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 충분하진 않아도 경향은 우상향으로 전환

조선 상선 시장은 꾸준한 발주에 선가는 오르고 있다. 선가는 충분치는 않아도 경향은 우상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우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올해 한국 조선업체들의 발주상황은 나쁘지 않다. 7월까지 연간목표엔 소폭 미달한 상태지만, 대체로 연간목표 달성을 위한 진행이 순조롭기 때문이다. 특히, 해양플랜트 하나 없이 상선만으로 이룩한 결과라는 점은 2018년 상선발주가 견조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 그룹 및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결과가 좋다는 점에는 시사점이 있다. 바로 LNG선, 탱커 등 한국 조선업체들이 선호하는 선종의 발주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발주환경은 해양플랜트 없이도 어느 수준의 신규수주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시키고 있다. LNG선 업황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특히 한국업체에겐 가뭄중 단비 같은 존재다. 여기에, 상반기 발주가 확정된 현대상선 대형 컨테이너선도 아직 집계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하반기 신규수주에 계상될 상선물량으로 대기중이라는 것.

선가흐름은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조선가 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 뿐 아니라, 한국 조선업체에 영향을 주는 LNG, 컨테이너선의 선가가 빠르게 상승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컨테이너 선가는 올들어 빠른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신규발주 흐름과 함께 선가상승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선가상승은 최근 후판가격 등 원자재가격 상승분을 가격전가에 성공했기 때문에 나타는 현상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만큼 이익률의 개선을 가져오기는 힘들지만, 이익률 방어에 성공한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9월 4일, 글로벌 드릴링서비스 1위 업체인 스위스의 Transocean(이하 트랜스오션)은 Ocean Rig(이하 오션리그) 인수를 발표했다. 최근 10일간 종가 가중평균기준 20.4% 프리미엄을 부여한 인수 가격(트랜스오션 1.628주 + 12.75달러)은 현 상황에서 진행된 드릴십업체간 인수합병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를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워낙 트랜스오션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규모면에서 큰 차이가 있는 소규모(?) 인수합병이지만 의미는 크다. 우선 오션리그는 9척의 하이스펙 리그, 2척의 세마이리그, 2척의 드릴십(현재 건조중, 삼성중공업)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이번 인수를 통해 트랜스오션은 상위 50기 중 17기, 상위 100기 중 31기의 하이스펙 리그를 보유한 업체로 거듭나게 됐다. 비용절감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트랜스오션 발표로는 연간 7천만달러의 비용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현재 BEP수준인 사업 상황에서 이 정도의 비용절감은 사업시너지로서 충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드릴십 시장 개선을 기대하기에 충분한 신호다. 2017년 업계 2위인 Ensco가 Atwood를 인수한 이후 나타나는 인수합병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본격적인 시장변화가 감지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시장오해속에서 대형업체들의 인수합병은 시장 재편을 가져오고 있으며, 특히 하이스펙 장비를 상위권 업체가 독식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최근의 유가상승 및 해양프로젝트의 점진적인 진행 만으로도 이용률 및 일용선료의 상승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개선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본격적인 발주증가를 기대하긴 이르다. 하지만 이 같은 장비이용률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경우, 1)시장에 존재하는 건조중(물론 납기연기된)인 드릴십의 가치가 인정받고 있다는 점, 2) 드릴십 재고들의 리세일 가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3)악성재고 해소 이후의 모습은 발주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2019년 드릴십 업황이 2016년 이후와 같은 발주전무 상태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2018년 조선업종 주가상승은 LNG선만으로 가능했고, 현재 하반기 상승추세도 역시나 LNG에 의존중이기 때문이다.

이번 트랜스오션의 오션리그 인수는 국내 조선업체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드릴십업체들의 자금상황 악화로 인도시기 조정이 발생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각 사별로 다른 상황으로 리세일을 통한 재고정리를 진행한 경우도 많지만, 여전히 많은 드릴십들은 인도시기 조정등으로 대부분 건조가 완료된 상태에서 안벽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리세일가격을 극보수적으로 예상해 충당금을 설정중인 조선업체에는 긍정적인 신호다. 향후 대금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경우에 환입규모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극히 부정적인 재무상황으로 파산에 이른 Seadrill과 같은 이슈로 번질 가능성이 축소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1, 2위업체의 인수, 특히 하이스펙 장비들에 대한 긍정적 코멘틀들은 현재 납기 연장된 드릴십들의 가치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드릴링 업황개선에 대한 시각이 변화될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충당금 설정이 보수적인 업체들에 대한 향후 실적증가 또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번 9월에는 한국 조선업체에게는 큰 시험대가 던져진 상태다.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싱가포르 업체에게 밀리고 있는 해양 생산설비 시장에서 향후 생존할 수 있느냐에 대한 판단을 내려줄 프로젝트 결과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셰브론(Chevron)이 영국에 투입할 예정인 로즈뱅크(Rosebank) FPSO 프로젝트다. 약 20억달러로 예정되는 프로젝트에서 확인할 점은 2가지다. 1)한국 대형 조선업체가 탑사이드(Topside)/선체(Hull) 분리발주가 아닌 턴키발주에서도 싱가포르 업체에게 밀릴지에 대한 여부, 2)각 업체들이 제시할 수 있는 한계가격은 어느정도일지다.
지금까지 대형 생산설비 발주는 한국업체들의 독무대였다. 특히 대형FPSO, FLNG등 도크사이즈를 기반으로 한 대형 발주에 한국업체간의 경쟁이 전부일 정도로 규모의 경제를 이룩했다고 판단되던 해양플랜트 시장에 2017년부터 싱가포르업체의 움직임을 폄하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로즈뱅크 프로젝트는 분리발주가 아니다. 턴키발주에서도 결과가 같다면 한국 조선업체에게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비자발적인 철수를 강요하는 상황이 된다. 한국 조선업체에게는 일종의 시금석이다.

싱가포르 업체와의 가격경쟁에서 이길수 있는지, 제시가격에서 이익을 기록할 수 있을지 둘다 간단치 않은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미국 Vito, 노르웨이 Johan Castberg에서 확인한 싱가포르 업체의 단가는 한국업체들이 감내할만한 수준을 넘어섰다.
현재 로즈뱅크 프로젝트는 한국의 대우조선해양과 싱가포르의 셈코프마린(Sembcorp Marine)의 경쟁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숏리스트에서 탈락한 상태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현대중공업이 수행하던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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