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행정 성격의 해운정책보다 국적선사 특수성 우선 고려해야

 
한국해운의 현주소는 무엇일까. 또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당면과제는 무엇인지를 꼼꼼히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해운의 체질이 크게 약화됐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듯 하다. 세계 7위 글로벌 선사였던 한국해운을 대표하는 한진해운이 망하고 나서 한국 해운업계는 소위 리더 선사가 부재중이다. 한진해운과 양대 산맥이었던 현대상선이 존재하고 있지만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돼 경영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기에 결국 몇년후에는 새 주인을 맞아야 할 운명이다. 현 정부가 현대상선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현대상선의 재무구조나 영업실적 등을 고려시 풀어야 할 숙제는 산적해 있다. 그래도 현대상선이 한국을 대표하는  국적원양선사로서 한걸음 한걸음 글로벌 상위랭킹 진입을 노리고 있어 정부로서도 지원에 인색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늘 주목을 받는 곳이 SM상선이다. 한진해운의 미주, 아주 컨테이너선 사업을 인수한 SM상선이 신생 국적원양선사로서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주위 환경은 녹록치 않다. 하지만 SM상선의 성장여부가 한국 해운업계의 향후 비전과 연계됐다고 볼 때 SM상선에 대한 정부나 업계의 인식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각에선 현대상선과 SM상선의 통합을 지적하고 있지만 SM상선에 대한 협력체제가 미진한 상황에서 통합이 최선책은 아니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SM상선의 성공적 안착여부가 한국 해운업계의 새로운 자리매김의 바로미터가 되는 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세계 해운경기는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하에서 선사들간 M&A가 가속화되고 일부 선사의 외형적 규모가 비대화되면서 또다른 숙제를 남기고 있다.
한국 해운업계는 새로운 재편과정에 있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컨테이너사업 부문 통합이 진행중이다. 내년 7월중 새 통합사 설립을 목표로 태스크포스팀이 가동되고 있다. 이 시도는 한국 해운업계에 새 비전을 던져줄 것이고 향후 한국 해운호의 진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시황의 장기침체하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부정기선사들은 위기상황을 잘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하지만 국적 컨테이너선사들은 확실한 방향타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정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장금상선, 고려해운, 흥아해운, 남성해운, 천경해운, 동진상선, 동영해운 등 전통의 국적선사들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정기선 사업부문을 합치는 과정에서 어떠한 변화의 시그널이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새로운 변화과정에서 정부측이 인지해야 할 것은 과거와 같은 관치 행정으론 업계를 변혁할 수 없다는 이치다. 개개 선사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경쟁력을 키워주는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세계 해운 시류가 M&A라고 해서 한국 해운업계도 이를 무작정 적용하려 하면 탈이 날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규모의 경제를 감안시 국적선사들간의 통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는 필요하다. 그렇다고 한국 정기선업계의 특수성 등을 외면한채 해운정책이 일방통행식으로 진행될 시 부작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현재 한국 해운업계에 정대 요구되는 것은 패배감에서 벗어나 자신감과 자존감을 되찾는 것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출범시킨 현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직시하고 국적선사들의 성장 모델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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