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황유 공급은 많은 논란이 있음에도 정확한 검증과 예측이 어려운 문제이다. 아직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분석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대체로 ‘물량’만으로 본다면 공급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문제는 공급의 상당 부분이 혼합(blending)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저유황유 품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이미 저유황유가 엔진정지 등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있어 공급량과 품질 문제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대형 선사들은 적어도 초기 충격과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저유황유 물량확보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머스크는 연간 연료유 사용이 약 1,300만 톤에 이르고 있다. 이에 연료유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서비스
안정성과 신뢰성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연료유 확보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작년에 로테르담 Vopak Europort 터미널에 연간 소비량의 20%에 해당하는 대규모 유류저장시설을 임차한 이래 싱가포르에도 석유저장시설을 추가로 리스했다. 지난 2월에는 Maersk Oil Trading이 미 동안지역 수요를 충당할 정제설비를 확보했고, 최근에는 로테르담 Koole 터미널과의 거래를 통해 연간소비의 5~10%를 충당할 수 있는 초저유황연료(VLSFO)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한편 중국 코스코는 CSL과 OOCL이 금년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소비할 저유황 연료유의 80%에 해당하는 물량을 코스코와 페트로차이나의 합작사인 Double Rich를 통해 이미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나머지 20%는 서비스 조정 가능성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남겨 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물량 안정성은 확보했지만 가격은 시가에 연동하는 것으로 해 선확보의 목적이 가격고정이 아닌 것을 시사함. 한편 코스코는 유가상승 부담을 화주에게 모두 전가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화주와 협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스크러버 설치도 추진하고 있다. CSL은 지난 7월 19,000TEU 5척, 14,000TEU 4척을 포함한 23척에 대한 배출가스 세정시스템을 발주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는 저유황유 공급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음에도 대형 선사들이 적어도 초기 6개월분의 저유황유 확보를 추진하는 것은 양보다는 질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선사들도 초기충격을 가정하고 사전에 공급망 전체를 면밀하게 점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덧붙여 필요한 물량의 일정 부분을 선확보 하는 것과 동시에, 가격 면에서도 부분적인 헤징(hedging)을 통해 유가의 변동성을 제한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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