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내 구조조정, LNG선 수주 증가, 환경규제 강화

▲ 출처:현대중공업
올해 조선업 키워드는 산업내 구조조정, LNG선 수주 증가, 그리고 환경규제 강화라는 지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김연수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조선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새로운 변수들은 ‘산업 내 구조조정’, ‘LNG선 수주 증가’, ‘환경규제 강화’ 등 3가지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다. 오랜 침체를 겪고 있는 조선업에 각 변수들이 기회요인으로 작용하여 업황 회복을 이끌 수 있으나, 구조적인 업황 회복을 위해서는 각 기회요인에 내재되어 있는 불확실성의 해소가 우선 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 내 구조조정: 2000년부터 지난 20년간 해상물동량 추이를 보면 품목별, 연도별로 차이가 존재하지만 전체 해상물동량은 연평균 4.6%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상물동량 중 유가 등락폭에 큰 영향을 받는 원유 및 유류품을 제외한 건화물, 컨테이너의 경우, 전체 해상물동량 추세와 대체로 같은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2003년~2007년, 2010년~2011년 두 차례에 걸쳐 평균 성장세를 상회하는 물동량을 보인 바 있으며, 2012년 이후에는 성장세가 둔화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선복량 역시 선종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전체 해상물동량이 크게 증가한 2010년~2011년에 9% 내외의 큰 성장세를 보인 후, 2012년 이후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되며 2018년에는 3% 미만으로 하락하였다. 이는 앞선 2003년~2007년, 2010년~2011년에 전체 해상물동량의 증가가 선복량의 증가를 견인하여 전반적인 과잉발주 상황이 나타난 가운데 이후 해상물동량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2003년~2007년, 2010년~2011년의 두 차례에 걸친 해상물동량의 급증에 따라 글로벌 신규수주도 2006년~2007년, 2013년에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신규수주 추세는 2013년을 제외하고 과거 대비 저하된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또 신규 수주가 저하된 가운데, 글로벌 조선업 경쟁 과열로 인한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생산능력 또한 감소하여 선박 인도량의 저하 추세도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2018년 글로벌 대비 국내 신규수주의 성장세가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의 대형조선사들이 비교우위를 지니고 있는 LNG선의 수주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의 대형조선사들은 초대형 탱커 및 컨테이너선, LNG선에서 경쟁국 대비 상대적 우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타 선종(벌커, 중소형 탱커 및 컨테이너선)에서는 경쟁국과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과거 한국 조선사들의 신규수주가 전 선종별 발주 및 수주추세와 맥락을 같이 했다면, 최근 추세는 비교우위에 있는 특정 선종별 발주 및 수주 추세에 과거 대비 상대적으로 더욱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10~20년간 해상물동량, 선복량, 신규수주 및 한∙중∙일 조선사들의 구조조정 추이를 종합할 때, 한국의 대형조선사들은 향후 고부가 선종(초대형 탱커 및 컨테이너선,LNG선)을 중심으로 시장지위를 유지하면서 더 이상의 과잉경쟁을 통한 공멸보다는 산업 내 구조조정을 통한 공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표적인 산업 내 구조조정 사례인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최종 인수까지는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여 예상 대비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도 상당 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며, 불가항력적 요인들에 의한 인수 불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의 전반적인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대형 조선사의 구조조정은 구체적인 방식의 변화 여부에도 불구하고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Clarkson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호주를 중심으로 한 신규 LNG 공급 프로젝트 투자 증가로 인해, 현재 FEED(기본설계) 단계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FID(투자승인)의 지연 없이 진행될 경우 2024년 LNG 생산량은 2017년 대비 66.4% 증가한 638.13 mtpa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국제유가 및 LNG 가격 하락, 글로벌 경제 성장세 둔화에 따른 LNG 수요 감소 등의 변수가 FID 지연으로 이어지고, 향후 LNG 생산량이 현재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도 상당 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대형 조선사는 중장기적인 LNG 생산량 증가 전망에 따른 LNG선 발주 증가를 바탕으로, 2018년 전체 LNG선 발주의 90%이상을 차지하며 LNG선 건조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NG선 발주 증가는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긍정적인 신호이긴 하나, 현재 LNG선 선복량 대비 과도한 수주잔고 및 LNG선 운임의 높은 변동성, 저조한 신조선가가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LNG선은 과잉투자 및 이에 따른 투자급감이 반복되는 특성을 보여 왔으며, 실제 수급 전망치 보다 투기적 발주에 의해 시장이 크게 등락하는 특징이 존재한다. 