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감속운항으로 선복량 감소 효과 1.3%

▲ 사진 출처:대한해운 홈페이지
2020년 벌크선시장은 수급 개선으로 연평균 BDI가 상승할 전망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인도량보다는 폐선이 주요 변수라는 지적이다. ktb투자증권 이한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는 브라질 발레(Vale) 광미댐 붕괴사고로 글로벌 철광석 물동량 공백히 발생했다. 6월 18일 광산 재가동 승인으로 수급 개선되면서 BDI가 급반등했다.

벌크선운임지수 BDI 정상화 이후 8~9월 초강세는 화물 조기출하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 올해 4분기 선적 후 라운드 트립(round trip)을 하게 되면 해를 넘겨 2020년까지도 운항을 해야 한다. 2020년 1월 1일부터 BC유(고유황유)를 공해상에서 사용할 수 없으므로 4분기 선적 때부터 탱크 클리닝 후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한다. OPEX(운영 비용) 증가요인이므로 최대한 3분기 중에 출하해야 하는 유인이 발생했다.
조기출하 이후 4분기는 예상대로 BDI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4분기에 성약시 2020년의 저유황유 가격을 예상해 운임을 협상해야 하는데, 저유황유 스프레드에 대한 컨센서스가 부재한 상황이다.

스크러버 장착을 위해 조선소 입거 수리에 들어가며 선박 비가동일수가 증가했다. 비가동 선복량은 연초 390만톤에서 8월 680만톤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는 3분기 BDI rally의 근거가 되기엔 미약했다. 비가동선복량이 늘어난 것을 감안해도 글로벌 선복량은 연초 8.4억톤에서 8월 8.6억톤으로 지속 증가했다. 이는 예상보다 폐선이 적었기 때문이다.
결국 3분기 BDI 강세는 공급 측면보다는 수요 호조로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통상적으로 건화물 물동량은 2분기와 4분기가 성수기이고, 3분기는 비수기, 1분기는 춘절 영향으로 최비수기였다. 그러나 2019년에는 조기출하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이 유달리 많았다.

지난 11월 들어 BDI 하락이 멈추고 반등세다. 이는 1)철강가격 상승에 따른 중국 철강사들의 롤마진 개선, 2)예년보다 빠른 2020년 춘절에 대비한 단기 restocking 수요, 3)위안화 환율도 약세를 멈추고 재차 7.0위안/달러에 근접함에 따라 수입여력 증가 등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단기 반등 성격이 강하겠으나 폭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조심스럽게 1,400pt 선에서 바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중국의 원자재 수입에 중요한 변수인 위안화 환율은 예상과 달리 7.0위안/달러를 넘어서며 2019년 한차례 더 절하됐다. 2020년 위안화가 강세기조를 지속할 수 있다면 철광석 수입량 및 항만재고는 다시 증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글로벌 드라이 벌크(Dry Bulk) 물동량의 36%가 철광석이다. 글로벌 철광석 물동량의 84%는 중국이 수입. 중국의 철광석 수입은 65%가 호주, 21%가 브라질이므로 Vale의 광미댐 붕괴사고가 수요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한편 철광석 물량의 상반기 공백으로 인해 기저효과를 확보했다. 글로벌 Dry Bulk 수요 증가율은 2019년 +1.7%에서 2020년 +2.5%로 개선될 전망이다.
브라질-중국 항로의 거리를 감안하면 기저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중국 항로는 편도 33일, 호주-중국 항로는 10일 소요되므로 같은 물량이라도 브라질 철광석에 투입되는 척수가 3배 이상으로 보아도 무방하다는 것. 2020년 브라질발 철광석 물동량의 회복이 수요 반등 기여가 크기 때문에 글로벌 Dry Bulk ‘톤마일’ 수요는 2019년 +1.7%에서 2020년 +3.5%로 개선될 전망이다.

선사들의 발주여력이 제한적이므로 글로벌 Dry Bulk 수주잔고는 역대 최저 수준인 10%에서 큰 변동이 없다. 이는 2020년 이후에도 신조 인도로 인한 공급 증가 속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결국 전체 공급증감률을 좌우하는 것은 폐선량임. 일반적으로 폐선량은 시황과 반비례하므로 2019년까지는 폐선량이 많지 않았다. 2020년부터는 IMO 규제로 인해 저유황유 사용이 강제되면서 OPEX가 상승하고, IRR(순현재가치)이 하락하면서 (-)NPV(내부수익률)인 선박들의 해체가 예상된다.

