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기대감 이전에 재무구조 고민이 먼저
한진을 둘러싼 투자관심은 택배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택배부문은 2015년 서울 동남권 터미널 오픈 이후 비용관리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한진해운 사태가 맞물려 본업 투자에 집중하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경쟁사보다 먼저 무리한 외형확대 대신 운임 중심의 체질개선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진은 인위적인 단가 인상보다는 수익성 높은 화주 위주로 product mix를 개선시켜 왔다.
고운임 신선물류로 대표되는 농협택배는 가장 성공적 사례다. 작년과 올해 상반기 운임은 전년대비 각각 2.5%, 4% 올랐고 물량도 꾸준히 10%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2016년 1%까지 하락했던 택배 영업이익률은 올해 3%로 반등할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은 운임 인상 이후 점유율이 하락했고 롯데택배의 경우 무리한 외형확대로 적자를 못 벗어나고 있다. 어려운 경쟁환경 속에서 한진의 이익 모멘텀은 분명 프리미엄 요인이다. 하지만 택배부문의 선전만으로는 수년간 늘어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이자보상배율은 4년 만에 1배를 넘을 전망이지만, 택배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는 점이 더 부담스럽다. 결국 2020F PER 20배가 넘는 밸류에이션은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탱되어 온 것인데,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점이라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