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잠재력 높아지는 LNG벙커링 시장과 시장진입 초기인 국내 업계

▲ 출처:삼성중공업
KDB산업은행 경제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조용호 연구원에 따르면 UN산하 전문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에 대한 환경 규제를 점차적으로 강화 중이다. IMO산하기관인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 Annex VI)을 제정하여 운영 중에 있고, 협약서에서는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의 규제를 다루고 있다.
선박연료 중 황산화물(SOx)함유량은 2020년부터 세계 全해역에서 3.5%이하에서 0.5%이하로 강화될 것이다. 선박 연료유 성분 중 황산화물 함유량 규제 강화로 저유황유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배기가스 처리 장치나 LNG 추진선 등 투자비의 추가 소요로 해운업계 부담이 가중될 전망된다. 이에 해운업계 등은 2025년까지 규제발효 연기를 건의했지만, IMO는 2020년 1월부터 예정대로 시행할 예정이다.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규제하는 Tier II규제는 2011년부터 발효됐다. 배출통제해역에만 적용되는 Tier III규제도 2016년부터 추가로 발효되었다. 이를 위해 배출통제해역을 통과하는 선박은 IMO 등으로부터 Tier Ⅲ 엔진 인증을 받은 엔진을 선박에 장착해야 한다.
IMO는 CO2규제와 관련 2013년 1월 이후 건조되는 선박은 EEDI(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 신조선 에너지효율 설계지수)를 적용해 건조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EEDI 규제치가 단계적으로 강화될 예정이다. EEDI는 선박이 단위 무게 화물을 단위 거리만큼 운송할 때 배출되는 CO2양으로 표시되는 설계 지수다.

해상 규제 중 파급효과가 가장 큰 배출통제해역(ECA) 제도를 EU, 미주, 중국 등이 실행 중이며, 현재 ECA 규제 해역은 발트해, 북미, 카리브 해역 등이며 향후 ECA 구역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ECA 해역내에서는 IMO 황산화물 규제기준(0.5%이하)보다 강화된 기준(0.1%이하)이 적용되기 때문에 중유를 가지고는 충족이 어려워 LNG보다 비싼 저유황유를 사용 중에 있다.

해상 환경 규제 충족을 위한 관련 업계의 대응은 저유황유 사용,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 탑재, LNG추진선의 운용 등 3가지로 요약될 수 있으며 선주들에게 LNG추진선 신조는 유력 선택 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선박 신조·개조 시장은 LNG추진선과 비교 시 투자비가 저렴하고 벙커링 인프라 구축의 필요가 없는 스크러버 설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스크러버는 선박에 설치돼 엔진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 중 SOx를 물로 씻어 내리는 장치이다. 한국선급(KR)에 의하면 국내 조선소 수주량 중 스크러버 장착 비중은2016.1~2017.12월 25%에서 2018.1~2018.6월 61%로 상승했다. 하지만 선주들의 선택을 주저하게 하는 단점들이 존재하는데, 장치 특성상 선박 내에 비교적 큰 설치 공간이 필요하며 소형 선박에는 설치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 현 시점에서 초기 장착비용이 20 ~ 100억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또 선박엔진 배출구에 물분사가 이루어지고, 이로 인하여 배압이 발생하여 연비가 3 ~ 5% 하락할 수 있다.

