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2020년 이전 스크러버 장착 비율 4.2% 불과

 
IMO(국제해사기구)의 황산화물(SOx) 규제에 따른 선사의 대응이 크게 스크러버를 장착하고 기존의 연료를 사용하는 것과 스크러버를 장착하지 않고 저유황 연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누어 지면서 운임지수에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는 방법에 대
한 논의가 시작됐다. 발틱운임지수위원회는 장기간의 컨설팅을 통해 최종적으로 기존의 운임지수를 변경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다만, 기간용선지수에 대해선 케이프, 파나막스, 수프라막스, 핸디형 선박의 상세에 ‘스크러버를 장착하지 않은 선박(non-scrubber fitted vessels)’임을 명시하도록 하고 이를 4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한편 건화물선이나 탱커의 항해용선지수에 대해선 이같은 상세의 변경이나 추가가 없고, 연료유의 정의도 변경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규제에 부합하는 연료유’의 가격은 기존의 연료유보다 톤당 150~200달러 정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즈 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3월 26일의 2020년 12월물 로테르담 유가차이는 종가 기준으로 185.62달러였다. 한편 규제가 시작되는 2020년 1월 이전에 스크러버가 장착되는 벌크선(dry & wet)은 전체 6만 척 중 약 4.2%에 해당하는 2,500척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전세계 벌크선대의 95.8%는 고가의 저유황유를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운임시장에 초래하는 변화를 기간용선, 항해용선, FFA거래로 나누어 살펴
보면 기간용선의 경우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박과 그렇지 않은 선박 간에 용선료의 차이가 존재하는 이중(two-tier)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며, 이 두 시장 간에는 시황, 연료 유가 등이 반영되어 역동적인 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시황 저조기에는 스크러버 장착의 효과가 운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전체적으로 운임수준을 낮추는 힘이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KMI는 밝혔다.
이론적으로 기간용선료는 투자에 대한 자본비용(CAPEX)과 선박운영비(OPEX)를 보전받는 개념이므로 상대적으로 유가에 덜 민감하나, 항해용선의 경우 연료비가 직접비용으로 운임에 포함되는 구조이므로 훨씬 민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의 시행초기에는 스크러버를 장착하지 않은 선박이 압도적으로 많으므로 유가상승을 반영하여 톤당 운임률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향후 시장분석에 있어서는 시계열자료의 불연속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발틱운임지수는 FFA(해상운임선물거래)의 기초자산이므로 2016년 규제시행 예고 이후의 FFA거래가 발틱의 입장대로 저유황유 사용을 전제로 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기존의 연료유 사용을 전제로 한 것이었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는 것. 만일 그간의 거래가 저유황유 사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면 시장참여자들은 예기치 않은 손익의 변동성을 감수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FFA시장 참여자들은 발틱해운거래소의 ‘현행유지’ 방침에 반대하고 일정기간 병행지수의 발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반영여부는 2020년 이후의 FFA가격에 유가 상승의 영향이 포함돼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으나, 통상적으로 미래의 FFA가격에는 유가보다는 수급상황이 훨씬 크게 반영되므로 유가의 영향을 분리해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 KMI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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