기존에는 IMO 규제 시행 이전인 2019년부터 폐선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2020년 규제 시행 이후에는 폐선이 몰려 스크랩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각 선사들은 영업상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폐선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연초에 2019년 폐선량 전망치는 1500만dwt였으나 11월 누적 기준 폐선량은 기존 전망치의 절반에 못 미치는 620만dwt에 불과했다. 선사들은 2020 IMO규제에 미리 대응하기보다는 관망세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배경에는 저유황유-고유황유 스프레드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2020년 OPEX 상승이 불가피하므로 실제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선박들, 특히 노후 선박 위주로 폐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2020년 폐선량은 2000만dwt가 예상된다.

인도-폐선량 등을 감안한 공급량에 비해 실제 유효공급량은 더 적을 수 있다. 2019년에는 스크러버 장착을 위한 조선소 입거로 비가동일수가 증가했다.
2020년 이후에는 유류비 상승 부담에 선사들이 감속운항(slow-steaming)을 시작했다. 같은 물량을 더 느리게 운송하면 수급이 타이트해지는 효과가 있다.
2019년에는 폐선량 감소로 이러한 비가동선박 증가 효과가 미미했으나, 2020년에는 폐선 증가와 더불어 운임상승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선복량 전망치는 27.7조 톤마일인데, 실제로는 이보다 1.7% 적은 27.3조톤마일일 것으로 예상된다. 감속운항으로 인한 효과가 1.3%, 스크러버 장착을 위한 비가동이 0.4% 기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선박의 속도가 느릴수록 연비가 개선되는데, 운항기간은 더 길어지면서 부가적인 비용은 증가했다. 그러나 20~30% 감속운항(slow steaming)시 대부분 총 영업비용은 감소하게 된다.
2020년부터 slow steaming 증가가 예상된다. 왜냐하면 감속운항의 비용절감 효과는 당연히 연료비 부담이 높을 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연료비가 낮을 때는 감속운항이 오히려 비용부담으로 작용한다.
Dry Bulk 선박의 평균 속도는 2008년 대비 약 17% 감소했다. 2019년에는 연간(ytd) 1% 정도 추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부터 LSFO(저유황유) 사용에 따라 연료비 부담이 높아지므로 선사들은 감속운항 을 더욱 늘릴 전망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철광석 톤마일 수요의 기저효과로 수요는 3.5% 증가, 공급은 신조선 인도 지속되는 와중에 폐선량 증가하며 2.9% 신장할 것으로 보인다. Slow steaming 등으로 유효 공급량은 전년대비 1.9%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연평균 BDI 상승의 근거이다. 2019년 연 평균 BDI는 1,350pt, 2020년은 1,756pt로 전망된다.

2020년 1월 1일부터 규제적합유종이 변경됨에 따라 연료비 상승하게 된다. 기존 황함유량 3.5% 상한에서 0.5%로 제한되며, 2020년 3월 1일부터는 스크러버가 장착되지 않은 선박은 3.5% 고유황유를 선상에 보유할 수 없게 되는 내용이 확정(BIMCO)됐다. 위반시 선박구류 및 강제 디벙커링(10일 소요) 조치가 취해진다.
11월 현재 저유황유-고유황유 스프레드는 톤당 250달러 수준에 형성됐다. 대부분의 선사는 규제적합유의 가격은 MGO(디젤) 가격에 소폭 못 미치는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는 편이다. 그러나 MOL은 165달러, K-Line은 220달러로 예상하는 등 선사 또는 화주마다 2020년 스프레드 전망이 상이한 것이 문제다.
200달러를 스프레드로 본다면, 하루 50톤 연료 소비하는 Capesize 1척 기준 연간(운항일수 200일) 비용 증분은 약 200만달러로 추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장기계약의 경우 대형화주와 선사간 BAF(Bunker Adjustment Factor)라는 명확한 유류할증료 개념이 있는데, 유류비의 100%가 화주에 전가되는 구조라 BAF 조항이 있는 장기계약선박의 이익은 유가 변동에 노출돼 있지 않다.
선사들의 운임 전가력은 높을 것으로 예상. 중국 철강사를 제외한 대형화주들은 이미 대략적인 BAF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일철주금은 11월 earning call에서 IMO 규제로 인한 비용 증분이 톤당 1,000엔(약 1만원)일 것으로 전망하는 등 주요 화주들은 CSR(기업의 사회책임) 관점에서 비용분담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철강사들의 롤마진이 톤당 200~300달러임을 감안시 1,000엔의 비용증가는 화주들에게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없다는 것. 반면 선사들에게 있어 유류비는 영업비용의 20~25%를 차지하는데 유류비가 60~70% 증가하게 되므로 타격이 큰 편이다. 통상적으로 화주가 BAF를 통해 유류비 변동을 감내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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