또 설치 공간 확보 과정에서 화물 적재 공간이 줄고 하중이 적은 중소형 선박은 후미가 가라 앉아 안전운항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산성의 물이 배출되는 관계로 특정해역 선박 배출수 규제가 있으면 스크러버 장착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현재 유지비 등에 대해서는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나 15년 이상 고령선박에서는 스크러버 장착이 경제성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스크러버 장착에 부담을 느끼는 선사는 저유황유 사용도 대안으로 검토 중이다. 저유황유를 사용하면 사용 중인 선박 엔진을 교체할 필요도 없고 추가설비 장착 필요성도 없어 투자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2018.6월) UBS Evidence Lab(UBS 은행 자회사)은 저유황유 사용에 따른 장점들로 인하여 선사의 68%가 저유황유를 선박 연료로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에도 선사들 부담이 있을 정도로 저유황유 가격이 고유황유보다 50%정도 고가인 상태이다.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2020년 이후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 가능성도 높아 선주들의 부담 가중도 예상된다. 노르웨이 소재 대표적 다국적 선사인 스톨트-닐센은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한다면 운임료를 높여 가격 부담을 고객과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유사들의 저유황유 생산 설비능력이 충분치 않아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하면 공급이 어려울 수도 있다. 정유업체가 탈황설비를 설치할 경우 통산 1조원이 투입되어야 하고 고유황유를 저유황유로 전환하는 고도화 시설에는 4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LNG는 황산화물 등 유해물질 배출량이 현저하게 적으면서 저유황유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LNG를 선박연료로 사용하면 중유와 비교하면 NOx는 85~95%, 이산화탄소는 20%, SOx는 100%까지 저감 가능해 IMO 환경 규제(EEDI등)를 충족한다. 이러한 장점으로 선주들은 선박연료로 LNG를 사용하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핀란드 소재 선박 운행 데이터분석 서비스업체인 NAPA가 2018년 4월 현대미포 조선소에서 건조한 LNG추진 벌크선에 대해 성능 평가를 수행했는데, NAPA에 따르면 EEDI는 40% 감소, SOx는 90% 이상 절감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 LNG생산이 2009년 이후 연평균 2.6% 증가하고 있어 생산도 원활할 것으로 보이고 있어 세계 주요항구의 LNG벙커링 투자가 증가 중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 시 선박연료로서의 LNG 시황은 과거보다 긍정적으로 보인다. 최근 스크러버의 단점들이 조선 및 해운업계에 알려지면서 선박연료로 LNG를 사용하는 LNG추진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LNG추진선은 선박 연료로 LNG를 사용해 추진력을 얻기 때문에 규제를 만족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선박이다. 다만, LNG추진선은 연료탱크, 연료공급시스템 등의 고가 부품이 필요해 선박 가격이 일반선박보다 20 ~ 30% 높은 편이다. 대형 LNG추진선의 경우 기술발전 등으로 기존 연료 선박보다 10% 정도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LNG추진선은 선주들에게 선박 발주 시 유력한 선택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최초 LNG추진선은 2000년 노르웨이가 건조한 Glutra호이며, 미 NASSCO조선소는 TOTE(Totem Ocean Trailer Express)사에서 발주한 LNG 추진 컨테이너 선박을 2015년 세계 최초로 건조했다. 2018년 현재까지 기존 선박이 LNG추진선으로 개조된 사례는 4척에 불과한 것을 감안할 경우, LNG추진선은 개조보다는 신조시장이 보다 활성화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 5월 현재 세계 LNG추진선은 122척이 운영되고 있고 132척이 건조 중이다. 과거에는 LNG 저장탱크로 인한 화물 적재공간 손실 염려가 있어 여객선과 작업선을 중심으로 LNG추진선 발주가 집중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LNG벙커링 인프라 확산 전망, 공간 활용이 개선된 연료탱크 개발 등으로 일반상선을 중심으로 LNG추진선 신조가 증가하고 있다. 2018년 5월 현재 운영 중인 LNG 추진선 중 일반상선(컨테이너선·벌크선·탱커) 비중은 13% (16척)에 불과하나, 건조 중인 선박 포함 시 28%(73척)로 대폭 증가한다.

한편, 영국의 조선·해운 조사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LNG 추진선 발주는 2019년 39척에서 2020년부터는 연간 약 40척 이상 발주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NG추진선은 현재 북미~유럽 노선에 투입되고 있으나 향후에는 극동 아시아~유럽 노선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관공서 등에서 발주한 3척의 LNG추진선이 운영 또는 건조 중이며, 현재 포스코, 남동발전 등 일부 회사가 LNG추진선을 도입 검토 중에 있다.

국내 선주들은 높은 LNG추진선 가격, 취약한 LNG벙커링 기반, 운항사례 부족 등을 이유로 LNG추진선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18년 5월 제7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LNG추진선 연관산업 활성화방안을 확정하고 LNG추진선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8년 10월 국내 에이치라인해운과 현대삼호중공업이 한국-호주항로를 운항하는 18만톤급 LNG추진 벌크선 2척 건조계약을 체결해 외항선에도 LNG추진선이 도입될 예정이다. 현대미포조선에서 LNG벙커링 선박을 건조하여 인도하는 등 국내 LNG추진선 시장도 점차 활성화 되는 것으로 보인다.

