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재건 시책 실효성에 방점찍고 정책방향 다시금 고심해야

▲ 해양수산부 전경
일본 중핵 3사간 통합법인인 ‘ONE'을 칭할 때 관련선사 관계자들은 하나라는 의미의 ‘원’보다는 ‘오앤이’로 불러 줄 것을 요망했다는 후문이 눈길을 끈다. 3사간 화학적(?) 결합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은 아닌지.

한국 해운업계도 해운 재건 시책의 일환으로 선사간 통합작업이 진행중이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컨테이너 정기선 사업부문 통합작업을 위해  장금상선에 TF팀 사무실을 꾸리고 실사와 함께 양사간 통합에 따른 걸림돌을 걸러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해양수산부 엄기두 해운물류국장은 통합을 추진할 초기부터 장금과 흥아간은 5:5 통합임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같은 대등한 통합은 어렵다는 것이 해운전문가나 회계법인 관계자들의 지적이고 보면 엄기두 국장도 이제는 진솔한 현 심정을 얘기할 때가 됐다.

최근 한 워크샵에서도 엄 국장은 한국 해운업계의 규모의 경제 운영을 강조하며 통합쪽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 해운 시황이나 선사들의 수익성 악화를 고려시 해양수산부의 강력한 통합 의지 피력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본다. 선사들이 어려운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자발적으로 통합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점을 감안, 해수부가 그간 큰 부담을 짋어지고 의욕적으로 선사들 통합을 진두지휘해 온 것이 사실이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통합 수순이 해양수산부의 입맛에 맞게 이루어질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분명한 것은 양사의 입장을 해양수산부가 정확히 파악하고 성공적 통합이 성사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컨테이너사업부문에서 수년간 적자를 내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흥아해운은 장금상선과의 통합에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올인하고 있는 분위기다. 엄기두 해운물류국장은 제 2의 한진해운 파산과 같은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는 각오로 통합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엄 국장의 의지가 빛을 발하기 위해선  장금상선이 흥아해운이라는 파트너와 제휴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수치상의 결과물이 공개돼야 한다는 것이다.

장금상선 입장에선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양사가 대등한 지분을 갖는 것을 전제로 시작된 통합작업이 실사 과정에서 이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사 입장을 살펴보면 대등한 지분 통합은 물건너 간지 오래고 장금상선이 확고히 주도권 쥐고  통합작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흥아해운도 이같은 분위기를 일찍이 감지하고 통합에 있어 장애물을 선제적으로 걸러내는 데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흥아해운이 오는 7월 장금상선과의 통합에 따른 별도법인을 출범시키기 위해선 장금상선쪽에 설득력있는 조치들을 보여줘야  한다는 견해들이 많다.
흥아해운 한 관계자는 “장금상선과의 통합작업이 순탄치 않게 돌아간다는 얘기들이 업계에 파다한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양사측은 수시로 만나 당초 스케줄대로 통합 수순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진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장금과 흥아간 통합작업이 물거품될 시 후유증이나 후폭풍이 대단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장금상선측은 통합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은 모습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선사가 통합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현안문제가 산적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특단의 조치들이 나오지 않을 시 통합작업은 중단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을 해수부측은 감지해야 한다. 정확한 실사결과가 발표되는 시점에서 해양수산부의 입장 표명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해양수산부의 해운 재건 시책에 있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문은 현재 재무구조나 영업실적이 튼실한 국적선사들에게 보다 힘이 될 수 있도록 보다 가시적인 정책지원이 조속히 강구돼야 한다는 점이다. 한진해운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 곰곰히 따져봐야 한다.  해운 재건 시책도 시기적으로 때를 놓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제는 시너지 효과를 앞세운 정책과 함께 규모는 작지만 내실있게 현 난국을 이겨내고 있는 국적선사들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정책이 적극 발굴되고 집행돼야 한다.
또 글로벌 선사들과의 경쟁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적선사에 대해선 롤 모델의 의미에서도 새로운 차원의 지원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양수산부는 시책의 입맛에 맞는 선사를 찾아다니는 것이 실제 한국 해운 재건의 큰 그림하에서 업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진정 실효성있는 정책을 펴나가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엄기두 해운물류국장의 한국 해운 재건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의지가 한층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난국을 타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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