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수입 의존도 다시 상승세 보일 가능성 높다

▲ 출처:중국 진하이중공업
벌크해운업은 지난해 예상을 하회한 성장세를 보였다. 선적지에서의 일회성 이슈로 물동량은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벌크선운임지수 BDI는 연평균 1,353p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1,145p 대비 18.11% 상승한 것인데, ktb투자증권의 연초 예상치였던 1,400p를 소폭 하회했다. 연평균 BDI 상승속도가 느려진 이유는 공급보다는 물동량 둔화 때문이고, 시기적으로는 벌크 업황 최성수기로 볼 수 있는 3월과 11월에 운임 강세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계절성에 근거한 벌크해운주 투자 전략도 통하지 않았던 해였다.

하지만 2018년 운임의 계절성이 어긋난 원인은 구조적 수요 둔화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선적 수요의 부진 때문이었다. 3월에는 브라질의 기록적인 폭우가 있었기 때문에 발레(Vale) 등의 철광석 생산량 miss, 이에 따른 선적량 감소가 있었다. 이에 케이프사이즈 선형의 운임이 춘절 직후인 3월에도 예상과 달리 부진했고, 밀어내기 물량으로 4월 급반등하다가 5월 기니 보크사이트 광산의 Force Majeure(불가항력)와 함께 상반기는 허무하게 끝이 났다. 운임 강세를 예상했던 10월에는 호주 BHP Billiton의 수송열차 탈선 사고로 선적이 지연되며 또 다시 3월과 같은 급락을 보였다. 당시 대형선인 케이프사이즈 운임이 더 작은 선형인 파나막스 운임 이하까지 하락했었고, 이후 밀어내기 물량으로 낙폭을 회복하며 1,271p로 해를 마감했다.

물론 선적단에서의 이슈 외에도 2018년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그리 좋지 못했다. 항만 재고량 부담
에도 수입량이 전년대비 5.0% 증가했던 2017년 대비, 2018년의 수입량은 11월 누적으로 전년대비 1.3% 감소했다. 전방 수요의 둔화 혹은 경기 둔화 우려가 있다곤 하지만 사상 최대 수준까지 지속 증가한 조강생산량을 볼 때 경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9월 말 중국의 철강 감산정책 완화 소식에 중국 내수 철강 가격이 급락하며 철강사들의 마진도 급격하게 하락했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롤마진도 톤당 300달러를 상회하는 등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수입량 감소는 선적 이슈 외에, 연중 가파르게 진행된 위안화 약세가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매력이 저하된 중국 철강사들은 수입보다는 재고 소진 위주의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에는 반대로 연중 내내 위안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높은 항만 재고부담에도 수입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에는 보다 양호한 철광석 물동량을 전망하고 있다. 2018년 9월의 감산 완화 정책 발표, 2019년 1월 4일 지준율 50bp 인하발표를 하는 등 경기 둔화를 우려하고 있는 중국은 부동산 경기 및 인프라 투자에 소홀할 수 없다. 지준율 인하 발표와 함께 당일 철광석 선물가격은 3.3% 급등했다. 벌크 화물, 특히나 철광석은 오로지 중국의 내수 경기가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중국 철강의 명목수요 약 7억톤 중 절반이 부동산, 인프라 등의 건설산업이며 그 다음을 잇는 것이 자동차 산업향 차강판이다. 당연히 수출물량은 제로에 가까운 산업들이다. 무역분쟁으로 인해 다른 산업에서의 수출 둔화 우려가 커지면 중국은 더욱 철강소비를 자극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무역분쟁 여파는 길어질 것이기에 철광석 물동량의 전방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환율 전망에 대한 입장은 분분하지만 대체로 7.0이 붕괴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있겠지만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는 속도 조절 국면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추가적인 위안화 절하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18년과 같은 재고소진 위주에서 철광석 수입 의존도가 다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여기에 고품위 철광석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지속될 것이므로 브라질산 철광석 수입비중이 상승하며 톤마일 기준 벌크 수요 증가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여전히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선복량 대비 10% 수준의 수주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공급 증가 압박은 올해에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2020년 IMO 황산화물 규제가 이제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스크러버를 장착하기로 결정한 선박들은 선형별 45일~80일간의 조선소 입거를 해야 한다. 올해 이러한 inactive 선복량의 증가로 공급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벌크선 1.1만여척 중 몇 척이나 올해 스크러버를 장착할 지 여부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2018년 11월까지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박은 1,509척으로 집계됐고, 2020년 1월에는 2,278척 정도로 Platts에서 예상하고 있다. 대략 700~800척의 선박이 올해 중에 스크러버를 장착할 것이라는 의미이고, 전 세계의 모든 선종을 합산한 선박은 대략 9만여척이다. 결국 평균적으로 1% 남짓한 선박이 올해중에 스크러버를 장착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글로벌 벌크선 1.1만척 중 약 100여 척이 올해중에 각각 45~80일간 조선소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Mitsui OSK Line에 따르면 이러한 공급 감소 요인이 하반기에 집중돼 나타날 것이라고 한다.

본 게임은 연말부터 시작된다. 2020년부터 저유황유 투입으로 영업비용이 상승하는 선사들은 마진을 지키기 위해 호가를 높일 것이고, BDI는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박들은 기존의 고유황유를 계속 투입할 수 있으므로 운임 상승폭만큼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정확히는 그 이상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기존의 고유황 선박유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BC유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CAPEX 비용을 수년에 걸쳐 보상받게 되는 구조이다. 우려 요인은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사들이 정상 마진 수준으로 호가를 유지하면서 운임 상승을 방해하는 경우인데, 스크러버 장착 선박은 비중이 절대적으로 낮아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스크러버 장착한 벌크선은 화주와의 BAF(유류할증료) 계약이 돼 있는 장기운송계약 형태의 전용선이 주로를 이룰 것으로 보이므로, 스팟 운임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값비싼 저유황유를 투입해야 하는 스크러버 미장착 선박이 벌크해운업계 표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화주에게 인상된 운임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적자선박이 많아지면서 노후선박 위주의 폐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운 벌크시장의 특성상 자연적인 운임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부터 폐선량이 증가하는 것은 향후 수년간의 공급 축소 요인으로 작용하며 긍정적인 운임 전망을 가능케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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