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사업 수익성 차례대로 나빠져

“2천원 팔아 10원 남기냐지만 (주)한진의 택배 박스는 오늘도 늘어난다. 한진해운의 태풍도 이겨낸 부산항과 인천항의 물량 느는 것 알고들 계시나요?”
신영증권 엄경아, 고문영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주)한진의 주가는 역사적 고점으로부터 3년간 하락했고, 잠깐의 반등 이후로 보면 1년간 하락했다. 한진의 주가가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시기는 2015년 상반기이다. 연일 승승장구 하던 택배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7.5% 고점을 기록한 뒤 1% 미만이 될 때까지 장기적으로 하락했다. 주가도 마진하락과 방향을 같이 했다.

2016년 하반기 택배사업 마진이 바닥을 확인하는가 싶었는데, 그룹 내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육운과 하역사업의 마진을 낮추기 시작했다. 이 같은 영향이 완화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하반기부터이다. 2017년에 연간 영업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금융비용을 절반도 충당할 수 없는 수준의 이익 달성은 투자자들의 인내심을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2018년 상반기 그룹의 오너리스크가 부각되고, 2018년 1분기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택배사업 마진이 재차 하락하자 주가가 저점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택배 시장은 2014년 이후 상위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기 시작했다. 동사가 서울동남권 물류단지 개장 이전에 물동량 확보 경쟁을 하기 시작했고, 1등 기업인 CJ대한통운은 2018년 곤지암 물류센터 오픈 이전에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물동량 확보 전략을 폈기 때문이다. 상위 3사의 물동량 성장률은 시장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상회해 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이후 경쟁에 가장 크게 힘을 쏟은 CJ대한통운은 2018년 2분기 시장점유율 49%대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진도 2017년 연간 13.3%에 불과한 시장성장률을 넘는 15.7%의 물동량 성장을 기록하며 경쟁에 가담했다.

상위업체들의 물량공세가 시장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5위권(CJ대한통운, (주)한진, 롯데, 우체국, 로젠택배) 밖의 영업활동이 급격하게 저하되고 있다. 4년 전까지 60%에 불과하던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은 67%까지 상승했다. 6위 이하 기업 택배시장점유율은 한 자릿수 정도인데 4년 사이 2개사 이상의 점유율을 잠식당했다.
상위사로 물동량이 모이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까지 오르자 가격경쟁이 완화되기 시작했다. 전일 실적을 발표한 경쟁사 CJ대한통운의 2분기 택배 총단가는 2% 하락한 1,911원을 기록했다. 1분기 2.7% 하락한 것에 비하면 하락폭이 둔화됐다.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바 없지만, 한진의 경우 2018년 1분기에 이미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의 단가를 회복했다. 2017년에는 분기중 최고 5% 이상 단가가 하락한 적도 있지만, 2018년 2분기부터 총단가가 상승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의 또 다른 주력사업 중 하나는 컨테이너 하역이다. 부산과 인천 신항에 모두 하역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항만을 운영하는 컨테이너 선사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영업기반이 있어야 한다. 2016년 8월에 비정상영업에 들어간 한진해운이 있을 때는 고객사 확보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었지만, 그 이후 글로벌 선사 확보 영업에 들어갔다. 다행히 대형 컨테이너 선사 얼라이언스 재결성기와 겹치며, 2017년 3월부터 2M(머스크+MSC)의 물량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한진의 부산신항 터미널인 부산신항3부두(한진해운신항만)는 2017년에 물동량 확보에 성공했으나, 전체 매출은 감소했다. 매출이 2016년 대비 6.7%나 감소했고, 영업 이익률은 14.4%에 불과했다. 과거 최고수준인 35%에는 미치지 못하겠으나, 2018년에는 고객사 변동이 없고, 하역료 현실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안정적이 실적개선이 예상된다. 60% 이상 고정비로 이루어진 원가 구조를 감안하면, 적어도 물동량 증가율의 절반수준에 해당하는 영업마진 상승기대가 있다.

부산신항의 경우도 2018년 들어 1분기 9.7%, 2분기 5.6%의 물동량 증가를 나타내고 있다. 과거 3부두의 물동량 변화 자료를 집계하는 것이 가능했으나, 항만공사의 자료제공 범위 변경이 있으면서 세부 부두의 물동량은 알 수 없다. 그러나 부산신항 전체의 하역물량이 감소하지 않는 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한진해운 신항만의 영업이익률 개선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항의 경우 물동량 증가율이 급격하게 둔화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2016년 3월 한진이 인천신항컨테이너터미널을 개장한 이후 개장효과가 사라지는 것에 불과하다. 2017년 11월 추가로 인천신항1-1단계 전면개장을 한 한진은 향후 추가 투입비용은 없을 예정이며, 하역량 증가에 따른 마진 개선이 예상된다. 재작년 9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낸 바 있는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은 2017년 영업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대폭 수익성이 개선됐다.

2분기 한진의 매출액은 4,78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5%, 전분기대비 6.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9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감소하지만, 전분기대비 5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에는 택배사업의 단가가 전년동기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17년 2분기는 하역부문에서 처음으로 2M 물량을 확보함에 따라 이전물량 쏠림현상에 따른 기고효과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따라서 온전한 물동량 증가 및 판가 인상에 따른 증익구간은 하반기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연간 매출은 1조 9,567억원으로 전년대비 8%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영업 이익은 414억원으로 83.5%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매각이익을 제외하면 금융비용도 충당할 수 없는 수준의 이익에 불과하지만, 주력사업부문의 판가인상 이슈가 단기간에 종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2019년 말까지 실적개선 수준이 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8,000원을 유지한다고 신영증권은 밝혔다. 목표주가는 2018~19년 평균추정 순자산가치에 목표배수 0.6배를 적용하여 산정했다. 0.6배 판가인상에 따른 택배마진이 개선되는 초기의 중간배수에 해당되며, 향후 가격흐름에 따라 상승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위부터 5위까지의 사업자가 1등 사업자(CJ대한통운)과의 간극을 줄이는 데는 실패했으나, 6위 이하의 시장참여자들의 점유율을 대폭 줄인 가운데 일어나는 가격상승 움직임이기 때문에 상승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력사업(택배와 하역)이 모두 경쟁사의 도태와 함께 판가인상이 이루어지는 구간이기 때문에 1회성 요인에 따른 단기 실적보다 산업의 변화를 보고 투자해야 할 때이다. 최근 단기간 내 반등이 큰 편이나, 마진개선 가능성을 고려하면 순자산가치대비 0.4배 수준에 해당하는 현 주가는 충분히 살만한 가격대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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