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의 경우 전용선 추가와 환경규제 강화는 새로운 기회라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벌크해운 시황은 1분기 극심한 부진에서 점차 회복되고 있다. 한때 595p까지 하락했던 벌크선운임지수(BDI)는 5월 들어 1,000p대로 올라왔다. 모처럼 모든 선종의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 1분기 가장 악화됐던 케이프선박의 운임은 1월 수준으로 반등했다. 아직 미중 무역갈등과 발레의 철광석 감산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으나, 이러한 수요 악재는 구조적으로 물동량을 낮추는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된다. 연간으로 길게 보면 회복 가능할 것이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피크를 지났다. 무엇보다 벌크해운 업황에 더 중요한 것은 공급인데, 내년부터 강화되는 IMO 2020 환경규제 영향으로 선복량 증가율은 둔화될 전망이다.

4월말 전세계 벌크해운 선복량은 8.5억dwt로 전년대비 2.7%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 1년간 신조발주는 전체 공급의 3.6%에 불과했다. 최근 2년 동안은 시황이 바닥에서 반등함에 따라 폐선이 일시적으로 급감했는데, 2020년 강화되는 IMO 환경규제로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폐선량은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규제에 대응하
기 위해서는 스크러버 설치에 1척당 50억원가량 투자하거나 지금보다 최대 40% 더 비싼 저황유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도 급격히 위축된 시황 탓에 그동안 판단을 유보했던 노후선박들에 대한 폐선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20년 이상된 노후선박의 비중은 7%, 15년 이상은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부진했던 1분기 시황에서도 대한해운의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9% 증가했다. 장기계약 중심의 안정성과 LNG 수송 등 사업 다각화의 강점이 부각되는 사상 최대 실적이었다. 대한해운은 한국가스공사와 포스코 등 국내외 우량화주들과 수익구조가 정해져 있는 장기운송계약 37척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1분기에는 부정기선 매출 비중을 절반 가량 줄임으로써 운임 급락에 효과적으로 대처했다. 앞으로 1년간 VLCC 4척 등 총 11개의 전용선 계약이 추가될 예정이다. 어려웠던 시황에서 입증한 수익 안정성에 더해 이제는 성장 모멘텀 역시 부각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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