LNG벙커링은 LNG추진선에 LNG를 공급하는 서비스, 기술 및 설비 등 LNG 충전과 관련한 모든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LNG를 충전하는 방법에는 탱크 트레일러 to Ship, 터미널 to Ship, Ship to Ship 세 가지가 있다. 최근에는 대용량 LNG 충전 등이 우수한 편인 Ship to Ship 방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편이다. Ship to Ship방식은 기존 육상 LNG저장소에서 LNG를 공급받은 LNG벙커링 선박이 해상에서 선박을 충전하는 방식이다. 벙커링선 건조에 장시간(2 ~ 3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벙커링선 건조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LNG벙커링이 가장 활발한 국가는 노르웨이다. 노르웨이는 LNG추진선이 가장 많고 LNG벙커링 경험도 많이 축적되어 있다. 노르웨이에서 LNG벙커링은 쉘의 자회사인 가스노르사(Gasnor)가 주도하고 있다. 가스노르사는 비교적 다양한 공급방식으로 벙커링을 하고 있다. 소규모 공급에는 탱크 트레일러를 이용하고, 대규모 공급에는 고정식 벙커링 설비를 이용하여 LNG를 공급한다. 또한 지브리게, 로테르담 등 주요 항만에서 LNG벙커링선도 운영한다. 북미에서는 ECA 발효(2012) 후 LNG 추진선 도입 확대(28척 도입)에 따라 패스커굴라항(2015), 포천항(2016) 등에서 벙커링을 시행 중이다. 중국은 양쯔강에서 연안 선박을 대상으로 벙커링을 시작했고, 싱가포르, 홍콩 등도 LNG추진선 보급 잠재성을 보고 벙커링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는 벙커링 인프라가 전무하여 LNG추진선 벙커링을 탱크로리 방식에 의존하고 있고,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가스공사에서 통영기지 내 벙커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LNG벙커링 선박도 발주했다. 벙커링 기자재와 관련하여 포스코는 자체 개발한 LNG저장탱크용 고망간강 소재가 IMO 안전기준에 포함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포스코에 의하면 자체 개발한 고망간강은 -196도 온도에도 견딜 수 있어 LNG저장 및 이송에 적합하고, 기존 탱크제작에 사용되던 알루미늄합금에 비해 용접성이 우수하고 가격경쟁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 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이 참여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LNG벙커링 핵심기술개발 및 체계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은 국내 LNG벙커링 시장은 여러 요인들로 초기 시장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선주들과 벙커링 사업자들 간의 입장 차이2), 높은 인프라 투자비 및 고가의 LNG선 건조비용(일반선 대비 20% 건조비용 추가) 등이 성장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LNG가격, 선사들 환경규제 이행 여부, 스크러버 가격, LNG추진선 신조가격 및 저유황유 가격 등의 개별 요인들도 서로 영향을 준다. 즉, 개별 요인들의 상호 연관성에서 야기되는 불확실성이 투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기술 발전 등으로 스크러버 설치비용이 하락한다면 고유황유를 계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LNG벙커링 시장의 성장 지연을 의미한다. 정유업계의 과감한 투자로 저유황유 공급이 원활하고 가격 상승폭도 소폭이라면 스크러버, LNG추진선 및 LNG벙커링 시장 성장에 부정적일 것이다.

