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신조발주 0, 폐선율 6.4% 유지해야 2,758p까지 상승

▲ 출처:대우조선해양
단기적으로 중국 철강 생산량 감소로 벌크선운임지수 BDI의 상방은 막혀있다는 지적이다.
유승우 SK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철강 섹터에서의 생산 기조 변화는 건화물 물동량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건화물 물동량에서 제철 산업의 원재료로 쓰이는 철광석과 석탄의 비중 이 크기 때문이다. 2017 년을 기준으로 보면 전체 건화물 물동량에서 철광석이 29%(14.7억톤), 발전/난방용 석탄이 19%(9.4억톤), 제철용 석탄이 5%(2.6억톤), 대두를 포함한 곡물이 9%(4.8억톤), 알루미늄이나 보크사이트 등의 기타 건화물이 38%(19.4억톤)을 차지한다.
특히 철광석과 석탄의 물동량은 중국의 영향력이 막대하다. 2017년 기준 세계 철광석 물동량에서 중국의 수입량의 비중이 72%로 압도적이며, 석탄 물동량에서 중국 수입량의 비중은 발전/난방용은 18%, 제철용 석탄은 17%로 낮지 않다.  발틱해운거래소가 산출하는 벌크운임지수인 BDI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월별 철광석, 제철용 석탄 합산 수입량과 월평균 BDI 추이가 동행한다는 것이다. 상관관계가 0.74까지 산출될 만큼 놀라울 정도로 방향성이 같다. 재미있는 패턴은 중국이 2016년 하반기부터 겨울마다 내어 놓는 ‘동절기 철강 감산 정책’이 겨울에 중국의 철광석과 제철용 석탄 수입량을 줄어들게 하면서 BDI가 하락한다는 점이다.
이번 겨울에도 감산 정책이 시행됐는데 이번에는 전년 대비 다소 강제성이 떨어지는 톤으로 바뀐 채 시작됐다. 하지만 작년 12월에 강화된 감산 정책이 재차 발표되면서 2019년 1분기 동안은 중국의 철강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전인대를 앞두고 환경 규제가 본격화된다는 점도 중국 철강 감산 기조 유지가 유력한 상황이다. 결국 BDI가 반등하기에는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이 가스 사용량을 늘리면서 발전/난방용 석탄의 수입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발전/난방용석탄은 제철용 석탄과 무연탄을 제외한 나머지 석탄들이다.

또 중국은 앞으로 발전/난방용 석탄의 수입량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탈석탄 정책으로 인한 가스 사용 증대에 기인한다.
세계 석탄 매장량의 47%는 경탄이고 53%는 강탄이다. 경탄일수록 탄소 함량이 낮고, 수분 함량은 높다. 강탄은 탄소 함량이 높고 수분 함량은 낮다. 그리고 47%의 경탄 중에서 탄소 함량이 가장 낮고 수분 함량이 가장 높은 것이 갈탄으로 세계 매장량의 약 17%를 차지한다. 나머지 30%는 아역청탄이다.
강탄은 크게 역청탄과 무연탄으로 나뉘는데 강탄 매장량 53% 중에서 52%가 역청탄일 정도로 대부분이 역청탄이다. 아울러 역청탄이 무연탄보다 탄소 함량이 낮고 수분이 많다. 이 역청탄이 제철용 석탄인 점결탄을 포함하고 있다.
무연탄은 매장량이 가장 낮으므로 논외로 하면, 점결탄을 제외한 다른 모든 석탄들은 발전/난방용으로 쓰인다고 보면된다. 발전/난방용 석탄의 일부는 시멘트 생산에 쓰이기도 한다.

중국은 원래 석탄 발전/난방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동절기에 접어들수록 석탄의 수입을 늘려 왔었다. 2011년부터 2016 년까지 중국의 월별 발전/난방용 석탄 수입 비중 밴드 추이를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대체로 수입량을 늘리는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이 2017년부터 탈석탄 정책을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게 되면서 LNG와 PNG의 수입을 급격하게 늘리기 시작했다. 물론 2017년 이전에도 중국이 가스의 수입을 하긴 했지만 2017년부터가 유의미하게 수입을 늘렸다.
그래서 중국이 2017년부터 동절기에 발전/난방용 석탄 수입량을 줄이게 된다. 2018년에도 동절기에 지속적으로 수입을 줄였다. 건화물 물동량 구성에서 제철용 석탄보다 발전/난방용 석탄의 비중이 더 큰데 이 역시 중국의 영향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NDRC는 석탄 수입량을 보다 철저히 통제해 월별로 규제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서 BDI 의 상방은 막혀있다고 판단된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이 전기로의 사용 비중을 늘릴 개연성이 높은 것도 BDI의 상방을 제한하는 요소이다. POSRI 의 Bull Forecast 를 가정하더라도 중국 이 고로에서의 철강 생산량은 거의 늘지 않고, 전기로 생산량은 늘어난다. POSRI는 2030년 기준 중국의 전체 조강 생산량의 약 16% 정도가 전기로에서 나온다고 추정된다.
게다가 중국은 지난 수 년 동안 강재 소비량을 늘려왔는데 이 물량이 결국 중장기적으로 노폐 철 스크랩으로 편입되기 때문에 스크랩의 공급이 늘어난다. 2030년의 전기로 생산 비중 16%를 가정하더라도 철 스크랩 총 수요 대비 총 발생량이 더 많아 공급 과잉 국면에 접어들며 이는 전기로의 고 로 대비 코스트 메리트를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즉, 중장기적으로 중국 의 철광석과 제철용 석탄 수입량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BDI는 건화물 ‘운임’ 지수이기 때문에 벌커 선박 수급의 영향도 받는데, 유감스럽게 벌커는 공급과잉 국면이라는 지적이다. 잔고/선복량 추이를 보면 벌커가 다른 선종 대비 양호한 수급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선박 수급의 진정한 진단은 Balance(물동 가능량 – 실제 물동량)가 중요하다. 이에 폐선률 시나리오별로 Balance를 추정해 BDI 레벨을 가늠해 보았다. 2019년과 2020년의 벌커 폐선률을 최고 수준인 6.4%, 2019년과 2020년 벌커 신조발주량을 0으로 가정해 벌커 수급에 매우 우호적인 시나리오 하에서 당연히 Balance는 하락했다. 이 경우 BDI는 2,758까지 올라간다. 그런데 신조발주는 여전히 0으로 놓고 폐선률을 평균 수준인 2%로 가정하면 BDI는 1,549 수준까지 밖에 못간다. 신조발주 0, 폐선율을 역대 최저 수준인 0.1%로 가정하면 920까지 내려간다.

그러면 팬오션, 대한해운 같은 벌크선사들은 어떻게 될까? 벌크선사들은 BDI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을 헷지하기 위해 CVC(장기화물운송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각 벌크선사의 전략별로 CVC의 비중이 다르다. 예를 들어 팬오션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전체 건화물 사선 60척 중에서 27척이 CVC 로 운영되고 있고 용선으로 130척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건화물 사선 23척 중에서 16척이 CVC 이고 폴라리스쉬핑은 대부분의 벌 커가 CVC로 묶여 있다. 따라서 팬오션은 BDI 변동성에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팬오션도 3분기 말 기준 27척의 벌커를 CVC로 투입하고 있으며 앞으로 11척을 추가로 투입하지만 스팟 선대가 많아 이익 변동성이 크고, BDI의 상방이 막혀있다면 증익을 기대하기 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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