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주, 선주, 금융사, 조선사 협업체제 구축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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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극 개발 관련 선박수요와 한중간 경쟁 구도" 보고서가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KDB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 이은영 연구위원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 조선업에서의 위상이 낮고 선박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수요 측면에서 러시아는 세계 10위권 국가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의 여파에도 올해 신규 선박 투자가 세계 2위 수준을 보이면서 러시아의 발주잔량은 1~5월 기준 말레이시아, 한국을 제치고 세계 7위로 올라섰다. 2016년부터 민간기업 노바텍을 중심으로 북극 자원 및 항로 개발을 본격화했는데, 중장기적으로 추진 중인 이러한 북극 LNG 사업과 에너지전략 등이 러시아의 지속적 선박 수요를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력 우위의 한국 조선업계에 있어서 러시아는 쇄빙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 비중이 높아 특히나 중요하다.

이는 세계 각지에서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 중인 한국이 러시아 시장에서는 확연한 우위를 보일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각국의 LNG 수출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러시아 북극 LNG 개발을 주도하는 노바텍은 이러한 쇄빙 LNG선 등을 대거 발주하고 있다. 수입대체기조 하에 자국 조선소인 즈베즈다에 우선 배정하고 있기는 하나 삼성중공업을 기술협력 파트너로 선정하는 한편 별도의 해외 물량도 발주하고 있어 우리 조선업계의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 예상보다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일대일로 전략 하에 중국의 에너지, 해운
기업과 금융권은 노바텍의 북극 LNG 사업에 전방위적으로 참여하며 자국 조선업계를 지원 중이다. 이에 앞서 일본 기업과의 협력관계도 구축해 둔 상태이다.
중국의 후동중화조선이 최근 예상을 깨고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노바텍의 쇄빙 LNG선 해외 물량 우선 협상대상자가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 신북방 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비해 러시아의 LNG 개발 사업 및 북극항로 분야에서 중장기적 국익을 관철해나가는 컨트롤타워 역할과 업종, 국가를 넘어선 협력이 미진하여 조선업계 등과의 민관협력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계 조선업에서는 한·중·일 3국의 비중이 압도적이며, 러시아의 위상은 낮은 편이다. 한국, 중국, 일본의 세계 신조(新造) 수주잔량 점유율은 2020년 5월 기준 78%에 달한다. 세계 1위 중국의 수주잔량은 2,620만CGT)로 비중은 36%, 2위 한국은 28%이다. 동기간 러시아의 수주잔량은 0.74만CGT로 미미한 수준이다.
러시아의 조선업은 군용 분야에 편중돼 있고 상용 선박 경쟁력은 취약한 실정이다. 러시아의 전체 조선업 생산액 중 군용 비중이 약 90%를 차지한다.
총 생산액은 2017년 기준 3,286억루블(약 46억달러), 이 중 상용은 341억루블에 불과하다.

러시아의 선박 수입액은 수출액의 3배 이상으로, 폐선 해체용 선박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에서 무역적자 상태이다. 러시아의 선박 및 수상 구조물(HS 89) 수출액은 2019년 기준 4.8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0.1%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여객선, 화물선 등(HS 8901)의 비중이 61%, 다음으로 특수선, 시추대 등(HS 8905)이 15.1%를 차지했다.
선박 및 수상 구조물 수입액은 동기간 17.4억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0.7% 수준이다. 그 중 여객선, 화물선 등의 비중이 64%이고, 다음으로 어선, 어획물 가공 및 저장용 선박이 14.5%를 차지하고 있다.
무역수지는 12.6억달러 적자이고, 흑자 품목은 폐선 해체용 선박(HS 8908)이 유일하다. 다만 동 품목의 무역흑자 규모는 2019년 기준 220만달러로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최대 선박 수출 대상국은 터키이고, 최대 수입국은 한국이다. 러시아는 주로 터키, 네덜란드 등의 유럽 국가에 선박을 수출하고 있다. 2019년 러시아의 최대 선박 수출 대상국은 터키이나, 수출액은 0.9억달러에 불과하고 103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선박 수입은 대체로 한국, 중국 등의 아시아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의 ’17~‘19년 3년간 전체 선박 수입액에서 한국의 비중은 20.9%로 최대이고, 다음으로 싱가포르 14.3%, 중국 13.2% 순이다. 최대 무역적자국 역시 한국으로 ’19년 5억 7,202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러시아 조선업의 주축 기업은 국영인 러시아 통합조선공사(USC JSC)로 자국내 선박 건조물량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USC(United Shipbuilding Corporation) JSC3)의 ‘18년 기준 선박 건조금액은 1,103억루블로 압도적 1위이다.
건조금액 기준 2위인 AK Bars JSC와 3위 Transship GK는 각각 300억루블, 17.5억루블로 USC JSC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USC JSC가 ’16~‘18년 건조한 선박 수는 총 77척으로, 동 기준으로도 2위인 Universal Cargo Logistics Holding B.V의 17척과 격차가 상당하다.
특히 USC JSC의 자회사인 극동조선선박수리센터 산하의 즈베즈다(Zvezda) 조선소는 수주잔량이 올해 5월 기준 39.1만CGT로 러시아의 조선소 중 최대다.