향후 LNG벙커링 시장의 성장은 얼마나 많은 LNG추진선이 건조·운영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이는 LNG추진선 선가, 해상환경 규제, 유가 대비 LNG 가격 동향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LNG 추진선 선가도 기술개발 등에 힘입어 일반선박과 비교 시 아주 높지 않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ECA 확산 여부가 LNG추진선과 LNG벙커링 시장성장의 주요변수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ECA는 선박으로부터 배출되는 유해물질에 대한 규제가 더욱 엄격하게 이루어지는 해역을 말한다. 현재 발트해 등 북유럽 지역에 설정돼 있고 최근 미국과 캐나다도 북미해역과 캐리비안 해역을 ECA해역으로 지정했다. 중국도 홍콩지역을 위시한 주강지역과 양쯔강, 보하이만, 주하이만, 텐진 등에 대해 ECA를 선포해 저유황유 사용을 의무화하였고, 일본과 싱가포르도 자국 해역에 대한 ECA 선포를 검토 중이다. 지중해지역, 호주, 중남미 국가들도 ECA 지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ECA 선포지역 확산으로 LNG추진선 건조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도 부산, 인천, 울산 등 선박 대기 오염물질 배출비중이 높은 주요 항만에 대해 ECA도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 중에 있고 장기적으로 IMO의 승인을 받아 ECA지정 범위를 우리나라 전 영해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한편, 선박 중 컨테이너선이 ECA지역 확대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은 정기선이 많고 항로 특성상 매 항차마다 ECA 해역 통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크러버가 설치되지 않은 선박의 경우 현재는 ECA 해역 직전 항구에서 연료를 저유황유로 교체해 해역에 진입하고 있는데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컨테이너 LNG추진선의 경우 주요 항구에서 벙커링이 원활하고 기술개발로 높은 선가문제가 해결된다면 신조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컨테이너선 경우 연료소모량이 많아 연료비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변화할 가능성이 높고, 스크러버 등의 후처리장치를 장착한 선박 발주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처리장치 설치 시 연비저하 및 공간 비효율성이 야기돼 선주들이 LNG추진선 신조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상대적으로 항로가 일정하지 않은 벌크선, 탱커선의 경우 LNG추진선 신조가 컨테이너선만큼 활성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에는 LNG추진선 항해실적이 쌓이고 연료비 등 경제성 문제가 검증이 된다면 벌크선과 탱커선도 LNG추진선 신조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컨설팅사 Galway그룹에 따르면 2025년까지 세계 선박의 약 7%가 LNG추진선으로 전환될 것이며, 연간 21백만톤의 LNG가 벙커링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소 전망치가 차기가 있지만 Lloyds도 LNG벙커링 규모가 2019년 10만톤에서 2025년 770만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NG GL(노르웨이 선급)도 세계 주요 25개 항구 중에서 24개는 약간의 시설투자를 거치면 2020년부터 LNG벙커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2014년 10월 EU집행위원회가 2020년까지 유럽지역에 소재한 139개 항구에 LNG벙커링 시설을 의무화함에 유럽 항만들이 이에 대비한 준비가 활발하다. 유럽은 LNG벙커링 터미널 등 인프라 구축, 법제도 정비 및 국제표준화 선도 등을 통해 시장 선점에 노력 중에 있다.

