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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남 편집위원 칼럼]"한여름밤 무더위 퇴치는 영상물 雪景이 최고의 납량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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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28  04: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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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대남 편집위원
그 어느해 보다 올해 여름은 훨씬 더 더운 것 같다. 일본 기상청도 최근 극단기후 폭염으로 우오메(靑梅)시의 40.8도에 이어 구마가야(熊谷)도 41.1도까지 올라 1896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의 온도를 기록, 기후 재앙을 우려했고 우리나라도 1942년 대구서 42.0도란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올들어 7.26일 경산서 40.5도란 높은 기온을 보인 것으로 보도됐다.
미 연방해양대기청(NOAA)이 1880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세계 평균 기온과 해수면 온도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피크 전력 수요도 최근 9,000만 KW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4계가 뚜렷한 우리나라고 보면, 봄은 따뜻하고 가을은 시원하며 겨울은 춥고 여름은 더운 건 너무나 당연한 이치지만 근년 들어서는 야채류와 양식장의 어패류나 가축류가 폐사하는 등 극심한 고온 피해가 심해 나누는 인사가 날씨와 더위 얘기다. 그래서 냉방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주거지나 사무실 및 작업장에서도 혹서 퇴치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그러나 필자는 돈이 없어서인지 필요가 없어서인지, 아님 둘 다인지 몰라도 누구나가 거의 갖추고 사는 '생필품 3무시대'를 살고 있다면 모두 믿지를 않는다. 내년이면 결혼 50주년, 금혼식을 맞는 나이가 됐지만 꼭 필요한 그 무엇이 없다는 것 보다 없이도 살아가는 게 이상하다고 언질이다.

   
▲ 영화 '러브 스토리'서 라이안오닐과 앨리맥그로우의 눈밭에서의 다정한 모습
왠간한 딴 집에 비해 없는 게 수두룩하지만 3무 첫째로 우선 김치 냉장고가 없다. 둘째 전자 레인지가 없다. 셋째 에어컨이 없다. 어느 친구 왈, "요즘 같은 시대에 극빈자 가정이라도 이렇게 깡그리 3무일 수가 없다"며 이 한더위에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나 부채마저 안 쓰면 어쩌냐"고 묻길래 "난 낙타 체질이라 40도가 넘어야 땀이 나기 때문"이라고 우스개로 답했다. 냉방기나 선풍기가 있고 없고 보다 추위와 달리 더위는 느긋하게 여유로운 마음이나 느낌으로 참는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요 피서법이다. 하나 더 무더위를 날리는 납량물(納凉物)이니 호로물(Horro)이니 하는 영상물 선전이나 홍보가 체감적으로 체온을 낮추는 냉방 시스템 못지 않게 정신적으로 오싹하게 공포감을 줘서 더위를 잊게 한다고 강력히 제안한다.

그래서 필자가 손쉽게 생각해 낸 방법의 하나가 영상물 중에서도 다량의 눈이나 얼음을 시각적으로 즐감하며 흥미로운 스토리나 음악을 곁들인 영화들을 다시 보며 여름밤도 식히고 성하의 정서도 무르녹여 열대야서도 유유자적, 망중한을 즐기는 작품들을 몇 편 훑어 보다가 그중에서도 낯익은 몇 편을 골라 영상 피서지로 떠나볼까 한다.
역시 첫 손가락으론 누구나 좋아하는 뮤지컬, 눈과 음악과 춤과 사랑과 함께 신나는 겨울 설원을 배경으로 한 '7인의 신부(Seven Brides for Seven Brothers)'를 꼽고 싶다.

모피 사냥으로 입치레를 하며 깊은 산 속에 살고 있는 노총각 아담(하워드 킬:Howard Keel)은 여섯명의 말썽꾸러기 동생들을 돌보는 가장이다. 어느 날 읍내에 생활용품을 사러 나갔다가 첫 눈에 시선을 끄는 매력적인 한 여인을 보고는 첫 눈에 반한다. 불우하게 성장, 여관에서 허드렛 일을 도맡아 하는데 지쳐 싫증을 내던 밀리(제인 포웰:Jane Powell) 역시 아담을 보고 단번에 끌려 혹한다. 마구잡이로 자란 아우들에게 함께 부모 노릇을 할 사람은 바로 이 여자다 싶어 서둘러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새로운 미래의 꿈에 부풀었던 그녀는 아담이 사는 산골로 시집살이를 가서 형편없는 환경에 아연실색한다.

