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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남 편집위원 칼럼]"NO COUNTRY FOR OLD MEN", 초고령화 시대 앞둔 노인문제와 호칭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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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30  15: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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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대남 편집위원
1923년 노벨상을 수상한 아일랜드의 시인 겸 극작가, 윌리엄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Sailing To Byzantium)'에서의 '노인이 살아갈만한 나라가 아니다 (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와 미국의 소설가 코맥 매카시(Comac McCathy)의 소설과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란 난해한 내용의 의미가 문득 머리를 스친다. 이는 세상이 많이 바뀌고 험악해지며 자신이 이해할 수 없게 변했거나 마구 돌아가기 때문에 생긴 노인들의 하소연으로 이 세상이 노인이 살아가기엔 너무 힘든다는 뜻일테고“나이가 들면 자기가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만큼 행복한 법"이라 했단 링컨 대통령이 남겼다는 명언도 함께 생각나는 요즘이다.

"내가 왜 할머니야?" - 초등학생이 60대 중반의 어느 중장년 부인에게 "할머니, 서울역을 가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나요?"하고 물었다가 친절한 안내는 커녕 벌컥 화를 내는 모습에 당황한 학생이 울쌍이 됐단 널리 알려진 얘기는 나마니들에 대한 호칭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한 경종이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전적 의미- '할머니'는 1.아버지의 어머니 2.늙은 여자를 친근하게 일컫는 말 3.부모의 어머니와 같은 항렬에 있는 여자의 총칭이고, '할아버지'는 '1.아버지의 아버지 2.부모의 아버지와 같은 항렬에 있는 남자의 총칭 3.나이 많은 남자를 친근하게 일컫는 말'로 적혀있다.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주로 70대 이상 병원에 입원해 있는 노인들이 간호사를 '아가씨'라고 불렀다가 핀잔을 받는 예나 편의점이나 음식점 기타 접객 장소에서 '이봐요', '여기요', '헤이'란 재래식 호칭을 썼다가 무안당한 경우와 '총각', '처녀', '언니', '오빠', '아줌마', '아저씨' 또는 '이모'니 '고모'로 불렀다가 종업원들로부터 말조심하라는 경고조치를 당하는 광경을 누구나 많이 봐 왔고 더러는 몸소 겪었을 것은 불문가지다. 특히 나이들어서도 천방지축으로 나돌아 다니며 제법 폭 넓게 교통하고 볼 일 없는 곳에 할 일 없이 널뛰듯 발을 딛고 낯선 사람을 자주 만나며 술 한잔씩 하는 자리에 출몰하는 필자의 경우이고 보면 더욱 그러하다.

뿐만 아니라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부모님대의 연령자에게 '여사님'과 '사장님' 또는 '아버님'이나 '어머님'으로 불렀다가 얼굴은 나이가 들었지만 아직 노총각 노처녀라거나 아니면 때로는 "내가 왜 네 아버지냐?"와 "내가 왜 네 어머니냐?', 또는 "나는 너 같은 자식 둔 적 없다"는 대꾸를 하는 경우와 심지어 "선생님"으로 불러도 "난 선생이 아니고 실업자인데"라고 한다면 이래저래 사회생활을 하면서 늘상 겪게 되는 호칭으로 인해 생기는 신경쓰임과 갈등은 참으로 이만저만이 아니라 할 수 있겠기에 우선 노인 호칭에 대해서 나름대로 곱씹어 볼 때가 잦다.

호칭이나 지칭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정겹기도 하고 어색해지거나 경계심과 선입견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나라 말같이 호칭이 다양하고 '하게, 하소' 까지 겹치고 보면 낯선 초면의 경우는 상대방을 어떻게 부를까, 호칭에 대해 신경 쓰이고 예를 갖추기가 힘든 나라는 크게 드물 것이다. '미스터 프레지든트(Mr.President)'계급장 떼고'나 '야자 타임'같이 수평적 호칭으로 호칭파괴문화가 팽배하고 있지만 그래도 매너나 에티켓의 본질은 상대를 존중하고 친애함으로써 편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기에 호칭문제에 더욱 긴장하게 된다. 한편 개인주의와 합리주의가 앞서고 해외문화를 경험한 젊은 세대들과의 세대별 갈등도 고려 대상에 추가되기도 한다.

