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 대한변협 협회장
얼마 전 끝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은 여러 차례의 짜릿한 승부를 거친 끝에 기어코 우승하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랜만에 보는 국가대표 축구팀의 선전이었고, 월드스타와 신예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역경을 헤쳐 나가는 모습에서 많은 국민들이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더불어 손흥민은 이 대회 우승으로 병역이 면제되어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만 받게 되어서 해외축구리그에서의 위상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야구 국가대표팀은 축구팀처럼 우승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선수의 선발과 관련하여 병역 브로커라는 비난이 쇄도하였고, 순수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다른 국가의 참가팀들의 수준과 비교하면 프로선수들로 구성된 우리 야구 대표팀에게 병역 혜택을 주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이른바 '병역특례'는 비단 체육계 뿐만 아니라 문화계에서도 인정되고 있다.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예술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 입상하거나 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의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를 하면 예술인들도 병역특례가 인정된다. 예술문화계에선 일생을 건 커리어를 유지하려면 병역특례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빌보드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월드스타의 반열에 올라선 방탄소년단에게도 병역특례가 인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국위선양의 관점에서 보자면, 클래식 음악가들 보다 대중음악가인 방탄소년단이 한국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더 활발히 하는데, 왜 이들에게는 병역특례가 인정되지 않느냐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특례는 말 그대로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준 설정을 잘 못하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집단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특히, 헌법상 국민 모두의 의무인 국방의 의무를 면제해 주는 특례제도의 운영 과정에서 형평성이 충분히 담보되고 있는지 항상 면밀히 살펴야 한다. OECD 회원국 중 징병제를 택하고 있는 13개 나라에서 우리 나라처럼 예체능 분야의 실적을 기준으로 병역 면제의 혜택을 주는 나라는 없다는 점도 반드시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운동을 잘 해서, 음악적 재능이 있어서, 특정종교를 믿기 때문에 너도나도 군대를 가지 않는다면, 과연 이 나라는 누가 지킬 것인지 궁금하다. 이 순간에도 나라를 지키는 수 많은 젊은이들은 병역특례를 받는 사람들 만한 특출한 재능이 없기 때문에 소중한 젊은 날을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데에 '허비'해도 괜찮다는 것일까. 국위선양의 반대급부로 국민 모두에게 부여된 헌법상 의무인 신성한 국방의무에 대한 면제를 인정하는 현행 제도에 대해서는 재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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