 
러시아의 상선 건조 능력은 취약하나 선박 수요 측면에서는 세계 10위권내 포진하고 있다. 러시아의 발주잔량은 ’19년 금액 기준 94억달러로 세계 9위였으나 2020년 1~5월 기준 106억달러로 증가해 말레이시아와 한국을 제치고 7위를 차지했다. 10위권 대다수 국가의 발주잔량이 ’19년 대비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선박 발주잔량이 2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러시아가 유일하다.
선박 수로는 65척이고 이 중 유조선(Tanker)이 11척으로 가장 비중이 크나, CGT 기준으로는 부가가치가 높은 LNG선이 러시아 발주잔량 중 최대 비중이다. 다음으로 LNG선과 쇄빙선이 각각 7척이다.

러시아의 2020년 신규 선박 투자는 글로벌 교역 침체, 코로나19 충격 등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들어 세계 신규 선박 투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해외여행 규제 등의 영향으로 급감했다. Clarksons에 따르면, ‘20년 1~5월 기준 총 115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4% 감소했다.
특히 선두권인 미국의 신규 투자는 크루즈 선박 수요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년동기대비 97% 감소한 1억달러에 그쳤다. 반면 러시아의 신규 선박 투자 감소폭은 4%에 그치며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러시아의 신규 선박 투자액은 ’20년 1~5월 기준 16억달러를 기록했다. ‘19년 연간 기준 미국, 일본에 이어 3위였던 중국은 동기간 전년동기대비 3% 감소한 34억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1위로 상승했다.
중국에서는 선박 시장의 주요 수요자 중 하나인 리스사들이 신규 투자를 지속해 조선업 경기하방 압력을 방어하고 있다.
올해 1~5월 기준 리스사의 신규 선박 투자액은 14억달러로 중국 전체 선박 투자액의 약 40%를 차지했다.
단기적 물동량과 경기변동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추진되는 북극 자원 및 항로 개발, 에너지전략 등이 지속적인 선박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2020년 6월 에너지전략 2035 개정안 을 발표하고 LNG5) 생산을 대폭 늘려 PNG 중심의 천연가스 수출구조를 다변화할 것임을 천명했다. ‘15년 기존 전략에서 제시된 LNG 연간 생산 목표치는 7,000만~8,200만톤이었으나 동 개정안 발표로 8,000만~1억 4,000만톤으로 상향 조정됐다.

