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 인상기조가 확연히 포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승우 SK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2017년부터 한국 조선사들은 숱한 밸류에이션 논란에 시달려 왔다. 대표적인 논란이 적자를 내는 기업들에게 PBR 1.0 배를 부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2019년에는 적어도 이 논란에서만큼은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익이 돌아서기 때문이다.
이익 턴어라운드의 시그널은 현대중공업그룹의 공사손실충당금 감소 기조에서 파악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작년 4 분기부터 신규수주분에 대하여 강재가 인상으로 인한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 공사손실충당금을 쌓아왔다. 분기별 충당금 설정 비율(공사손실충당금/신규수주액)은 4Q17 3.4%, 1Q18 5.6%, 2Q18 6.0%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
그런데 3Q18 에 드디어 이 비율이 2.2%로 하락했다. 신규수주분의 선가 인상 폭이 확실하게 커졌기에 강재가 인상이 전망되는데도 불구하고 충당금 설정 비율이 하락한 것이다. 조금 더 정확히는, 역마진 폭이 그만큼 감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작년 4분기에도 충당금을 일부 쌓겠지만 신규수주액 대비 1.5% 수준만 쌓을 것으로 전망된다.
Clarksons Research 기준 선종별로 선가 추이를 보면 작년까지 바닥을 지지고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우상향하기 시작했으며 LNG 캐리어를 제외하면 2015 년도 수준을 향해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따라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신규수주 물량들도 선가를 높여서 받은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선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다. 그래야 신규 수주분에 대한 충당금 설정액이 감소하거나 충당금 미설정으로 흑자 전환 및 증익 기조로 접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선가 인상 가능성은 수주 잔고의 턴어라운드에서 찾을 수 있다.
앞서 2018 년에 들어서면서 선종별 선가가 본격적으로 올랐음을 확인했는데, 그렇다면 2018년 각 조선사들의 수주잔고는 하방을 다지고 있는 단계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미 현대중공업의 조선 부문은 인도기준 잔고가 돌아서서 확실한 흑자전환 시그널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인도기준 잔고는 돌아섰다. 대우조선해양은 2018 년을 바닥으로 선가를 올려가며 잔고의 턴어라운드를 기대해볼 수 있는 단계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것이 글로벌 조선업의 턴어라운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조선사들이 글로벌 조선사들 대비 먼저 돌아선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CGT 기준의 전 세계 수주잔고 전년대비 추이를 보면 2018년에 비로소 방향성이 돌아서긴 했지만 아직 전년대비는 음의 영역이다.
이 와중에 한국 조선사만 글로벌 마켓 셰어(M/S)를 높여왔을 뿐이다. 국가별 수주잔고 기준으로 조선사 점유율을 그려보면 2018 년에 중국 조선사는 플랫, 일본 조선사는 다운사이클을 걸었고 한국 조선사만 CGT 기준 27%까지 상승했다. 모두 LNG 캐리어 덕분이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인도 선종 믹스 변화는 다소 아쉽다. 2018 년 탱커 8 척, 컨테이너선 5 척, LNG 캐리어 19 척을 인도하는 대우조선해양은 2019 년에는 탱커 인도량이 5척 늘고, LNG 캐리어 인도량이 3척 줄어든다. 상대적으로 저부가 선종인 탱커의 인도 비중 증가로 전체적인 이익의 폭은 올해보다 낮을 수 밖에 없다.
물론 LNG 캐리어 16 척 인도는 인도량 자체로는 제법 견조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내년에 인도되는 선종들은 2014 년에 비싸게 수주한 LNG 캐리어가 아니다. 2018년에 인도되는 LNG 캐리어는 2014 년 수주분 16 척과 2015 년 수주분 3 척인 반면, 2019 년에는 2014년도 수주분 10척, 2015 년 수주분 2척, 2016년 수주분 2척, 2017년 수주분 2척이 섞인다. 확실히 선가가 다운사이클을 그릴 때 수주한 물량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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