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경에 출범 계획..."물류 자회사 설립 검토중인 듯"

▲ 포스코, LNG추진선 연료탱크에 세계최초로 고망간강 적용 성공. 사진 출처:POSCO 홈페이지
포스코가 해운업에 진입을 검토한다고 소식에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KMI에 따르면  최근 언론을 통해 포스코가 통합물류전문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7월경에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어, 포스코의 철광석, 석탄 대량화물을 운송하는 우리 선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이 공개적으로 논의된 바 있는데, 다시 이 사안이 대두돼 우리 해운시장의 선화주 상생 메카니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물류자회사 설립을 통해 철강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과 원료탄, 그리고 생산된 철강제품의 운송에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는 이점이 크다고 판단할 수 있다. 나아가 운송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기업 내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통한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생각으로 이해됨. 쉽게 생각하면, 포스코의 해상운송 비용 중 해운기업의 마진만큼의 비용 절감은 최소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선사의 입장에서는 우리 대량화주의 안정적 운송계약이 사라져 국제경쟁력의 심각한 훼손이 우려된다. 선사의 포스코와의 운송계약은 그 자체로 선사 신용도 상승에 크게 도움이 되어 조달금리 인하 등의 부수적 효과가 있다. 더욱이 제3국 운송시장의 영업력 강화에도 우리 대량화주와의 협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우리 대량화주가 제공하는 운송계약을 기반으로 선사 자원의 활용에 수반되는 규모의 경제 및 범위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장위험 관리, 법률/계약 관리, 영업 등의 선사 전문인력의 활용에 큰 편익을 가질 수 있다. 또 이러한 제3국 운송시장 진출에 따른 국민경제적 파급효과까지 고려하면, 우리 선사의 국제경쟁력 훼손에 따른 비용 규모는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해운법 제24조 7항에서는 “원유, 제철원료, 액화가스, 발전용 석탄의 화주가 사실상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법인이 그 대량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해상화물운송사업의 등록을 신청하는 경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미리 국내 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관련 업계, 학계, 해운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정책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등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포스코의 물류자회사가 해상화물운송사업자로서 등록하는 것은 이 조항에 의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된다. 다만, 현대글로비스, 판토스 등과 같이 물류자회사로서 모기업의 물류전반의 업무를 대행하는 기능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철강산업의 도전에 직면한 포스코가 물류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대응전략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물류부문의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를 물류자회사를 통해 풀어가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물음이 제기됐다.  파트너 선사들이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마진을 받는 만큼을 물류자회사를 통해
포스코 내부화하면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의 합리성을 고민해 보아야 함. 오히려 파트너 선사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상생의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포스코와 우리 해운산업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물류기업은 선박의 확보, 운항 및 운영 등에 있어 전문성을 갖춘 조직이다.

이러한 전문 선사의 도움을 받아 모기업 물류 전과정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물류비를 낮추는 전략의 개발이 더욱 긴요하다고 판단된다. 만약 경쟁력 있는 우리 선사가 도태돼 국내 해운시장이 글로벌 외국 선사로 채워진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비용부담과 운송 안정성의 훼손이라는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따라서 포스코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선사와의 협력을 강화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여기서 파트너 선사는 자신들의 전문성이 포스코 물류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바를 계량화해 제시하고, 포스코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을 넘어서는 전문 서비스 제공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KMI는 강조했다.

한편 과거 포스코는 자회사로 거양해운을 설립했지만 우려했던 대로 해운기업 자회사 설립은 실패로 돌아가고 거양해운은 결국 한진해운에 합병됐었다.

김준석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조심스럽게 "국적외항해운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가 전문해운선사를 설립할 것으로  생각치 않는다"며 "판토스와 같은 물류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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