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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평석] 누구를 피고로 삼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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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8  15: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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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상판결: 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6다227663 판결

2. 사실관계

가. S엔진 주식회사는 독일 M사로부터 디젤엔진 부품 패키지 2개를 수입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2012. 8. S엔진과 사이에 이 사건 화물에 관하여 전위험 담보조건의 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PW는 P회사의 대리인 자격으로 M사로부터 이 사건 화물의 운송을 인수한 후 피고와 이 사건 화물에 관하여 해상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PW는 2012. 12. 6. 벨기에 안트베르펜 항에서 피고의 선박에 이 사건 화물을 선적한 후 같은 날 P회사의 대리인 자격으로 M사에게 선하증권을 발행하였고, 피고는 2012. 12. 11. PW를 송하인, PIAF를 수하인으로 각 기재한 화물운송장을 발행하였다.

다. 이 사건 선하증권에는 이 사건 화물에 관하여 “said to contain 2 packages”라고 기재되어 있고, 하단에는 “FCL/FCL SHIPPER’S LOAD, STOWAGE, COUNT AND SEAL”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라. 한편 이 사건 화물운송장에는 이 사건 화물에 대하여 “1 Container Said to Contain 2 PACKAGES”라고 기재되어 있고, 화물운송장 표면에는 “이 계약에는 준거법 및 관할 조항과 책임의 한도 및 고지 가액 조항을 포함하여 현행 머스크 라인 선하증권의 약관 및 조건이 논리적 수정을 거쳐 적용된다. 송하인은 운송인에게 서면으로 합리적인 통지를 하였을 경우 상품의 인도 전에 언제든지 수하인을 변경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마. 나아가 피고의 운송약관에는 “화물은 컨테이너로 포장되었는지를 불문하고 화주에 대한 통지 없이 갑판 위나 갑판 아래에 적재되어 운송될 수 있다. 운송인은 선하증권상에 갑판적 운송임을 특기하거나 표시하거나 날인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바. 이 사건 화물은 송하인 측에 의해 플랫 랙 컨테이너에 로프로 고정된 후 방수포로 감싸여져 로프로 묶인 상태에서 선적되었고, 피고는 이 사건 화물을 선박 갑판에 적재하여 운송한 후 2013. 1. 5. 부산 신항에 하역하였다. 그런데 하역 당시 이 사건 화물은 2개 패키지 중 1개 패키지를 감싼 방수포의 로프 중 일부가 끊어져 방수포가 벗겨진 상태였고, 이로 인하여 방수포가 벗겨진 패키지가 운송 도중 빗물 및 해수에 노출되어 일부 표면에 녹이 슨 상태였다.

사. 피고는 PIAF에게 화물인도지시서를 교부하였고, PIAF는 이 사건 화물은 인도받아 이 사건 선하증권의 소지인인 S엔진에 인도하였다. S엔진은 손해사정을 거친 후 이 사건 화물에 관한 적하보험자인 원고를 상대로 화물 훼손으로 인한 수리비 상당의 보험금을 청구하였고, 원고는 S엔진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후 피고를 상대로 구상청구를 하였다.

3.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가 발행한 이 사건 화물운송장은 피고의 선하증권 약관을 준용하고 있으므로 그 성격을 선하증권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화물운송장의 소지인인 S엔진에 대하여 운송인으로서 채무불이행 책임을 부담한다.
(2) 화물운송장을 선하증권으로 볼 수 없다 하더라도 이 사건 화물운송장의 수하인인 S엔진으로 변경되었으므로 피고는 S엔진에 대하여 운송인으로서 채무불이행 책임을 부담한다.
(3) 설령 피고에게 채무불이행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사건 화물은 선적 당시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운송 도중 피고의 과실로 인하여 훼손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선하증권 소지인인 S엔진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PW와 운송계약을 체결하였고, 운송계약상 수하인은 PIAF이며 수하인 변경을 위해서는 이 사건 화물운송장의 기재에 따라 송하인인 PIAF로부터의 서면통지가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 화물 인도시까지 PW가 피고에게 서면으로 수하인 변경을 통지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S엔진은 운송계약상 수하인이 아니므로 S엔진 및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운송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을 수 없다
(2) 이 사건 화물은 선적 당시 이미 방수포 포장이 불충분하게 되어 있었고, 그 결과 운송 도중 방수포를 묶는 로프가 끊어져 방수포가 벗겨짐으로써 이 사건 화물이 훼손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이 사건 화물의 훼손에 관하여 피고에게 고의 내지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화물의 훼손은 포장의 불충분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서 피고 운송약관에 따라 책임이 면제된다.
(3) 불법행위 책임의 경우 피고의 고의 과실을 입증할 책임은 S엔진 내지 원고에게 있는데 원고는 이를 입증하지 못하였다.