실제로 2004~2006년, 2011~2015년 LNG선 수주 호황 후, 과잉 발주에 따른 LNG선 선복량 급증으로 LNG선 가동률 저하 및 운임 저하가 이어졌고 이후 3~4년간의 극심한 수주 불황이 이어졌다. 실제로 2018년 기준 LNG선의 수주잔고/선복량 비율은 25.3%를 보이고 있는데, 이를 조선업 평균 수주잔고/선복량 비율 10% 내외와 비교하면 최근 LNG선 발주가 과도하게 집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LNG선 운임의 변동성도 향후 LNG선의 발주를 저하시킬 수 있는 요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2011~2017년 LNG선 수주잔고/선복량 및 160K급 LNG선 운임의 추세를 보면 서로 반비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8년의 경우, 중국의 LNG수요 급증 및 유럽 지역의 수급 불안 등으로 160K급 LNG선 운임은 하반기 중 크게 상승하였지만,2019년 들어서는 다시 빠르게 하락하는 등 LNG선 운임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글로벌 LNG 시장이 국제 원유 시장대비 과소한 점, LNG선 시장이 아직까지 전체 조선업 내 비중이 크지 않은 점(2018년 수주잔고 기준 LNG선 11.7%), 투기적 수요가 LNG선 발주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점 등에 기인한 것으로 이는 LNG선 시장에 기본적으로 내재된 불확실성인 것으로 판단된다. 또 LNG선 발주 증가와 동반하여 회복되지 못한 LNG선 신조선가 추세는 국내 조선사들에게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6년 이후 주요 원재료 가격 인상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LNG선 신조선가는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향후 조선사의 영업수익성 개선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상오염물질 배출 감소를 위해 SOx(황산화물), NOx(질소산화물), CO2(이산화탄소) 등의 선박 배출가스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면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2020년 1월 1일 이후 적용될 SOx 배출규제는 기존 배출규제해역(ECA) 외 모든 해역에 걸쳐서 현재 황함유량 배출을 3.5%수준에서 0.5%수준 이하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선주사들은 이를 준수하기 위한 방법들을 고려하고 있으며, 현실적인 대안은 저유황유 사용으로 보이며 중장기적으로 LNG 추진선(LNG연료 사용 선박) 신조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향후 신조 발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은 주요 선종별(벌커선, 탱커선, 컨테이너선) 선령 및 평균 해체 선령 등인 것으로 보인다.

벌커, 탱커, 컨테이너선의 평균 폐선 연령의 경우, 최근 추이는 선종별 다소 차이가 있지만 2005년 이후 전반적으로 평균 폐선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컨테이너선 평균 선령 및 폐선 연령 추이를 보면 서로간의 간극이 벌커 및 탱커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향후 LNG 추진선 신조의 잠재적 대상이 될 수 있는 16년 이상 선복량의 비율을 보면, 2018년 하반기 기준 벌크선 13.5%, 탱커 17%, 컨테이너선 14.2%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벌커선을 제외하고, 향후 한국 조선사들이 환경 규제의 우호적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탱커 및 컨테이너선을 대상으로 LNG 추진선 신조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까지 한국 조선사들이 우수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초대형 탱커선 및 컨테이너선의 신조 수주가 증가한다면 중장기적인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까지 규제에 대한 대응방안이 구체적으로 실행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향후 LNG 추진선 신조 수주가 활발히 진행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경쟁심화에 따라 신조 가격이 상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조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국내 조선업은 산업 내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고부가 선종(초대형 탱커 및 컨테이너선, LNG선)을 중심으로 경쟁우위를 보유한 대형조선사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속도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선복량 과잉 환경 및 경쟁 심화양상을 고려하면, 향후 신조 수주량이 과거 호황기 수준으로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 대형사별 고부가 선종위주의 수주량 및 수주잔고, 선가추이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제반 시장환경 호전 및 구조조정의 원활한 진행 등으로 주요 조선사들이 영업적자 구조에서 탈피하여 이익창출능력이 제고된 것으로 판단되는 시점에 조선업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향후 현대중공업 계열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산업 내 구조조정의 원활한 진행 여부, 고부가 선종 내 경쟁 완화가 선가추이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도 함께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김연수 선임연구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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