짐승 우리 같은 곳에서 먹고 자는 여섯명이나 되는 시동생들을 종교적 신념을 저력삼아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걸 새 사람으로 뜯어 고친다. 우선 자기 몸 건사로부터 식탁 에티켓, 맘에 드는 여자 얻는 방법 등등. 그러나 막 돼 먹은 철부지 형제들은 걸핏하면 동네 청년들과 쌈이나 하고 말썽을 부리더니 차츰 변화를 보여 옳거니 하는데 아담이 되레 제자리 걸음이라 밀리를 화나게 만든다. 어느날 갑자기 동생들을 부추겨 마을 축제에 가서 평소 마음에 품고 있던 아가씨 하나씩을 덮쳐 강제로 잡아와 결혼에 골인한다는 계획을 세워 용감무쌍하게도 이를 실천에 옮긴다.

부모 친지들의 저항에도 용케 여섯 처녀의 납치 작전은 일단 성공한다. 그러나 갑자기 마을서 산골로 오는 고갯길이 눈사태로 막혀 새봄이 와 눈이 녹을 때까지이들은 산골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게 된다. 형제들은 마굿간에 격리되고 처녀들은 밀리의 보호 아래 단체 생활을 하다 보니 금세 가까워 진다. 봄을 맞자 밀리는 출산을 하고 함께 지낸 여섯 총각과 처녀들도 정이 든 탓인지 서로가 헤어지기를 싫어하며 같이 지내기를 갈망하는 해피엔딩을 맞는다. 뉴욕 시티 발레단 소속 출연진이 벌이는 눈 속의 멋진 춤과 노래, 곡예를 방불케 하는 익살맞은 여섯 형제들과 여섯 신부들이 짝을 이뤄 벌이는 화려한 군무는 보고 듣는 즐거움과 함께 장엄한 설경이 더위를 잊기에 충분 할 같다.

   
▲ '러브 오브 시베리아' 영화, 눈밭에서 윗통을 벗고 겨울축제를 하고 있다.
또 스토리 보다 러시아의 광활한 설원이 먼저 떠오르며 라라의 테마를 배경 음악으로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고전 명작,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노벨 문학상 수상 원작의 '닥터 지바고(Doctor Zhivago)'에서 유리 지바고(오마샤리프:Omar Sharif)와 라라 안티포바(줄리 크리스티:Julie Christy)의 비극적 사랑과 주제곡을 회상, 1965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눈 덮인 그 겨울 풍경 추억에 잠기고도 남을 것. 어머니 마저 잃고 입양되어 성장, 파리유학을 마치고 또레의 여자 소꿉 친구 토냐(제랄딘 차플린:Geraldin Chaplin)와 결혼을 했으나 지바고는 고비마다 장애물을 만나 삶의 갈림길을 맞는다.

군의관으로 종군중 운명적 여인 라라를 만난다. 혁명을 꿈꾸는 정의파 청년과 결혼을 했으나 전쟁터로 떠난 후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찾으려 야전병원 간호사가 된 라라를 만나 피할 수 없이 아름다운 운명적 불륜의 깊은 사랑의 심연으로 빠진다.
잠시 다른 길로 일단 헤어진 후 또 다시 재회하여 라라와 격량의 사랑을 나누며 끝없는 애욕의 미로를 헤매는 두 사람이다.
영화의 백미, 지바고를 남겨 둔 채 마차를 타고 흰눈으로 뒤덮인 대 설원의 겨울 빙판길을 달려 마지막 떠나는 라라의 뒷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2층 창문을 깨고 목을 내밀어 응시하던 처연한 이별의 장면은 라라의 테마(Somewhere My Love)와 함께 아직껏 필자의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고 달려간다.

또 러시아의 설원처럼 희고 아름답고 슬픈 사랑의 이야기도 있다. 닥터 지바고 속편이라고까지 불리기도 한, 원제 '시베리아의 이발사(The Barber of Siberia)'를 '러브 오브 시베리아(Love of Siberia)'로 바꿔 영화한 이 작품은 순수하고 열정적인, 스무 살의 러시아 황제사관학교 생도 안드레이 톨스토이(올렉 멘시코프:Oleg Menshikov)와 러시아를 방문한 연상의 미국 여인, 제인 캘러한(줄리아 오몬드:Julia Ormond)이 기찻간서 우연히 만나 남몰래 열정적 사랑을 키우다 끝내는 비극적으로 끝맺는 너무나 참담하고 가슴 아픈 비련의 대 서사시다.

그녀는 시베리아의 이발사란 별명으로 개발되고 있는 대형 첨단 위력의 벌목기 개발을 위해 황태자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기 위해 발명가의 딸로 신분을 위장하여 미인계로 고용된 매력과 센스를 고루 갖춘 로비스트다. 우선 황태자의 오른팔 사관학교장 장군을 찾아 환심을 사자 결국 그녀에게 청혼을 하게 된다. 장군의 청혼고백서를 대신 읽어 달란 부탁을 받고 이를 읽다가 자신도 모르게 제인에게 자신의 사랑 고백을 하는 안드레이. 결투를 벌여가며 그녀를 사랑하는 안드레이는 피가로의 결혼이란 오페라의 주연을 맡아 공연 도중 제인과 장군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격한 질투를 억제하지 못하고 장군을 공격하는 바람에 7년간의 중형을 복역후 5년간은 시베리아로 유배된다.