4. 판결요지

가. 원심은, 피고가 발생한 이 사건 화물운송장은 상법 제863조가 규정하는 해상화물운송장에 해당하고, 피고와 운송계약을 체결한 송하인은 PW 또는 P회사이고, 수하인은 PIAF 또는 P회사일뿐 S엔진 주식회사가 아니므로 피고를 상대로 운송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이 사건 화물운송장에는 수하인 변경에 관하여 ‘송하인이 운송인에게 서면으로 통지할 것’을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PW 또는 P회사가 피고에게 서면으로 ‘수하인을 S엔진으로 변경한다’는 통지를 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화물운송장과 선하증권의 효력, 화물운송장 약관의 해석, 대리행위에 관한 각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례를 위반하거나, 판단을 유탈한 잘못이 없다.

나. 원심은, 운송인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청구인이 운송인에게 귀책사유 있음을 증명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설시한 다음, 이 사건 화물운송장에 적용되는 피고의 운송약관에는 ‘운송인의 재량에 따라 화물을 갑판에 적재하여 운송할 수 있다’는 취지의 소위 ‘갑판적 자유약관’이 규정되어 있는 점, 이 사건 화물의 특성상 반드시 갑판이 아닌 선창 내에 적재되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송하인 측이 피고에게 이 사건 화물을 선창 내에 적재할 것을 특별히 지시하였거나 산청 내 적재를 전제로 한 추가운임을 지급하지도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화물을 갑판에 적재하여 운송한 것 자체를 피고의 과실이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화물은 송하인 측에 의해 방수포로 완전히 포장된 상태에서 선적되었고, 이 사건 선하증권에는 ‘SHIPPER’S LOAD, STOWAGE, COUNT AND SEAL’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이 사건 화물이 훼손된 것은 방수포를 묶은 로프 일부가 끊어져 방수포가 벗겨짐으로써 운송 도중 빗물 등에 노출된 것이 원인이 되었다고 보이는데, 로프가 끊어진 것이 피고의 과실 때문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서, 이 사건 화물 훼손에 관하여 피고의 귀책사유가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그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결과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5. 평석

가. 이 사건 원고는 화주와 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해 화주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실제 운송인인 피고에게 구상청구를 하였다. 그런데 운송계약관계를 보면 통상 운송수단을 가지지 않은 계약운송인과 실제로 운송을 한 실제운송인이 존재하게 되는바, 계약운송인은 하우스 선하증권을 발행하고, 실제운송인은 마스터 선하증권을 발행하게 된다.

나. 계약운송인과 실제운송인이 존재하는 경우 실제운송인은 운송수단을 가지고 있어서 자력이 더 있으므로 구상청구를 하는 경우 계약운송인 보다는 실제운송인을 피고로 삼게 된다. 그러나 계약관계는 계약운송인과 사이에서만 존재하고 실제운송인과 사이에서는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청구를 하는 입장에서는 실제운송인과 사이에서도 계약관계가 있음을 찾아내려 하고 그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을 물으려고 시도하는바 그 이유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묻는 경우 과실 없이 채무를 이행하였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피고가 부담하여 입증책임의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다. 이 사건에서도 원고는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는 피고를 상대로 채무불이행책임을 먼저 구하였고, 계약관계의 근거로 피고가 발행한 화물운송장이 선하증권에 해당한다거나 화물상환증의 수하인이 변경되었다는 주장을 하였으나 전자의 주장은 인정되기 어려운 주장이었고, 후자의 주장은 이를 입증하는데 성공하지 못하였다. 결국 원고는 불법행위에 기해 갑판적을 한 것이 과실이라는 등의 주장을 하였으나 갑판적 자유약관의 존재 등과 불법행위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가 부담한다는 근본적인 입증책임상의 부담에 의하여 그 주장이 인정되지 아니하였다.

라. 이와 같이 소송을 하는 경우에는 누구를 피고로 삼느냐에 따라 입증책임의 문제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를 신중히 선택할 필요가 있다.

김 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해양수산부 법률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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