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반 공급망 통합, 침체된 조직 활성화 등

▲ 좌로부터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Rolf Habben Jansen 하파그로이드 사장, Jeremy Nixon ONE 사장, Bronson Hsieh 양밍 회장 겸 사장
현대상선이 디 얼라이언스의 새 멤버로 참여하게 돼 선박단위의 규모의 경제와 함께 기업차원의 효율성 제고를 꾀하게 됐지만 풀어야 할 과제들은 많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7월 1일 3대 얼라이언스의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2017년 4월 2M과 제한적인 제휴관계를 형성해 물량과 운임 측면에서 불리함을 감수해 왔던 현대상선은 신조 초대형선을 기반으로 재건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딛게 됐다.
세계 컨테이너 해운업계는 1950년대 중반 컨테이너선이 최초로 등장한 이래 지속적으로 선박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해 왔으며 이러한 추세는 최근 2만3,000TEU급 초대형선 운항에 이르기 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됐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 노선 다양성을 확보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컨테이너 해운업계는 지속적으로 선사들 간의 제휴와 협력을 추진해 왔다. 초기에는 정기선 해운동맹(liner conference)의 형태로 운임까지 통제하는 강력한 카르텔이었으나, 1998년 미국 원양해운개혁법(Ocean Shipping Reform Act)으로 카르텔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선박공유와 선복임차(space charter)를 주 내용으로 하는 완화된 형태의 제휴협력관계로 전환됐다. 컨테이너 해운에 있어서 얼라이언스는 선사 경쟁력을 결정하는 양대 측의 하나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2008년 말 시황폭락 이후 적자 누적으로 위기를 맞은 현대상선은 선박대형화와 얼라이언스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어려움에 처했으나, 선박금융을 축으로 하는 정부 재건정책이 실행됨으로써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해 첫 번째 산을 넘었으며, 증가된 선대를 기반으로 이번에 디 얼라이언스 가입에 성공함으로써 재건을 향한 출발점에 서게 됐다.

현대상선이 세계 컨테이너 해운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선사로서 인정받아 3대 얼라이언스의 일원으로 경쟁 대열에 참여해 지속적 성장과 발달을 위해선 앞으로 풀어야 할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얼라이언스 회원사들 간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고, 급격하게 늘어난 선대에 걸맞는 세계적인 영업망을 조기에 구축하고 강화하는 것, 오랜 불황으로 침체된 조직을 활성화하는 것 등 경영진에게 무거운 짐이 얹어져 있다.

특히 현대상선의 실제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채권단은 비용절감에 주력함과 동시에 꼭 필요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협조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해운이 인적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큰 사업임을 감안해 글로벌 마케팅 조직 확충에 적절한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한편, 4차 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라 사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제 컨테이너 해운 중심 축은 ‘선박단위의 규모의 경제’와 ‘기업차원의 효율성 제고(얼라이언스)’를 넘어 ‘디지털기반 공급망 통합’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얼라이언스 문제를 해결한 현대상선에게 다음 단계에 대한 대비를 주문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따라가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KMI는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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