군대는 계급이 어른이고 사회에선 나이가 어른이라 하지만, 우선 남녀 노인들에 대한 호칭으로 '할머니·할아버지'를 비롯하여, '나마니, 노인네, 노인장, 노형, 어르신, 어르신네'와 '선생님'과 '고객님'이 있는가 하면, '어머니, 아버지, 고모, 이모, 아저씨, 아주머니, 삼촌, 언니, 오빠'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경우의 호칭'이 혼용되고 있으며 또 이를 듣는이의 입장에 맞춰 선택해서 부르기도 무척 어렵다. 그리고 호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나이와 지위가 다르더라도 손위 사람으로부터 어떻게 불러 달라는 요구가 있으면 이를 따르는 게 가장 무난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4,50년 전에 나이든 노인들에게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할머니·할아버지'나 '어르신' 이란 호칭으로 불리는 것을 요즘은 듣는 당사자들이 불편해 하거나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경우가 많고 보면 호칭이란 사회적 약속이며 우리의 생각을 담는 틀이기도 한 측면에서 볼 때 부르는 측과 듣는 측이 1대 1의 관계에서 묵시적으로라도 상대방과의 합의가 있다면 상대방이 선호하는 것으로 불러주는 것이 최상이란 결론이 도출된다. 2004년 당시 행정자치부는 민원인의 호칭을 '고객님'으로 부를 것을 권장했고 반면 국립국어원은 '선생님'을 제안했으며 일반적으로는 '어르신'이 선호되고 있다.

자주 필자는 어긋지기로 사람이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손주가 없으면 그저 '나마니'나 '노인네'나 '어르신' 정도로 불림직 하며 '할머니·할아버지'란 호칭은 손주들 둔 사람이라야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존칭이요 경칭이며 이는 위대한 훈장이며 영광스런 벼슬이요 작위라는 우스개에 이어 손주를 여럿 둔 나마니들이 '아주머니·아저씨'로 격하된 젊은 호칭을 선호하는 건 너무나 우스꽝스러운 자기비하 내지는 '집단호칭 연령기만징후군현상'이란 딱지를 붙이고 싶다. 오래전 한때는 여대생들이 남친이나 남자 선배들을"형! 형!"하고 부르더니 근래에는 괴상망칙하게 남편을 "오빠! 오빠!"로 부르는가 하는 남자 노인들도 나이 좀 적은 할머니나 아주머니더러 "오빠"라고 불러 달라는 막가파 호칭 사례를 보면 호칭의 진화나 퇴보 현상인지 모르지만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사실 1964년 우리나라에서 노인복지법 및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법으로 정한 노인은 만 65세이상이다. 그러나 요즘 65세 이상은 노인처럼 보이지도 않고 스스로도 노인으로 생각지를 않는다. 기대수명 90세를 바라보는 지금 반세기가 넘도록 현실과 맞지 않는 65세 이상을 노인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건 시의에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비등하고 이를 적어도 70~75세 이상으로 상향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절대적이지만 아직은 65세가 넘으면 법적으로는 노인으로 분류된다. 60세만 넘어도 장수했다고 회갑연을 벌이던 조선시대나 노인이지 65세가 무슨 노인이냐며 최소한 80세는 넘어야 노인의 범주에 속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몇 년 전 한때 세간애 떠돌았던 얘기로, 서울대 어느 교수가 이른바 SKY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조사에서 "부모가 언제쯤 죽으면 가장 적절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80%가 '63세'로 답했는데 그 까닭은 적당히 즐기다가 가급적 많은 유산을 물려줄 수 있는 나이로 봤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필자 생각은 달랐다. 모두들 공부깨나 한다는 놈들이 그따위 의식을 가졌다며 불효막심하다고 욕바가지를 퍼붔던 얘기를 들을 때마다 우스개 삼아 "약관 20대 초반 대학생들이 자기 기준으로 보면 30대, 40대, 50대를 넘어 60대라면 까마득한 나이로 볼 수 있을 것"이기에 크게 무리는 아니라고 농담을 한 적이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갔다 와서 20대에 취업, 직장 초년병 시절 옆자리를 둘러보니, 무슨 부장이니 상무니 전무니 하는 간부들의 나이가 모두 30대를 넘어 40대나 50대라니, 저리도 나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근무를 한다는 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었던 과거를 돌이켜 보면 비록 100세 시대라 하지만, 화제의 진원이 가짜 뉴스였다 쳐도 '63세'란 맥시멈 수치에 초점이 맞춰진 다수 의견에 수긍이 갈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하간 급속한 산업화와 핵가족화 및 끊임없이 늘어나는 노인인구의 수와 인간 생애 중 노년기 삶의 비중이 커지면서 노인문제와 노인문화에 대한 함수관계의 관심도도 높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과거 보다는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고령화되는 노인문제를 해결할만한 우리나라 복지정책이나 후생시설 기타 제반 여건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듯 아직 빈곤, 질병, 고독 등을 원천적으로 해결할 시책이 미흡하고 100세 장수시대를 맞아 오래 살게 된 것을 축복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소득보장, 건강, 경제력, 가족문제, 인간관계, 사회참여에 관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돼야 한다는 정책적 과제를 숙제로 안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 HSBC그룹이 옥스포드대학과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모의 피할 수 없는 숙명적 현상은 은퇴 후에도 한국노인 60대 83%, 70대 64%가 자녀들 경제 지원은 물론 손주돌보기, 가사돕기가 세계 평균보다 두배 이상이나 높다는 놀라운 사실을 필자는 기억하고 있다.

