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열물량 성장&미국향 수출 회복 실적개선 이끈다

▲ 출처: 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는 불확실성이 걷히면 올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6.7% 증가한 18.0조원, 영업이익은 5.8% 증가한 7515억원 그리고 지배순이익은 34.1% 신장한 5863억원이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 회복과 비계열 매출의 성장이 주된 실적 개선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비즈니스를 담당하는 업체다. 사업부문은 크게는 국내물류, 해외물류(PCC, 벌크, 해외법인 등), CKD, 기타(중고차경매, 트레이딩)로 구성돼 있다. 안정적인 캡티브 물량과 확대되고 있는 비계열 물량에 힘입어 매년 꾸준히 3-6%대의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8년 기준 계열 매출 비중은 66%, 비계열 매출 비중은 34% 수준이다(메리츠종금증권 추정). 높은 계열 매출 비중 탓에 현대∙기아차의 판매실적이 동사 실적 방향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꾸준한 매출성장과 달리 영업이익 성장세는 더디다. 2015년 이후 연간 7,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에서 정체돼 있다. 영업이익률은 2015년 4.8%에서 2018년 기준 4.2%로 하락했다. 2018년 기준으로 대부분의 영업이익을 CKD, 해외물류(특히 PCC, 해외법인)에서 창출하고 있다. 중고차 경매와 트레이딩 부분에서 창출하는 영업이익은 미미한 수준이며 해외물류 벌크부문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영업이익 성장세가 더딘 주된 이유는 전방업체의 실적 부진이라는 지적이다. 그룹 핵심계열사들의 실적과 무관하게 매분기 4%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하고 있으나 세부적으로는 완성차 업체의 실적부진이 일정 부분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CKD부문 보다는 물류부문이 완성차업체의 실적에 영향을 받고 있다. 물류매출 내 비계열 매출 비중이 대략 37.4%(메리츠종금증권 추정) 가까이 되기 때문에 섣불리 일반화할 수는 없으나 현대차 영업이익률이 1%p 하락하면, 글로비스 물류부문 OPM이 0.2-0.3%p씩 하락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CKD부문의 수익성은 비교적 전방업체의 수익성과는 무관한 모습이다. 계열사향 매출 비중이 98-100%이기 때문에 전방업체의 수익성과 밀접한 관련이 없을 수 없겠지만 다른 더 중요한 변수가 있다. CKD부문은 다른 사업부문과는 달리 환율에 노출된 부분이 존재해 환율변화에 따라 수익성에 변화가 존재한다. 2개 분기 이전보다 해당 분기에 달러화가 강세인 경우 해당 분기 수익성이 개선된다. 2개 분기는 부품매입(원화)에서부터 매출(달러)까지의 기간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2013년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2013년 이전에는 완성차해외공장 설립 등으로 인해 계열사 물류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며 매출 및 이익이 고성장세를 지속했다. 중국공장(글로비스가 CKD 비즈니스를 수행하지 않음), 기아차 멕시코 공장을 제외하고 모든 해외공장들이 2013년 전에 설립됐다. PER 18배 내외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지속적으로 받아오면서 이익이 늘어나며 기업가치가 개선되었다. 실적이 주가드라이버로 작용하던 시기다.
2013년부터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한다. 2012년 브라질공장을 끝으로 16년 2분기 멕시코 공장이 준공되기 전까지 신규 해외공장 설립이 부재했다. 2013년 이전과 같은 매출∙이익 고성장세는 멈췄다. 이후 주가는 실적보다는 밸류에이션으로 움직여 왔다. 밸류에이션은 중장기 수익성과 성장성을 결정짓는 그룹사 내 위상에 대한 전망이 좌우해왔다. 때문에 지배구조개편 이슈 발현시 동사의 주가 변동성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5년 초 일감몰아주기 규제 시행으로 대주주의 지분 매각(13.39%)이 이루어진 후에는 동사의 밸류에이션과 기업가치는 동반 하향세를 지속했다.

