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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前 대한변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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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4  16: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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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불가항력적 요소 강해...법원, 한정 범위내 불가항력 인정할수도
“분쟁 발생시 법원이나 상사중재원 포워더 어려운 사정 충분히 이해할 것”
용선료 미지급 시 용선체인관계 당사자들에 연쇄 부정적인 영향 미쳐

 

   
▲ 김현 대표변호사
Q.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해운업계가 패닉상태입니다. 전산업계가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글로벌 산업인 해운업계가 법적인 문제로 상당한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변호사님의 견해는?

수출주도형 경제를 취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해운산업이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분야입니다. 해운산업을 진흥시키는 것이 국익을 위한 길입니다. 40%가 넘는 주가하락은 해운업계의 어려움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물동량입니다. 물동량 감소로 운임지수가 하락하면 용선선박이 많은 선사는 적자를 피할 수 없어 회생신청이나 파산 우려에 직면하게 되고, 포워더도 당연히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조선소의 선박건조 포기, 용선료 지급불능, 조기반선문제(선박회수), 부킹한 선박의 운항취소(항해용선), 수하인의 화물수령거부(불경기에 많이 발생함)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조선소가 선박건조를 포기하면 Refund Guarantee(RG, 선수금환금보증)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조선업체가 선주로부터 선수금을 받으려면 은행, 보험 등 금융회사 보증이 필요한데 이를 선수급 환급보증(R/G)이라 합니다. 선주가 선박을 제대로 인도받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으로부터 선수금을 대신 돌려받을 수 있게 됩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납기지연 손해를 입은 기업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고 그로 인한 손해배상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우리나라와 중국의 수출입 선박에 대해 각국의 검역 절차가 강화됨에 따라 해외 항구에서 컨테이너 화물 운송작업이 지체되어 화주 입장에서 체선료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Q.중국 조선소가 코로나 사태로 일찌기 불가항력을 선언한 바 있고 국내 조선소 한곳도 최근 불가항력을 선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선소와 선주간 불가항력에 대한 판단기준도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일반적으로 기업간 무역거래계약서에는 태풍, 홍수, 지진, 전쟁 등 ‘회피할 수 없고 어느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사정’을 불가항력으로 규정하면서 손해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을 통상적으로 포함시킵니다. ‘불가항력(act of God, force majeure)’이란 당사자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사정을 말합니다.

불가항력은 단지 당사자에게 잘못이 없음을 의미하는 무과실보다 좁은 개념이기는 하지만, 판례의 해석을 살펴보면 불가항력과 무과실의 판단기준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법 제796조는 운송인은 불가항력을 입증하여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상법 제810조, 제811조는 불가항력으로 인하여 운송물이 멸실되거나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운송계약의 자동종료 또는 해제·해지 및 운임의 지급 여부와 범위를 정하고 있습니다.

또 민법 제390조 단서에 의하면 채무자의 과실 없이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경우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데, 불가항력이 여기에 대표적으로 해당할 것입니다. 이처럼 '불가항력'은 당사자가 예견·회피할 수 없는 사유로서 당사자의 지배영역 외에서 발생하여 결국 계약당사자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므로, 본래 계약에 따른 급부의무를 소멸시키거나 적어도 의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하는 효과를 가집니다.

인류 전체에 주어진 문제로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사정에 따라 불가항력으로 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코로나19의 감염으로 조선소 근로자가 정상적인 작업을 할 수 없거나 자재공급 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조선소는 코로나19라는, 조선소의 귀책사유로 볼 수 없는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적인 사정으로 사실상 작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불가항력을 주장할 여지가 있을 것입니다.

반면 발주자인 선주의 입장에서는 불가항력을 좁은 의미로 해석하고자 할 것입니다. 결국 법원이나 상사중재원이 판단할 문제입니다. 사견으로는 사상 유례없이 놀라운 속도로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19는 불가항력적 요소가 강하고, 법원이나 상사중재원이 한정된 범위 내에서 불가항력을 인정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채무자의 부담을 대폭 경감해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Q.최근 외신은 유럽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공급사슬에 큰 차질을 빚고 있어 유수 포워더가 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조선소와 달리 전세계적으로 수천개에 달하는 포워더의 이같은 불가항력 선언은 향후 물류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는데요?

물류의 이동은 사람의 역할이 요구되는데, 사람의 이동이나 활동이 제약되는 상황에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포워더의 역할은 국제물류를 전제로 하는데, 인적 이동이 통제되거나(입국거부 등) 또는 물적 이동이 제약받는(상품 수출입 제한 또는 지연 등) 상황에서는 국제물류 시스템의 붕괴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포워더의 영역은, 장소적으로 국제성, 그리고 운송수단이 복합성(육해공)으로 인해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국내운송보다 더 높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최근 안전운임제(컨테이너, 시멘트 운송에 적용) 시행으로 육상운임이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화주와의 관계에서 을의 지위에 있는 포워더의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문제까지 겹쳐서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원이나 상사중재원이 이 같은 포워더의 어려운 사정을 충분히 이해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Q.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적선사들에게 긴급 경영자금 지원책을 내놓았습니다. 대책은 발표됐지만 정부와 업계와의 온기 차는 큰 것으로 판단됩니다. 시행과정에서 마찰도 예상되는데요?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경영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미봉책일 뿐입니다. 코로나 발생 이전에도 한진해운 등 대형컨테이너선사가 예기치 않게 파산하는 등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미봉책 아닌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시행이 필요할 것입니다.

정부가 국적선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금융정책 외에도 세제정책이 필요하고, 관련 당사자들간의 이해관계조정을 통한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상황이 계속적으로 더욱 악화될 경우 긴급재정경제명령 등 헌법상의 비상수단도 강구하여 위기를 극복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Q.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장기화시 원리금 상환문제, 용선료 미지급 문제, 선화주간 의견대립 등으로 국적외항선사들로선 법정으로 비화되는 사태에 미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변호사님의 고견은?

선박금융이나 운영자금 대출을 받은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상환이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하므로 금융 세제적인 지원방안이 필요합니다. 공공시설(임대료, 사용료, 항비 등) 이용요금의 감면 등을 고려함으로써 국적외항선사의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하여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입니다.

용선료를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선주와 화주(용선자)간의 이해조정을 통한 합리적인 해결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용선료 미지급이 발생하면 용선체인관계에 있는 당사자들에게 연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Q.한국해양진흥공사법 개정안이 오는 5월중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운영자금 보증이나 일반 대출 보증 등의 기능이 없는 해진공으로선 보증범위 확대 등을 주골자로 일부 개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와관련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보증범위를 확대하는 등으로 한국해양진흥공사법을 개정하는 것은 일단 고무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일반 운영자금 직접보증이나 대출보증을 통해 해운항만업계가 긴급 운영자급도 지원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니 큰 기대가 됩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선사들이 운영자금 대출에 애로를 겪고 있는데, 해양진흥공사가 신용을 보증해줌으로써 사실상 신용대출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와 더불어 일반은행이나 제2금융권도 위기 극복에 동참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지원을 함에 있어서 예상하지 않은 WTO 위반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심도 있는 연구와 검토를 거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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