 분야에서 저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거래(결제, 송금), 인증(개인 인증, 생체 인증), 스마트 계약(무역금융, 부동산계약), 유통관리(유통정부, 재고처리) 등 여러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특히 정보 보안성과 비용 및 시간 효율성 등의 측면에서 우수한 기술이므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여러 단계에 걸쳐 운영되는 무역금융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무역 거래방식은 다수의 이해 관계자가 개입돼 여러 단계로 이뤄지며 신용장(L/C)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기존 무역금융은 거래 계약, 신용장 개설 신청, 신용장 개설과 송부, 신용장 도착 통지, 보험가입, 선적, 화물 운송, 환어음 발행 후 매입 신청, 환어음 및 선적서류 송부, 선적서류 도착통지․수입대금결제 및 물류 반출 등의 단계로 구성된다.
일반적인 무역거래에서 수출업자와 수입업자간 결제는 은행이 수입업자의 신용을 보증하기 위해 발행한 보증서인 신용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수출업자는 수입업자가 거래은행에서 발급받아 보내 준 신용장을 바탕으로 환어음을 발행하고 이를 수출업자 거래은행이 매입하는 절차로 무역금융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무역금융 매커니즘에는 복잡성, 고비용, 데이터 위․변조 및 보안위험 등의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수출업자, 수입업자, L/C 개설은행, L/C 매입은행, 보험사, 세관, 선사 등 여러 관계자에 의해 이뤄지므로 진행단계가 복잡하며 거래에 필요한 서류 교환에도 10일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둘째로 L/C 매입은행을 거쳐 수출업자에게 신용장이 통지되는 절차에서 수수료와 보안 비용 등이 발생한다.
셋째로 신용장이 수출업자와 수입업자가 처음 계약한 계약서 내용과 다르게 개설될 수 있으며 이를 신용장 개설 이후 발견할 경우 취소 내지 수정으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넷째, 거래내역은 거래 단계별 관계자만 확인․보관하므로 분실 및 위․변조 가능성이 있어 데이터 보안의 신뢰성이 떨어진다.

반면 무역금융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경우 다수의 무역 관계자가 무역거래정보를 동시에 공유할 수 있으므로 절차의 단순화, 수수료 절감, 데이터 안전성 강화 등의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블록체인 적용 시 스마트 계약을 통해 동일한 무역정보를 동시에 다수의 이해 관계자에게 전달할 수 있으므로 거래절가 단순해지고 수수료 등 부가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관련 서류를 보다 안전하게 보관 및 관리할 수 있다.
참고로 2017년말 기준 국내 무역거래 규모(수출입 합)는 1조522억달러이며 그중 신용장 방식은 1282억달러(12.2%)로 2017년 GDP(1조5302억달러, 명목기준)의 약 8.38%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의 비용효율성과 신뢰성 등은 기존 무역금융 거래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향후 시장경쟁력도 확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신용장 거래방식에서의 블록체인 기술 적용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이후 다른 방식에서의 적용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이를 반영해 유럽의 디지털 무역 컨소시엄인 WE.TRADE, 싱가포르의 블록체인 무역금융 플랫폼 등에서 블록체인을 적용한 무역금융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WE.TRADE는 HSBC, 도이치방크 등 유럽의 9개 은행과 IBM 등 블록체인 관련 기업이 공동 개발한 무역 경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서 현재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향후 본 플랫폼을 통해 중소기업간 무역 거래를 관리, 추적,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는 현재 블록체인을 적용한 신용장 거래 플랫폼을 개발중이며 정보통신개발청과 BOA, HSBC 등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민관 합동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 SK C&C 등이 블록체인과 loT(사물인터넷)와의 접목을 통해 통관, 물류분야 내 이용편의성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작년 5월부터 약 7개월간 해양수산부, 관세청, 삼성SDS 등 38개 기관과 물류업체로 구성된 ‘민관 합동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며 수출화물에 대한 수출신고와 적하목록 제출절차에 블록체인 기술적용의 타당성이 있음을 검증했다.
SK C&C는 SK텔레콤의 loT 전용망을 활용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동 서비스는 물류 관계자(선주, 육상운송업자, 화주 등)들이 실시간으로 물류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재 무역금융 분야의 블록체인 활용 시도는 초기 단계라 할 수 있으며 대내외적으로 개발 사업 및 기술 적용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국내에서도 정부 및 관련 기관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발전 초기 단계인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스마트 계약 관련 용어 정의, 계약 효력, 성립 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법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무역금융 내 제공 서비스 유형에 맞게 블록체인을 적용하되 기존 시스템 대비 효율성을 확인하며 사용자 입장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쉬핑뉴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