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최악 상황 극복여부 관건...정부 철저히 모니터링해야

▲ 사진 출처:한국해양진흥공사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창궐 위협은 전세계를 전시(戰時)상황으로 만들었다. 경기 침체(Recession)를 훨씬 뛰어넘고 1929년 대공황(Depression) 보다 심한 충격이 예상된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산업계가 패닉상태이지만 특히 운송물류 분야는 직격탄을 맞아 휘청되고 있다. 항공산업은 아사직전이다. 대한항공이 6개월간 직원 70%를 대상으로 순환 휴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육상운송분야도 국내에 한정될 경우 예상보다 큰 타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해운업계는 글로벌 해운기업들은 물론이고 아시아역내 선사들도 물동량 급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주, 유럽항로 정기선 항로의 경우 해상 컨테이너물동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50항해를 중단했다는 외신 보도를 접할 때면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난해 세계 컨테이너선사들이 속속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있는데, 10대 세계 컨테이너 선사 중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HMM(구 현대상선)이나 대만의 양밍을 제외하곤 모두 영업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적 아시아역내 운항 컨테이너선사들의 작년 한해 실적이 발표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영업이익을 내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도 녹록치 않은 시황이었다. 공급과잉에 수요는 늘지 않아 선사들이 낮은 운임에 컨테이너화물을 운송해야 했지만 대부분 양호한 실적을 냈다.

해운선사들은 2020년을 맞이하면서 보다 새로운 각오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내심 이를 악물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혀 가보지도 경험하지도 못한 코로나19 창궐에 전산업계가 쓰나미처럼 흔들리고 있어 그 충격은 너무 크다.
지난해 아시아에서 미주로 수출되는 컨테이너화물량이 2009년이후 처음으로 감소가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직 정확한 수치는 잡히지 않았지만 작년 한해 어려운 시기에 선사들은 상당히 선방했던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1월초 발현됐다는 보도가 첫 나올 시 중국에 국한된 역병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부분도 없지는 않다.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아시아 국가보다 대혼란에 빠지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스, 메르스 사태에 견줄 수 없는 충격을 전혀 예상치 못한 것도 사실이다. 상황은 악화될지 모르지만 몇개월 지나면 치료제가 나오고 진정될 것으로 안이하게 대처한 부분도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대공황보다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는 세계 경제 대 혼란을 어떻게 수습해 나가느냐다. 현 상황에서 이같은 얘기가 공허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우한발 코로나바이러스를 발현시킨 중국이 3개월여 지난 지금 종식 선언을 할 단계에 왔다는 데 다소 안도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 싱가포르 등 국가들이 선방하고 있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우리 해운업계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지만 내실을 다져온 선사들은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위협받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실어나른 해상물동량이 줄어들어 전년대비 영업실적이 크게 하락하기는 했지만 1분기 흑자를 시현한 곳도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희망의 끈을 더욱 잡아당기게 한다.
4월과 5월이 코로나19 창궐이 정점이라고 볼 때 2분기 해운선사들의 실적이 걱정이 된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동남아 국가들 대부분이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어 해상항로가 열려있어도 물류 공급망은 곳곳에서 끊긴 상태이기 때문에 해운선사들의 2분기 실적에는 심한 타격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속에 3개월여 패닉상태에 있는 우리 해운업계를 들여다 보면 안타까움도 있지만 대견스러운 면도 있다.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관계당국이 해운업계에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대책을 마련해 신속히 적기에 국적선사들을 지원하고 있어 한켠 마음이 놓인다. 김준석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 대출이 아닌 직접 현금 지원 효과가 있는 항만시설사용료, 도선료, 임대료 등의 감면조치는 한중카페리 선사들에겐 가뭄속의 단비와도 같다. 여기에 IMO2020 시행에 의해 기름값이 비싼 저유황유를 사용하고 있는 한중카페리사들은 연초 고유황유와 저유황유 가격차가 300~400달러에 달해 경영압박이 매우 컸다. 하지만 원유가가 급락하면서 가격차가 100달러이내로 크게 좁혀지면서 한중카페리선사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어 천만다행이다.