이러한 LNG벙커링 프로젝트는 국가별 경쟁보다는 유럽 전체의 효율성 향상 측면에서 상호간의 협력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유럽 지역은 LNG벙커링 운영경험이 많이 축적되어 있고 운영경험이 문서화되고 있으며 상호 공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유럽이 LNG벙커링의 중심에 있지만 향후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에서도 투자가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중국은 우선 홍콩과 함께 2017년도에 ECA를 선포했고 양쯔강에 LNG 인프라기지를 55개, 중간기지를 800개 건설할 계획이다.
또 중국 CNPC(중국석유공사)사는 우한, 난퉁, 상하이 등의 지역에 4개 이상의 신규 LNG벙커링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며, 중국 에너지 기업인 ENN Group도 동북아 LNG벙커링 허브 구축을 위해 상하이 인근 저우산지역에 300만톤 규모의 LNG벙커링 전용터미널을 구축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의 LNG수입국인 일본은 요코하마항을 벙커링허브로 개발하기 위한 용역을 마무리한 상태다. 요코하마항은 환태평향 항로에서 서쪽으로 가는 첫번째 관문이면서 저장설비 등 LNG설비가 다수 갖춰져 있어 벙커링 허브로 발전할 수 있는 적지로 평가 받고 있다. 요코하마 항만은 아시아 최초 LNG추진 예인선 ‘사키가카호’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LNG벙커링이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싱가포르는 벙커링터미널 전용탱크 3기와 LNG추진선 전용 부두를 확보하고 글로벌 LNG공급 사업자인 미쯔비시, BP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로레르담, 앤트워프 등 유럽 주요 항만과 LNG벙커링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정보교환, 협력관계를 심화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Total)사와 싱가포르 공기업 파빌리온 에너지가 2017년 4월 싱가포르내 LNG벙커링 물류 분야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국내에서는 부산항만공사와 한국가스공사에서 벙커링기지 구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에서는 ‘부산항 액화천연가스 벙커링 체계 구축 및 활성화 협약’을 한국가스공사와 체결하고 통영 LNG기지에서 부산항에 LNG를 공급하는 최적의 방안을 모색 중에 있으며, 또한 해양수산부, 부산시, 터미널 운영사 등은 부산 신항 벙커링 기지로 선장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고, 호남도, 남컨테이너 부두, 연도, 해경 정비창 부지 4곳이 예정부지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에서는 기존의 통영 LNG가스터미널을 LNG벙커링 겸용터미널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710억원을 투자하고, 필요시 최대 2,100억원까지 추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2018.11.22)한 ‘조선산업 활력제고 방안’에 따르면 2025년까지 민·관이 2조 8천억원을 투입해 LNG벙커링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국내 LNG벙커링 인프라 구축과 관련하여 기존 LNG터미널을 LNG벙커링기지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기존 항만에 설치된 LNG터미널에 벙커링 필수 설비만 추가하고 사용하자는 의견이다. 기존 항만에 벙커링 인프라를 신규로 설치하려 하면 민원으로 부지 선정이 어려울 수 있고, LNG벙커링 설비에 요구되는 저장탱크, 로딩암 등의 설비를 모두 신규로 설치해야 하므로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편, 로이드선급에 따르면 국내 벙커링 시장은 LNG추진선 도입 증가에 힘입어 2019 ~ 2025년 약 7,000억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NG벙커링 기자재는 크게 LNG 저장시스템과 이송시스템으로 구성된다. LNG벙커링의 핵심 부품은 LNG 연료탱크, LNG 자연기화가스 처리시스템(LNG재액화처리장치), 연료펌프 및 매니폴더 등으로 볼 수 있다.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업체에는 동화엔텍, 대창솔루션, 엔케이 등이 있으나 전반적인 국산화율은 60%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특히 LNG 저장 및 공급 기자재의 핵심부품은 극저온대응 기자재라고 할 수 있는데, 일본(Sinko, Mitsubisi), 프랑스(Cryostar), 미국(Ebra), 노르웨이(Hamworthy) 등에서 생산된 기자재를 국내 조선소 등에서 사용 중에 있다. 국내는 한국가스공사를 중심으로 기본적인 LNG저장 등의 기술축적 및 개발은 활발하나, 연료공급 시스템과 같은 핵심부품 기술개발은 미흡한 편이다.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LNG 선박 기자재 개발도 진행되고 열교환기 품목 등은 납품도 하였으나 전반적인 기술 개발 능력은 부족한 편이다.
이와 관련하여 해양수산부에서는 국내 LNG벙커링 산업기반 조성을 위해 LNG벙커링 핵심기술개발 및 체계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NG벙커링 핵심기술개발 및 체계 구축사업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이 참여하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27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동사업은 국내 연안에 맞는 LNG벙커링 시스템 및 핵심기자재 개발, 시험평가체계 구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LNG벙커링 기자재 생산 업체들은 정부가 주도하는 LNG벙커링 시범사업 참여를 통해 설계, 운영 및 제작기술 등 엔지니어링 역량 및 신뢰성 구축을 위한 Track Record 확보를 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LNG벙커링 시장은 선박배출가스 규제 강화 등에 힘입어 그 규모가 확대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들도 LNG벙커링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유럽 국가들의 투자가 활발한 편이며, 향후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으로 벙커링 투자가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의 국내 조선 및 해운산업은 여러 요인들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국내 업체들의 LNG벙커링 투자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또 국내 벙커링 기자재는 국산화율이 낮고 관련 시설에 대한 개발경험도 부족한 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벙커링 관련 업체들이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LNG벙커링 시장 참여를 위해선 우선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벙커링 경험이 가장 많이 축적된 북유럽 벙커링 기자재 업체들과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싱가포르와 같이 국내 항만과 주요 유럽 벙커링 항만과 협력체계 구축 및 관련 에너지 기업들간 MOU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에서는 통영 LNG 기지를 시작으로 부산 등에 LNG벙커링 인프라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가 성공적인 LNG벙커링 산업육성을 위해서는 이러한 인프라 확충 노력과 함께 선명한 정책 시그널을 주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규제, 기술 개발 등 변수가 많고 향후 어떤 대안이 시장을 주도할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방향 제시가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 북해, 북미, 보하이만 해역 등이 ECA해역으로 지정됐고 일본과 싱가포르, 호주, 중남미 국가들도 자국해역에 대한 ECA선포를 검토하는 등 ECA해역이 확산 중에 있다. 국내도 환경개선과 벙커링 산업 발전을 위해 ECA도입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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