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 대표변호사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개 부문에서 오스카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 영화로서는 후보에 지명된 것도, 수상에 성공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언론들은 ‘기생충’의 오스카상 석권에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를 새로 썼다"며 극찬했다.

애초 ‘기생충’의 국제영화상 부문 수상은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기생충은 이미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한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 92년 역사상 비영어 작품으로서는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할 것까지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감독상, 각본상까지 수상한 것은 비영어 작품이지만, 미국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언어 이상의 것으로 사로잡았다는 증거이다. 이쯤되면 ‘기생충’이라는 영화 자체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영화의 시상식에서의 성공 스토리 역시 올해 최고의 반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기생충’은 인류가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인 빈부격차를 뛰어난 영화미술과 영상미에 녹여낸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전세계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였기 때문에 그만큼 반향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독특한 스크립트를 영화에 잘 녹여낸 배우들의 열연이 명작의 완성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러한 영화의 완성도에 더하여 유튜브, 스트리밍 서비스, 소셜미디어로 국가간의 문화장벽이 허물어지고, BTS를 비롯한 한국의 문화산업이 세계인들에게 이른바 ‘핫’한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풍조가 ‘기생충’에게 오스카상 4관왕의 영예를 안겼을 거라 생각한다. 헐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이 객석에 앉아 한국 감독이 연단에서 말하는 수상소감을 듣는 장면은 더 이상 이상하거나 생경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를 넘어 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 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모두가 움츠러든 이때에 사람들의 마음을 덥혀 줄 훈훈한 소식이다. 영화가 주는 감동을 넘어 국위선양까지 이뤄낸 영화 ‘기생충’의 관계자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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