한중카페리선사 한 임원은 “한중 카페리선사들은 코로나사태로 매출의 30% 비중을 갖고 있는 여객운송이 전면 중단되고 한중간 수출입 컨화물도 급감해 심각한 유동성 악화가 예상됐지만 정부의 실속있는 지원에다 저유황유 가격의 급락에 임직원들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면 이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정신력을 다지게 된다”고 말했다.

아시아역내 국적 컨테이너선사들은 1분기를 선방하며 보냈지만 2분기는 크게 체감할 정도의 물동량 급감과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 저유황유 가격이 급락하고 유류할증료를 받으면서 1분기를 나름 잘 이겨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중국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한 향후 해운 시황은 대혼전이 예상돼 철저한 대비가 절실하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흥아해운이 관리종목이 돼 걱정스럽지만 해수부 관계자들과 흥아해운 CEO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한국산업은행측과 긴밀히 협조하며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기대를 해 본다.

무엇보다 흥아해운의 컨테이너 정기선 사업부문을 인수한 장금상선의 화이팅이 절실하다.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현 한국선주협회 회장)이 대의적(大義的) 입장에서 흥아해운 컨사업부문을 인수해 흥아라인을 새로이 설립했지만 코로나 사태를 맞아 타 선사들보다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해운산업 재건시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통합시책에 장금상선은 적극 동참하며 사실 힘겨운 결정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장금상선과 흥아라인의 영업실적을 철저히 모니터링해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고려해운, 남성해운, 천경해운, 동진상선, 동영해운, 범주해운, 한성라인 등 국적 근해선사들의 화이팅이 특히 눈에 띈다. 대면 영업이 어려운 이 시점에서도 새 패러다임을 적극 수용하면서 선방하고 있는 모습에 더욱 힘을 실어넣어 줄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책이 기대된다. 국적 근해선사들은 IMF시절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한국 해운산업을 지키는 버팀목이 돼 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일 카페리선사 중 팬스타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부산과 일본 오사카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팬스타는 일본에 체류 중인 한국 국민이 불편없이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수요가 있는 기간까지 여객 수송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3월 10일 발표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날 부산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승객은 한 명도 없었지만 일본에서 부산으로 오는 승객을 위해 배를 운항했던 것. 팬스타그룹 김현겸 회장은 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직을 맡고 있어 더욱 비장한 경영에 임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한일 국제여객선 항로의 경우 한중카페리항로에 버금가게 매우 어려운 여건에 있어 정부의 철저한 모니터링에 의한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한편 세계 9위 컨테이너선사이며 대한민국 최대 선사인 HMM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4월 1일부로 디얼라이언스 멤버로서 새로운 운항서비스 체제를 갖춘 현대상선은 국내외 해운업계의 이목이 모아지는 해운사다. 코로나19 창궐이전에는 3분기 흑자전환까지 예상했지만 시황이 돌변해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가 어떠한 수순을 밟아갈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HMM호'를 이끄는 배재훈 사장과 산업은행의 방향타 향배가 주목되는 바다. 

한진해운 컨테이너사업부문을 인수해 특유 독자적 스타일의 원양항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SM상선은 2M과 새롭게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개시해 이목이 집중됐다. SM상선이 어떠한 화이팅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4월 6일 벌크선운임지수 BDI는 604p를 기록했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운임지수는 바닥에서 헤메고 있다. 대형, 중소형 벌크선사들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상당한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대형 화주나 전략물자 장기운송계약 비중이 큰 대형 벌크선사들은 리스크가 크게 노출되지 않고 있지만 스팟 운송영업에 전적으로 임해야 하는 중소형 벌크선사들은 자칫 줄도산 위기로 맞을 수 있어 정부의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기재부가 적극 지원체제를 갖춘다면 해양수산부, 해양진흥공사, 한국선주협회 그리고 해운업계가 하나가 돼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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