지난 5년간 조정을 받아온 동사의 밸류에이션은 12M Fwd PER 기준 글로벌 부품피어 밸류에이션에 수렴해있다. 피어대비 프리미엄을 대주주 프리미엄이라고 가정한다면 이미 대주주 프리미엄은 상당부분 소멸되었다. 향후 주가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는 1) 단기적으로는 지배구조개편, 2) 이후엔 실적으로 예상한다고 이종현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단기적으로 지배구조개편 방향성 즉, 대주주의 글로비스 지분 처분 여부에 따라 1) 대주주 프리미엄을 회복할지, 2) 대주주 프리미엄이 소멸된 현재 수준에 머무를지, 3) 피어대비 디스카운트를 줄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벤트가 끝난 이후엔 기업가치는 실적과 연동을 예상한다. 지난 5년간 실적과는 다소 무관한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이벤트 이후엔 다른 대다수의 일반적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실적이 주가 방향성을 좌우하겠다. 추가적으로 매출 비중의 34%(메리츠종금증권 추정), 이익 비중의 19%(당사 추정)를 차지하는 비계열사향(3자물류)부문 성장세가 부각되며 물류 밸류에이션의 점진적 반영(=Re-rating) 가능성도 존재한다.

동사의 2019년 영업실적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회복과 비계열 매출 성장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19년 매출 18.0조원(YoY +6.7%), 영업이익 7,515억원(YoY +5.8%)을 예상한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ex-factory 판매는 Sonata 등 노후화된 Sedan의 신차 출시와 신규 Segment SUV 출시로 지난 4년간(15-18년)의 부진을 끝내고 +3.9%의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PCC(완성차해상운송)∙CKD 등 완성차 판매실적과 연동된 고마진 사업부의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최대시장인 미국시장의 판매회복으로 미국향 PCC∙CKD 실적과 미국법인실적의 회복이 실적개선을 이끌 전망이다. 중국과 함께 현대∙기아차의 최대시장인 미국에서의 현대∙기아차 판매는 지난 2년간 -11% 감소한 바 있다. 비계열 매출은 PCC 부문에서의 Global OEM향 매출 확대와 국내물류∙벌크 부문에서 비계열사 수주확대로 실적 개선에 알파를 더할 전망이다.

2019년 CKD 실적은 매출 6.57조원(YoY +6.4%), 영업이익 3,481억원 (YoY +1.9%)을 예상한다. 비우호적인 환율방향성 (18년 기말 환율 1,116원→19년 1,075원)이 수익성을 훼손하지만 미국공장이 실적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CKD사업은 해외공장(중국∙인도공장 제외)으로부터 국내외 부품에 대한 주문을 접수하여 현지공장에 납입하는 사업이다.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실적이 CKD 실적방향성을 결정짓는다. 지난 2년간 CKD 매출은 +3.3%, -0.3%의 저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공장 부진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지난 2년간 미국공장을 제외한 동사가 대응하는 기타 해외공장판매(중국∙인도∙미국 제외 전부)는 26만대 증가하였으나 미국공장에서 20만대가 감소하며 증가분을 상쇄하였다. 19년 미국 공장판매는 +11.8% 증가(현대차 +8.7%, 기아차 +16.0%)하며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현재 안정화된 재고와 노후화된 Sedan의 신차출시∙신규 Segment SUV 출시가 판매개선 요인이다.

9월 신규 가동에 들어가는 기아차 인도공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글로비스는 현대차 인도공장 대응을 하지 않고 있으나 기아차 인도공장 물량의 경우 대응 가능성이 존재한다. 기아차 인도공장은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9년에는 약 3만대 생산, 2021년에는 21만대 생산이 계획돼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익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30만대가 온전하게 생산되는 시점이 오면 427억원의 영업이익이 창출될 전망이다. 2019년 기준 CKD 영업이익의 12.3%, 연결 영업이익의 5.7%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현대글로비스의 PCC부문은 비계열물량 성장과 미국향 수출 회복이 실적개선을 이끌 전망이라고 이종현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2019년 PCC 부문 실적은 매출 1.74조원(YoY +13.7%), 영업이익 1,442억원(YoY +20.2%)를 기록할 전망이다. PCC(Pure Car Carrier) 부문은 완성차 운반선을 이용해 완성차를 운송하는 사업으로 영업이익률이 7.5-8.5% 수준에 이르는 고마진 사업부이다. 계열사 매출 비중은 2018년 기준 55.8% 수준이다.
2019년 비계열 물량의 빠른 성장세에 주목한다. 작년 4분기 PCC매출은 전년대비 +28.3% 증가세를 시현했다. 계열물량이 +33.8% 늘어난 것도 있지만 비계열 물량이 +21.7%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사는 글로벌 OEM향 물량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사는 2018년 기준 44.2%였던 비계열 물량 비중이 2019년 50%를 상회할 전망임을 밝히며 비계열 매출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2019년 비계열 물량은 +27.4% 늘어날 전망이다. 비계열 물량은 Back-haul(돌아올 때 실어오는 물량) 적재율을 높이며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이다.