아시아 각국에 LNG를 대거 공급하겠다는 방침으로 러시아의 전체 에너지 수출 중 아시아 비중이 ’18년 27%에서 ‘50년 50%로 상승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는 ’06년 이래 조선산업 육성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6년 ’30년까지의 조선업 발전과 개혁전략 을 발표한 데 이어 ’07년 지역별 조선소를 구조조정하고 ‘20년까지와 그 이후 조선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2006년 10월 발표된 개혁전략 의 골자는 수출계약과 연계한 군산복합체 형성, 국내 발주를 통한 조선소 육성 및 국제 경쟁력을 갖춘 상용 선박 건조 등이다. 2007년 3월에는 러시아 대통령령에 의거하여 지역별로 산재해 있던 조선소들을 통합하고 러시아 통합조선공사(United Shipbuilding Corporation, USC) 설립했다.
USC 산하에 3개 자회사(서부조선소센터, 북부조선선박수리센터, 극동조선선박수리센터)를 설립해 각 지역 중소 조선소나 선박수리소를 흡수했다. 푸틴 집권 3기 직전인 ’12년 말에는 ’13~‘30년 조선업 국가발전계획 등을 발표, 자국 해양의 전략적 활용 및 조선업 육성에 대한 정책 의지 재확인했다.
동 기간 약 3,400억루블을 투자하고, 선박의 해외 발주는 최신기술 도입을 전제했다.
’14년 우크라이나 사태 및 크림반도 병합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 ‘15년 「新 러시아 해양 독트린7)」 발표 등을 계기로 러시아의 조선업 수입대체정책을 강화했다.
‘14년부터는 조선업의 주요 수요자인 에너지 기업이 주도하여 USC 극동조선선박수리센터 산하 즈베즈다 조선소를 현대화하는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이전에도 정부 차원에서 극동지역을 동북아 등으로의 에너지 수출 중심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에 따라 즈베즈다를 특수선 건조 및 수리 전문 조선소로 지정하고 극동조선선박수리센터가 이를 추진했으나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특수선 등의 주요 수요자이자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Rosneft)가 민간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즈베즈다 운영에 직접 참여하며 현대화 사업을 재추진했다.
25억달러 규모의 동 프로젝트는 2단계로 나누어 진행 중이며, 1단계(’12~‘19)는 쇄빙선, 구조선 등의 건조, 2단계(’17~‘24)는 LNG선, 시추선 건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 3월에는 외국 선박 및 기자재 수입 의존도 경감을 골자로 하는 러시아 연방 조선업 수입대체계획 을 발표했다.
러시아는 제조업 분야가 취약하여 조선업 등을 수입대체 중점산업으로 지정하고 관련 정책 지원을 확대했다.
World Bank에 따르면, 러시아의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18년 기준 12.3%로 중국의 29.4%, 한국의 27.2%는 물론 인도의 14.8%보다 낮은 수준이다.
러시아 정부는 수입대체계획 을 통해 자국 조선업에서의 수입 제품 비중을 10%까지 낮춘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2016년부터는 적극적 정책 지원을 통해 북극 자원 및 항로 개발을 본격화했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 최대 민간 천연가스 기업 노바텍(Novatek)이 주도하는 북극 지역 개발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 중이다.
Yamal LNG 프로젝트는 파이프라인(PNG)을 통한 對유럽 공급 위주의 수출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사업으로, 북극권에 위치한 야말(Yamal)반도의 육상가스전에서 수송 지역의 제약이 없는 LNG를 생산하여 아시아 지역을 공략했다.

2013년 12월에 승인된 동 사업은 국영 가스기업인 가즈프롬에만 허용됐던 LNG 수출권을 노바텍이 확보한 후 ’14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14년 하반기부터 서방의 경제제재가 본격화되면서 동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졌으나 러시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2017년 12월 상업가동을 개시했다.
러시아 정부는 각종 세제혜택, 인접 항만 인프라 건설에 대한 재정지원 등을 제공했고, 노바텍이 서구의 제재 대상이 되자 비상기금으로 1,500억루블을 지원했다.

Yamal 프로젝트로 LNG 수출이 본격화되자 노바텍은 후속 사업으로 Arctic LNG-2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북극권 소재 기단(Gydan)반도의 육상 가스전을 개발하고 연간 1,980만톤 규모의 LNG 생산 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23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에너지 수송 분야와 달리 자원 개발(upstream)에 대해서는 폐쇄적 태도를 고수해 왔으나, 서방의 경제제재 이후 이러한 기조에 변화가 나타나 Yamal 프로젝트부터는 중국 등 외국 기업의 지분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한편 조선업과 관련해서는 2017년 12월 ‘상선법’을 개정, 2018년 12월 발효해 외국선박의 북극 운항을 금지함으로써 러시아 국적 선박에 배타적 운항권을 부여하고 LNG 운반선 등의 국산화를 촉진하고 있다.
북극항로의 주요 운송 품목은 석유제품, LNG, 농축광물, 석탄, 금속 등이며, Yamal 프로젝트 등의 영향으로 최근 3년간 북극항로 물동량이 급증했다.
러시아 북동항로 관리당국에 따르면, ’19년 항로내 물동량 규모는 3억 1,500만톤으로 전년 대비 56.7% 증가, 이는 ‘17년 대비 430% 증가한 수치이다.

