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선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며칠째 30~50명선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벌써부터 확산우려 분위기가 느슨해지는 조짐이 보인다. 하지만 전파력이 독감의 수배에 가까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는 것은 자칫 대규모 집단감염을 재연할 수 있어 너무 걱정이 앞선다. 특히 총선을 코앞에 두고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여야간 신경전이 민감한 상황이다.
총선때면 언제나 볼쌍사나운 정치권의 행태에 혀를 내두르지만 이번 총선은 더욱 그렇다. 권력욕에 모든 것을 팔아먹을(?) 작정이다.

총선에서 이기느냐 아니며 패자가 되느냐 문제보다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경제 파탄을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하느냐가 정치권의 숙제다.
1분기 기간산업들의 실적들이 발표되고 있다. 예상외로 선전한 곳도 있지만 전년동기대비 30~40% 마이너스 실적을 낸 곳이 허다하다. 항공업계는 아사직전이고 자동차업계도 숨통이 막힐정도로 실적이 저조하다. 처음 겪는 일이라 어쩌면 어떻게 당혹감을 표현할지 모르는 상황일게다.

항공업계와 달리 해운업계는 완전 봉쇄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선박들이 국내외 바닷길을 운항하고 있다. 해운업계가 한가닥 희망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컨테이너선, 벌크선, 탱커, 자동차선 등이 힘겹게 투입돼 서비스에 임하고 있다. 자동차선의 경우 동남아지역을 제외하고 미주, 유럽 등 주요 수출입 국가의 공급망이 완전 마비된 상태이기에 가장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다행히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매년 수천억의 영업이익을 내며 현금 실탄을 장착해 논 기업이기에 이 위기를 잘 이겨낼 것으로 예측된다.

국적 컨테이너선사들의 경우 HMM, SM상선 등 원양항로를 취항하는 선사와 아시아역내를 취항하는 선사들의 실적 대비나 전망은 차이가 있다. 현 난국에서 대형 선사들의 경우 해상물동량 급감에다 운항비용 부담이 상당해 임시결항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상선은 이달 하순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첫 명명식을 갖는다. 우리 해운업계로선 큰 행사이지만 코로나 사태로 조촐하게 치를 예정이다.

국적 아시아역내선사들은 지난해 실적에서 보여주듯 내실을 다져왔기에 코로나 사태 대응력에 있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뢰감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선박운항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 공동운항 등 돌파구를 찾는데 적극 나서고 있지만 1분기와는 달리 2분기의 마이너스 실적에 대한 충격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코로나 사태에 따른 정부의 해운업계 긴급 경영자금 지원액이 현실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한중, 한일 국제여객선사에 300억원, 국적외항화물운송업체에 900억원, 항만하역사업업자에 300억원을 긴급 투입해 경영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국적 외항화물운송업체들이 신청한 액수는 1천억을 훨씬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카페리선사의 경우 해운대리점 성격의 몇개 카페리사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적 외항선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긴급 경영자금 지원책이 해운사들에게 체감있는 도움이 되기 위해선 정부나 공공기관이 직접 대출 보증을 해 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해양진흥공사도 일반운영자금 보증이나 일반 대출 보증이 현행법상 불가한 상황에서 금융권에서 해운사들이 대출을 받는데는 신용등급 등 요건이 까다로워 적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귀띔한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해운분야는 항공분야에 비해 긴급 지원이 우선 실행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금융권도 자체적인 신용등급 유지와 자금 조달 문제가 있어 대출 기준을 크게 완화하기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운, 항만, 해양, 수산 전문가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한 대응방안과 코로나 펜데믹 이후 정책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해운업계 일각에선 화상회의 참석자를 놓고 견해가 분분하다. 해운업계 현안을 실제 체감하며 최적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

코로나 사태가 가장 위협적인 것은 불확실성이다. 언제 종식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 전망도 들쭉날쭉이다. 물론 마이너스 전망에서 수치가 오갈뿐이다.
펜데믹 이후 대공황보다 더한  충격이 몰려올 때 글로벌 산업인 해운산업이 어떻게 지혜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해법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업계 CEO와 정기 모임을 갖고 해운사들이 진정 무엇을 요망하는지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특히 각방면 해운전문가들과 긴밀히 협조하며 코로나 사태이후의 시황 수습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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