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의결...해운관련단체 대응 수준에 촉각

▲ 사진 출처:POSCO 홈페이지
포스코(POSCO) 그룹이 해운물류업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물류 자회사 설립안을 의결, 확정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는 8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연내 물류 자회사를 설립키로 결정했다.
이날 이사회에선 물류 자회사 설립안을 의결했지만 구체적 설립 추진내용들은 논의치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운물류업계가 청와대, 국회 등에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 반대 청원서를 제출한 것 등을 상당히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룹 차원의 경영 개선을 위해 물류 자회사 설립의 불가피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해운물류업계는 일단 빨간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한국선주협회,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등은 이같은 이사회의 결정을 예상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해운물류 관련 단체들이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 그 향배가 주목된다.
현대차 그룹의 현대글로비스, LG그룹의 판토스, 삼성그룹의 삼성SDS 물류부문과 삼성전자로지텍, 한화그룹의 한익스프레스 등의 2자 물류기업이 그룹차원에서 일감몰아주기로 급성장한 배경을 두고 해운물류업계는 더욱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해운기업 특히 벌크선사, 대형 포워딩업체(제3자 물류기업)들과의 기존 거래 규모를 고려시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주시된다. 

포스코 그룹 차원에선 진작 물류 자회사를 보유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물류자회사를 설립해 물류기능ㆍ조직ㆍ인력을 통합, 포스코 물류 외에도 자회사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포스코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그룹 수익성 제고를 꾀해야 한다는 그룹내 목소리가 컸을 것이다. 

하지만 산업계의 고리는 복잡히 연결돼 있다. 포스코그룹의 물류 자회사 설립에 반대하는 해운물류업계는 ‘물류생태계 황폐화’라는 표현까지 쓰며 강력 반발해 왔다.
포스코측이 물류자회사 설립을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선례를 볼 때 해운, 운송업 진출과는 무관한 사안임을 강조해 봤자 이를 그대로 순진하게 믿어주는 해운물류기업들은 얼마나 될까.
해운물류업계의 불신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측은 장기 전용선 계약을 비롯한 해운선사, 육송운송사·하역사 등 해운물류 협력사와의 기존 계약을 유지해 국내 물류업계와 상생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임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부산 지역 시민단체에 따르면 포스코의 작년 물류비 규모가 약 6조6700억원으로 포스코 매출 대비 1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물류업계가 포스코그룹의 물류 자회사 설립을 심각히 우려하는 것은 과거 경력을 보면 알 수 있다. 포스코는 일찌기 해운업에 진출했었다. 벌크선사 거양해운을 설립해 한때 잘 나가는 듯 했으나 결국 한진해운에 매각해 해운경영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 또 M&A 시장에 나오는 물류대기업 인수전에 수차례 뛰어든 경력이 있다.

그만큼 포스코의 해운물류사업에 대한 욕구는 매우 컸고 현재진행형이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공기업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들어 해운 재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 시점에 물류 자회사 설립안을 확정지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물류 자회사를 갖겠다는 포스코그룹의 결단력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한국선주협회,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등 해운물류단체들은 그간 반대운동이 물거품이 돼 버렸지만 순순히 물러날 태세는 아니다. 포스코그룹의 물류 자회사 설립이 일정대로 추진될 지 여부도 관심사이지만 해운물류단체들의 대응 수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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