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하락할수록 탱커 시황은 호조세를 보여왔다. 최근 유가 급락으로 탱커 운임은 급격히 상승했으며 Frontline, Teekay tankers와 같은 뉴욕 상장 탱커선사들의 주식 가격은 유가 하락폭을 상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낮아진 석유가격은 석유 해상물동량을 늘리며 탱커 용선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는 18척의 VL탱커를 단 번에 용선을 잡아 용선료 상승을 부추겼다. 현재 글로벌 VL탱커 수주잔량은 1년 수주량 수준인 59척에 불과하며 이는 운항중인 선박량 대비 7.32%로 역사적 저점수준이다. 탱커 선박은 한국 조선업 전체 수주잔량에서 40~45%를 차지하는 주력 선종이다.

늘어나는 탱커 수요와 부족한 수주잔량을 고려하면 탱커 발주량은 당장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4년 유가 급락이후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VL탱커와 LNG선 수주량을 대거 늘린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선박 수주를 늘리기 위한 단기적인 문제는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한국 조선업은 원화 강세 국면에서 수주량이 늘어나고, 주가가 올랐었다. 원화 강세는 외화선가를 높여 선주들의 발주 움직임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한국 조선업은 세계 1위의 위상을 갖고 있고 선박 건조원가가 원화로 구성돼 있어 원화 선가를 고정시켜 놓고 환율 변동에 따라 외화선가로 수주 협상을 하게 된다. 따라서 원화가 강세가 되면 외화 선가가 높아져 선박 수주량이 일시에 늘게 되고, 지금처럼 원화가 약세가 되면 선주들은 추가적인 외화선가 하락을 기다리게 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금융 시장의 충격과 원화 약세로 인한 단기적 선박 수주 부진 가능성을 이유로 조선업체와 조선기자재 그리고 기계업종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선소들의 선박 건조작업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고 특히 탱커 선박은 조기 인도 요청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원화 약세로 주가는 일시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조선소와 기자재 기업들의 영업실적은 예상치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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