2019년말 현재 기준으로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51,849,681이고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8,026,915명으로 점유 비율은 전년도 14.8%에서 15.5%로 증가, 65세 이상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aging)', 14% 이상이면 '고령사회(aged)',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super-aged)'로 분류하는 국제기준(UN)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화사회로 치닫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령화 추세는 의료기술 발달로 인해 전 세계 평균 기대수명은 1960년의 54.1세에서 2007년에는 79.6세로 크게 증가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14세 이하의 '유소년인구'와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는 전년에 비해 각각 16만명과 19만명으로 줄면서 주민등록인구 평균연령은 42.6세로 높아졌고 2008년 37세를 기록 후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다. 고령화 현상은 노동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통계청 발표 2019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227,000명이 늘어 연령대별로 월등히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30대 및 40대 취업자수는 각각 53,000명과 162,000명이 줄고 20~50대 각각 48,000명과 98,000명이 증가하는데 그쳐 일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의 연령한계가 현실적으로 그 의미를 상실했다는 게 전문학자들의 평가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Moody's Investors Service)의 고령화사회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13년을 기준으로 일본과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가 노인인구 20% 이상인 초고령화사회에 이미 진입한 것을 시작으로 이같은 현상은 2030년 이후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여 적어도 34개국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초고령사회의 글로벌화 추세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이어져 세계경제를 둔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리란 전망이다. 한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전망 역시 우리나라는 그간 젊음의 나라였지만 앞으로 50년 이내 가장 늙은 나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한다.

UN 보고서 또한 고령화를 맞은 한국은 2026년에는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 2000년에 고령화 시대에 진입한지 26년이란 짧은 기간에 초고령화사회를 맞아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어렵고 이는 일본보다 10년이나 앞당겨 맞게 되는 놀라운 추세라는 것이다. 한국생물공학회(회장:김시욱) 인용 자료에 의하면 보건 및 의료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2013년 613만 명에서 2024년 984만 명으로 60%가 증가하고 치매환자는 같은 기간 57만 명에서 101만 명으로 77%가 늘어 노인 7명 가운데 1명은 치매환자가 되리란 추정이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와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노년부양비는 2014년 26.5%에서 2040년에는 57.2%로 늘어나게 되며 201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6.7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였으나, '18년에는 5.1명, '30년에는 2.6명, '50년에는 1.3명, '65년에는 0.9명으로 노인 부양부담이 계속 증가하게 되고 연금과 복지분야의 지출증가는 국가재정에도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 2013년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37%에서 2030년 58%, 2060년에는 170% 수준으로 늘게 된다고 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율은 OECD 최고의 수준이라고 한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노인의 소득 확보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제도로 우선,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다음, 노인의 적극적인 근로 참여로 부족한 생산인구를 확충하고 셋째, 노후를 활기차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노인 수요가 큰 분야의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고 만성질환 관리와 포괄 간호서비스를 확대하여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를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하니 앞으로 100세 시대에 걸맞는 삶의 질을 누구나 누리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보며 한편 필자가 몇년을 더 살아야 "COUNTRY FOR OLD MEN - 노인이 살만한 나라"가 올까 손꼽아본다.

<서대남(徐大男)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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