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 대표변호사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관련 중증 폐 손상 사례가 1천여건, 사망사례가 수십여건 발생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된 중증 질환 의심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 사용을 중단해달라고 하여,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중단'을 강력하게 권고한 상태이다. 특히 아동•청소년과 임산부,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비흡연자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이 들어 있는 액체를 기화해 흡입할 수 있도록 만든 기기다. 국내에 처음 소개됐을 때는 수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라 일반 담배보다 덜 나쁘다는 인식이 있었다. 일반 담배를 끊기 위해 전자담배를 사용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미국의 대량 중증 질환 발생 사태를 계기로 우리 정부가 국내 시판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의 액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요 의심물질 분석 결과, 국내 시판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의심되는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과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된 가향물질인 ‘디아세틸’ 등이 검출되었다. 이에 따라, 편의점 등 유통업계는 의심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을 즉각 판매 중단했고, 국방부도 액상형 전자담배의 군부대 반입을 금지토록 했다.

미국에서 사태가 발생한 것을 보고 뒤따라 대응을 하여 시작이 늦긴 했지만, 검사 후 문제 있는 제품들에 대해서 일단 사용중단 조치가 실행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이미 해당 액상형 전자담배의 위험에 노출되었던 사용자들에 대한 구제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액상형 전자담배의 폐질환 유발 성분이 제거되거나 다른 물질로 대체된다고 해서, 전자담배가 담배로서의 유해성을 가지지 않는다고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일반 담배와 달리 냄새가 나지 않고, 라이터가 필요 없는 등 편의성도 월등하여, 전자담배는 청소년 층 등의 진입장벽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 담배의 유해성도 사용 후 많은 세월이 지나서야 밝혀진 것처럼, 전자담배도 어떠한 숨겨진 유해성이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가 담배의 유해성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 상태로 유통을 하여 왔는지가 이번 사태를 통해서 드러났다고 보인다. 앞으로 전자 담배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금연 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백해무익한 담배는 그 형상을 바꾼다고 해도 여전히 담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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