2019년 미국향 수출 회복이 PCC 계열매출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계열사 매출은 국내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의 해외 수출물량과 상관성이 높다. 2015년을 기점으로 국내 수출은 하향세를 지속해 왔다. 2015년대비 18년 42만대가 감소했는데 미국과 아중동에서 각각 28.1만대, 26.7만대 감소했다. 2019년에는 미국에 투입하는 신규 SUV 라인업 대부분이 국내공장에서 수출 출하가 예상된다. 2019년 현대∙기아차 국내 수출은 지난 4년간의 역성장을 끝내고 +2.9% 늘어날 전망이다.
아중동향 수출도 회복 가시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2017-18년 재정지출 증가에도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소비세 증가로 아중동 수출은 늘지 못했다. 19년에는 추가적인 재정지출 확대로 수출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미국법인의 회복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5년 기준 매출 1.38조원, 순이익 807억원(순이익률 5.8%)을 기록했던 미국법인 실적은 18년 매출 1.44조원, 순이익 394억원(순이익률 2.7%)의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였다. 주요 해외법인 중 절대규모 측면에서나 감소율 측면에서 가장 부진했다.
미국법인은 현대∙기아차의 미국 육상물류를 영위하고 있으며 현대∙기아차의 미국판매 또는 생산대수가 실적방향성을 좌우한다. 19년 현대∙1기아차 미국 공장판매가 +11.8% 증가(현대차 +8.7%, 기아차 +16.0%)하며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물량 회복으로 고정비 부담 완화되며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순이익률 1%p 개선시 170억원의 순이익 증가를 예상한다.
 

현대글로비스에 대해 투자의견 Buy, 적정주가 170,000원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메리츠종금증권 추정 2019년 EPS 15,636원에 PER 10.8배를 적용했다.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부품업체 밸류에이션(9.5배)과 글로벌 물류업체 밸류에이션(16.9배)을 계열사향(81.6%)∙1비계열사향 이익(18.4%) 비중으로 가중 평균하여 도출했다.
동사는 물류회사이지만 물류피어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하기에는 완성차 판매실적과실적의 상관성이 높다. 실제로 동사의 밸류에이션은 대주주 프리미엄이 소멸되며 글로벌 부품피어 밸류에이션에 수렴해 있다. 이는 시장이 부품업체로 여긴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메리츠종금증권은 부품업체 밸류에이션만을 적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20%에 가까운 비계열사향 이익 비중(매출 비중은 34%)과 향후 비계열 매출 중심의 성장성이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적정주가의 2019년 말 기준 함축된(Implied)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35배로 2019년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3.1% (2020년 ROE 12.6%) 임을 감안하면 적용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단기적으로 지배구조개편 불확실성이 주가의 눌림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시장이 가지고 있는 글로비스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대주주가 글로비스의 지분을 처분하게 되는 경우 지금까지와 같은 안정적인 수익성∙성장성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가격조정∙기간조정은 불가피하다. 특히 Meritz Scenario대로 지배구조 개편시 실망 매물이 대거 출회하며 단기에 큰 폭의 조정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조정이 매수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동사의 밸류에이션은 이미 지난 5년간 조정을 받아왔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Fwd PER) 기준 글로벌 부품피어에 수렴해 있다. 피어대비 프리미엄을 대주주 프리미엄이라고 가정한다면 이미 대주주 프리미엄은 상당부분 소멸됐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추가적인 주가하락은 피어대비 할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

대주주 지분 매각 이후 수익성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수익구조가 ‘Cost+Margin’이기 때문이다. 지난 8년간 글로비스의 OPM(영업이익률)은 4.0%를 단 한번도 하회한 적이 없다. 유가 급등, 환율 급등락, 대규모 완성차 파업 등 어떠한 상황에서도 분기 OPM 4.0% 이상을 유지했다. 대주주 지분 매각 이후 4.0%를 하회한다면 지난 수년간 대주주 덕분에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받았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일감몰아주기로 계속해서 비난을 받아온 상황에서 이러한 해석은 대주주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Cost+Margin’ 구조가 유지되는 한 수익성 훼손에 대해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지배구조 개편 이후 주가 부양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난 2월 26일과 27일 현대모비스와 현대차가 주가 부양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그룹 차원의 주가 부양의지 확대로 향후 글로비스 또한 유사한 내용을 담은 주주 환원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과도한 조정 발생시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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