시베리아 여행이 금지된 제인은 10년을 속죄하며 언젠가 안드레이를 만나러 가기 위해 늙은 발명가와 결혼의 길을 선택한다.
벌목기를 완성, 시범 작업에 맞춰 유배중인 그를 찾아 가 "당신과의 단 한번 사랑으로 낳은 당신의 아들 앤드류가 20년 전 당신처럼 미 사관학교 생도로 훈련중'이란 메시지를 전하러 간 제인은 어렵게 계획하고 찾아간 죄수 가족 캠프의 안드레이 집에서 옛 자기집 하인과 아이 셋을 두고 살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발길을 돌린다. 제인이 자기를 찾아 온 줄 알고 산길을 앞질러 가 먼 발치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담배를 꺼내는 안드레이 톨스토이의 사랑은 거기까지가 전부다.

눈싸움(Snow Frolic)으로 더 많이 알려진 제니퍼(알리 맥그로우:Ali McGrow)와 올리버(라이언 오닐:Ryan O'Neal)가 하버드대 가득히 눈 쌓인 겨울 캠퍼스에서 눈 속을 신나게 뒹굴며 껴안고 천진난만하게 마음껏 사랑하는 영화 '러브 스토리(Love Story)'. "사랑하는 사람은 미안하단 말을 하지 않는다(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란 버전은 지금도 유행하고 있다.
그러나 보스톤 명문가의 아들, 하버드생과 이태리 빵집의 딸, 레드클리프 음대생은 도서관의 첫 만남부터 서로가 맘에 들어 사랑에 빠졌지만 끝내 신분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다. 집안이나 신분을 따지는 건 미국이나 어디나가 비슷한 같아 속상했던 영화다.

본인들끼리 결혼식을 올리자 아버지와 의절을 하게 된 올리버는 제니퍼와 함께 어려운 생활을 하며 아르바이트로 공부를 계속하여 졸업 후 드디어 변호사 자격을 따고 성공적인 삶을 시작하려는 순간이 왔다. 그러나 행복의 시계는 갑자기 멈춘다. 제니퍼가 백혈병이란다. 아더 힐러 감독에 프란시스 레이(Francis Lai)의 감미로운 주제곡이 아련한 선율을 타고 들려오고 그지 없이 사랑하던 젊은 연인들이 다시 떠오른다. 1970년 작품이니 벌써 50년이 가까워 온다. 얼마 전 다시 보니 옛같은 큰 감흥이 없는데 직장 초년병 시절 그때는 참으로 감명 깊었고 앤디 윌리엄스가 부른 '어디서 시작(Where do I begin)'도 귓전을 맴돈다.

마지막 하나 더는 일본 영화다. 희미하게 지워진 기억을 더듬으니 그저 "오 겡끼 데스까?"와 "와따시와 겡끼데스!"만 생각난다.
그러나 영화가 계속 눈덮인 산속에서 진행됐었는지 하늘과 땅이 온통 하얀 눈으로만 뒤덮여 문자 그대로 은빛 세상만 떠오른다.
이 영화 이후 워낙 명성이 올랐기에 오래 기억되는 이와이 슌지 감독과 나까야마 미호가 출연한 것으로 기록을 찾았다. 너무나 사랑했기에 3년이 돼도 잊지 못하고 아직도 사랑하고 있기에 하나라도 더 기억하고픈 와따나베 히로꼬다. 하얀 눈밭에 누워 죽고 없는 자신의 연인이었던 이츠끼를 그리며 옛 주소로 보내는 편지가, 영화 '러브 레터(Love Letter)'다.

수신인인 그가 애인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동급생의 동명이인 여학생으로 어쩌면 자기의 연적인지를 모르고 보내는 러브 레터. 집착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안타까운 히로꼬도 흐르는 시간앞에선 새로운 사랑을 동경하며 기다리고 있는 걸까?
모두가 첫사랑 하면 생각나는 영화, 누구나 겨울 하면 생각나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 러브레타라 한 것 같은데 필자에겐 거듭 되풀이되는 온천지가 하얗게 눈으로 뒤덮인 은세계에서 히로꼬가 나누는 대화, 오겡끼 데스까와 와따시와 겡끼데스가 메아리져 울려온다.
​모처럼 늦사랑을 시작했는데 저도 늙었으면서 사랑할 줄도 모른다고 핀잔주는 여자들에게 꼭 한번 보여주고 싶은 그런 영화다.

<서대남(徐大男)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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