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 변호사
유명 여배우 전지현이 새벽녘 집 앞에서 보라색 잠옷 바람으로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 대상은 어젯밤에 주문한 신선식품 배송 차량. 동 트기 전에 배송된 물건을 받아 들고, 유유히 집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그리는 내용의 TV광고는 새벽에 신선한 식품을 배송하여 아침에 배송을 완료한다는 컨셉의 이른바 새벽배송 업체의 광고이다. ‘잠들 때 주문하면, 눈 뜰 때 도착한다’는 것이 이들 업체의 공통된 슬로건이다.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100억원에서 지난해 약 4000억원 규모로 최근 3년 새 40배가량 급성장했다. 업계 선두업체의 하루 평균 주문량은 현재 2~3만건에 달한다고 한다. 전날 밤에 주문된 엄청난 양의 상품을 그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불과 7~8시간 사이에 개별 목적지까지 배송을 완료해야 하는데, 업무의 완수를 위해서는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한 신속하고 정확한 물류 운영이 필수이다. AI 시스템은 매출과 주문량 등의 예측 정보 및 상품 픽업 장소와 배달장소의 최적화 연계 정보 제공 등을 최단시간 내에 가능하게 해 줌으로써 기존의 물류 시스템 상의 소요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기혼가구에서도 맞벌이가 늘고 자녀 수는 줄면서 그날그날 필요한 물품만 소량 구입해 소비하는 트렌드가 형성된 것이 새벽배송 수요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육아를 하는 30대 주부들은 새벽배송 업체의 충성 고객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편, 스타트업 업체들이 새벽배송과 같은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여 배송 트렌드를 선도하는 동안 기존의 대기업들은 트렌드에 뒤쳐져 마켓쉐어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새벽배송 업계 내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업체간 출혈경쟁의 우려 및 밤샘 근로자의 과로 가능성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한, 새벽 배송업체가 물품 포장 과정에서 과도하게 사용하는 1회용품 역시 정부의 환경친화적 정책기조에 반한다는 지적이 있다.

배송과정에서의 AI의 물류 시스템 도입은 이미 접수된 물량의 처리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접수될 물량의 예측을 가능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물류 관리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 예상된다. 그리고, 한밤중의 제한된 시간 내에 막대한 양의 신선식품을 배송해야 하는 새벽배송 업체들은 한계 상황에서 폭증하는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고, 이는 향후 모든 물류업계가 받아들여야 할 필수적인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지속적인 혁신만이 생존을 보장해 주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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