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해운업종 신용등급 하향쪽에 무게중심 쏠려

 
한국기업평가(KR)은 지난해 말 올해 해운업의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일 것이며 영업실적은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해운물동량 성장세가 지속되며 수급불균형은 소폭 완화되겠지만 공급과잉이 고착화된 수급구조 하에서 운임은 상방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컨테이너선 시장의 경우 선사들의 출혈경쟁이 재발될 가능성이 상존함에 따라 하방 위험이 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벌크선사들은 장기계약 중심의 사업구조 하에서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유지하겠지만 컨테이너선사들은 사업경쟁력이 열위에 있어 실적회복 여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들어 해운업 주요 운임지수는 선종별로 상이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건화물선 시장은 물동량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신조선 인도 감소로 수급 펀더멘털이 개선됐다. 하지만 컨테이너선 시장은 초대형선 중심으로 신조선 도입이 재개되고 선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급여건이 악화됐고, 탱커선은 호황기 발주된 대형선들의 인도로 운임이 크게 하락했다.
업계 전반의 영업실적은 전년 대비 소폭 저하됐다. 벌크선사들은 장기계약 중심의 사업구조 하에서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시현하고 있으나, 컨테이너선사들은 수급여건 악화로 운임이 하락한 가운데 연료유 가격도 크게 상승하면서 손익분기점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컨테이너선 시장의 사업환경 악화는 경쟁력이 열위에 있는 국내 컨테이너선사들에 더욱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기평은 하반기에도 해운업종 신용등급 방향성은 상향보다는 하향 쪽에 무게중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불투명한 시황 전망에 따라 자체 영업실적 회복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정적(Negative) 등급전망을 부여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반기 해운업종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는 과다한 차입 규모, 단기화된 상환구조 등 재무부담의 관리여부와 수급여건과 운임경쟁, 유가금리 등 시장환경 변화이다.
개별업체들의 선박투자와 운영자금 조달 과정에서의 차입금 규모 및 차입구조상의 변화, 그에 따른 재무부담의 통제 수준이 하반기 중점 모니터링 요인이다. 운영자금 확보와 선박금융 원리금 상환을 위한 업체들의 단기성차입금 조달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환경규제 강화로 노후선 교체 부담이 커지면서 선박투자가 예상 대비 확대되고 투자시점도 앞당겨지고 있다. 특히 한국해양진흥공사 출범 등 정책적 지원이 기대되지만, 금융권의 위험회피 기조로 차입구조의 단기화가 가속화될 우려가 있어 업체별 재무관리 정책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초대형선의 인도와 캐스케이딩(Cascading; 전환배치)으로 수급여건 개선이 요원한 가운데 선사들의 운임경쟁이 지속됨에 따라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탱커선 시장도 지속적인 선복증가세가 업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료유가 상승과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는 선사들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하반기 이후 수급여건의 방향성과 더불어 주요 해운업 외생변수의 움직임에 주목하면서 업체별 실적을 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SK해운은 전용선 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으로 사업리스크가 구조적으로 경감되면서 실적변동성이 완화되고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됐다. 그러나 취약한 재무구조의 개선과 과중한 차입 부담의 경감은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였다. 향후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안정화된 수익구조하에서의 잉여현금 창출을 통해 점진적인 차입금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매우 과중한 차입금 규모와 현재의 사업 실적을 감안할 때 자체 현금흐름을 통한 재무 부담 완화는 기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평은 SK해운의 등급변동 가능성을 검토함에 있어 레버리지 비율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SK해운㈜ 레버리지 지표에 초점을 둔 등급변동요인 조정(2018.06.26)」선대구조조정을 통해 영업실적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금융비용 등 영업외수지 부담으로 전반적인 손익구조의 개선은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다. 시황변동 리스크와 가중되고 있는 금리변동 리스크 등 해운시장의 구조적 위험을 고려할 때, 재무구조의 개선과 과중한 단기상환 부담의 통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등급변동요인을 순차입금/EBITDA에서 부채비율과 EBIT/금융비용으로 변경강화하고, 자본 확충 등 유의미한 재무완충력 확보 여부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신규 장기계약 수주를 통한 수주경쟁력의 검증과 현 수준의 수익기반 확보 등 자체적 사업경쟁력의 유지에 대한 중기적 관점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규 수주과정에서의 선박 투자부담 통제에 대한 점검도 더불어 진행돼야 한다. 특히 대주주(PEF)의 차입부담을 고려할 때, 배당 압력 확대, 투자금 회수 전략과 그에 따른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 등 주주리스크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다.

폴라리스쉬핑은 향후 검선의 영향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신규 계약들이 순차적으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영업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계약 수행을 위한 대규모의 신조선 투자로 차입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비를 운임에 포함시키는 장기계약의 특성에 따라 투자지출 증가에 동반해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 창출이 이루어지면서, 실질적인 부담은 지표 대비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투자가 급격히 진행되고 기존 선박들의 운항기간이 크게 단축되는 경우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점진적인 투자 진행을 통해 재무부담의 적정한 통제가 이루어지는지, 차입금 만기구조상의 단기화 부담이 적절히 관리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비투멘은 주거래선과의 영업관계를 바탕으로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전망이다. 장기간에 걸쳐 지속된 거래관계, 소규모 특수화물전용 선대 운영이라는 특수성 등을 감안할 때 SK에너지와의 거래관계가 급격히 훼손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하반기 이후에는 운송시장내 선복량 조정 등으로 시장여건이 개선되면서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일정수준의 물동량 확보와 영업현금창출을 지속하면서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쉬핑뉴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