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환경규제, 자본비보다 연료비 차이 선박운영 수익성 좌우

 
2020년 환경규제는 자본비보다 연료비 차이가 선박운영 수익성을 좌우하게 된다.
신영증권 엄경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선박 투자 및 운영의 수익성은 선박을 건조할 때 들어가는 자본비와 선박을 운영하면서 들어가는 연료비의 차이로 결정된다. 두 비용이 절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해상에서 선박들이 구별없이 벙커C유를 사용하는 경우 선박 운영 이윤에 더 큰 차이를 가져오는 것은 자본비였다. 남들보다 낮은 가격에 발주해 낮은 이자율을 확보하는 것이 선박유를 1~2톤 아끼는 것보다 확연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오는 2020년부터 강화되는 환경규제는 자본비보다 연료비의 차이가 선박운영 수익성을 크게 좌우하게 만드는 큰 변화이다. 지금도 50%씩 차이나는 고황유와 저황유의 가격으로 15% 내외의 수익성 차이를 보이는데, 저유황유의 가격이 현 수준보다 30% 더 상승해 벙커C유 가격의 2배 수준이 되면 운항 수익성은 해운선사 기준으로 총 수익성이 30% 차이날 수도 있다.
8540TEU급 컨테이너선이 항해할 경우 예를 들어보자. 해당 선박은 10만8천마력 14기통 선박엔진을 장착할 수 있다. 항해 42일 동안 총 2800톤의 벙커C유를 사용한다. 만약 42일 기준 항차를 연에 8회 시행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연료 소모량이 2만2400톤에 해당한다. 톤당 단위 유가가 100달러 차이날 때마다 연간 연료비는 224만달러씩 차이난다. 최근 대형 스크러버의 장치 구매료와 설치비는 대형 설비 기준으로도 500만달러 가량 비용이 소모된다. 초기 투자비용은 많이 들지만 연료비 차이가 커질 경우 2년이 아니라 더 짧은 시간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연료소모량이 많은 컨테이너 선박과 비교하면 선속이 낮은 벌크선의 경우 소모량이 적어 투자금 회수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미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차가 톤당 230달러 수준이고 향후 이 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고려해 보면 소모량이 적은 벌커도 투자금 회수까지 3년내외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고선박에 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아무런 신규 장치 설치없이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방법 모두 운항비용을 높인다. 전 선사에 걸친 운항 비용 인상요인은 시장 운임을 필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 예상된다. 운임의 상승과 하락을 결정짓는 것은 궁극적으로 선박 vs. 화물의 공급과 수요 관계이지만 해운사의 공통 운항비용에 해당하는 연료가격의 등락은 큰 흐름의 운임 움직임과 방향을 같이했다. 500만달러 스크러버를 투자한 케이프사이즈 벌크선과 벙커C유 대비 2배의 가격으로 형성되는 저유황유를 쓰는 벌크선은 스크러버 투자금을 2년이내 회수한다는 전제하에 유사하게 30%가량 운항비용이 상승한다. 전선종의 해상운임은 규제의 시행시기가 다가올수록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부 선종별로는 친환경 선형과 비친환경 선형의 운임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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