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주 직거래 가능...NVOCC에서 선사로 물류 주도권 이동 가능

▲ 출처:삼성SDS
블록체인은 탈중개화를 가속화해 물류시장 주도권을 변경케 한다는 지적이다.
KMI에 따르면 2017년 머스크를 시작으로 CMA CGM, 국적선사인 현대상선 등 해운⋅물류분야에서 블록체인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9월 글로벌 무역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위해 머스크와 IBM은 ‘트레이드렌즈’를 설립하였는데 동 컨소시엄에는 선사, 세관, 항만운영사를 비롯해 총 94개의 기업이 참가했다. 이후 11월 ‘트레이드렌즈’의 대안으로 CMA CGM과 COSCO가 주도하는 글로벌 쉬핑 비즈니스 네트워크(GSBN)가 설립되어 해운⋅물류 시장에서 블록체인 도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정보를 기록하고 복제하여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로 지금까지 정부, 은행 등 소수의 중개기관을 통해 정보가 보증되는 중앙 집중화된 시스템이 아닌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정보를 분산해 보관⋅유지하며 참가자들의 합의를 통해 거래 데이터의 정당성을 보증하는 분산원장 기술이 사용된다. 이에 계약 참가자 간의 신뢰성이 담보되며 중개자의 배제를 통한 거래의 단순화도 가능해져 시간 및 비용이 단축된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뿐만 아니라 식품, 광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어 활용되고 있다.
해운⋅물류 분야에서도 블록체인의 도입은 경쟁력 향상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시스템으로 동아프리카에서 유럽 간 해상무역을 이용해 물품을 수송할 경우 약 30명의 서로 다른 개인 또는 기관이 200번 이상 거래에 참여하고 상품 출하를 위한 문서처리에만 10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 도입시 신뢰성이 향상되고, 일정 요건이 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체결되는 스마트 계약을 통해 단순화⋅자동화되면 시간 및 비용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수 있다. World Economic Forum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어 해운⋅물류분야의 비효율성이 사라질 경우 세계 GDP가 4.7%(약 2.6조 달러) 증가하고, 세계무역이 14.5%(약 1.6조 달러)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돼 관세장벽 제거 효과(세계 GDP의 0.7%, 세계 무역의 10.1% 증가)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머스크&IBM의 트레이드렌즈, 글로벌 쉬핑 비즈니스 네트워크 외에 Accenture, Yuanben 등 수많은 기업들이 해운⋅물류분야에 대한 블록체인 개발을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블록체인에 해운⋅물류 기업이 공격적으로 참여⋅투자 하는 것은 향후 운송 시장 점유율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선사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온라인 플랫폼이 화주(BCO: Beneficial Cargo Owners)에게 보편화될 경우 기존 사업자가 가지고 있는 슬롯배정 등의 문제는 대부분 해결되며 실시간으로 운임 조회⋅예약이 가능해져 중개인(NVOCC)들이 배제되는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선사는 전체 물류에서 해상운송만을 담당하는 모드(mode) 운영자에서 화물 예약부터 운송까지 총괄하는 플랫폼 통합자로 바뀌게 된다.

블록체인 시스템은 선사들이 지향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갈 수 있는 첨병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머스크는 물류 이외의 사업을 정리하고 축적된 자금을 바탕으로 육상 물류기업 합병을 추진중이고 CMA CGM은 물류기업(CEVA)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선사들은 모드 운영자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또한, 이러한 플랫폼은 사용자에게 보편화되면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이 형성되는 시기에 최대한 신속하게 주도자의 위치를 점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국내 기업의 조속한 도입이 중요하다.
국내 해운⋅물류 기업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블록체인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5월 38개 해운⋅물류기관, 금융, 세관 등이 참여하여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결성돼 운영됐으며 2018년에는 48개 기관이 ‘블록체인 기반 수출통관 물류서비스’를 구축하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선사의 역량만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것을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국내 해운⋅물류기업은 글로벌 선사 및 IT기업이 주도하는 해운⋅물류 블록체인 시스템에 적극 참여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국내 IT, 해운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도 참여하여 기술 검증(Proof of Concept, POC)을 통해 내부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선사, 물류사, 금융기관, IT 등 포괄적인 협의체를 구성하여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정책결정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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