세계 천연가스 수출시장을 둘러싼 미국, 카타르, 호주 등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천연가스 매장량 1위인 러시아 역시 북극 LNG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의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주요국의 LNG 개발 프로젝트 확대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호주는 ‘14년 천연가스 수출국 7위에서 ’19년 1위로 미국은 동기간 8위에서 3위로 상승한 반면 1, 2위였던 카타르와 러시아는 ’19년 2위, 8위로 하락했다.
러시아는 서구 제재로 ‘15년 10위권 밖으로 이탈했다가 ‘19년 8위로 재진입했다. 이는 호주, 미국 등의 경쟁적 가스전 개발에 따른 결과이다.
미국이 ’16년 에너지 수출 제한을 해제하고 순차적으로 LNG 터미널을 가동하면서, ‘19년 수출량은 1.8조입방피트(Tcf)로 ’16년 대비 10배 가량 확대됐다.
최근 LNG 가격 하락으로 일부 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Final Investment Decision, FID)이 지연되고 있으나, 카타르는 LNG 수출시장 주도권 탈환을 위해 LNG 증설 작업을 개시했다.
동북아 LNG 가격 지표인 JKM(Japan Korea Marker) 1개월 선물 가격은 2019년 12월 30일 백만BTU당 5.25달러에서 2020년 7월 10일 2.175달러로 대폭 하락했다. 1kWh당 무연탄과 LNG 연료비 격차가 ‘14년 89.9원에서 ’20.7월초 기준 15.1원으로 축소(전력통계정보시스템)됨에 따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의 탈원전, 탈석탄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는 연간 LNG 생산량을 기존 7,700만톤에서 ‘27년까지 1억 2,600만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천연가스 확인 매장량 1위인 러시아 역시 '24년으로 예정됐던 Arctic LNG-2 프로젝트의 가동시점을 ’23년으로 앞당기며 북극 LNG 개발을 가속화했다.
연간 LNG 생산량을 ‘35년까지 8,000만~1억 4,000만톤까지 확대한다는 목표하에 ’18년 대비 ‘24년 생산량을 3.4배, ‘35년에는 7.4배까지 증산할 계획이다.
미 에너지 전문지 Kallanishi Energy에 따르면, 러시아 현지 매체들은 ‘35년까지 자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 중 북극 지역 비중이 92%일 것으로 전망된다.

Arctic LNG-2 프로젝트를 통한 연간 LNG 생산 목표치는 Yamal 프로젝트의 1,740만톤을 상회하는 1,980만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바텍은 2019년 9월 Arctic LNG-2 프로젝트와 관련해 국영 해운사 소브콤플로트와 선박 설계, 발주 및 건조 감독 등을 담당할 합작사 설립에 합의했다.
같은 시기에 동 프로젝트에 대한 213억달러 규모의 최종투자결정(FID)을 완료했다. 러시아 유력 경제매체인 프라임뉴스의 2020년 4월 보도에 따르면, 신규 LNG 터미널 투자비 1,641억루블 중 1,032억루블을 주정부 예산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2020년 3월에는 러시아 연방회의(상원)가 향후 12년간 러시아 역내 개발자의 북극 지역 천연가스 광물채굴세 감면을 승인하는 등 노바텍의 LNG 개발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각국의 LNG 수출 확대를 위한 LNG선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최근 러시아 북극 LNG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노바텍이 용선용 쇄빙 LNG선을 대거 발주했다.
노바텍은 정부의 수입대체기조에 호응하며 ’19년 말 Arctic LNG-2 프로젝트 관련 쇄빙 LNG선 건조 물량 15척을 자국 중점 조선소인 즈베즈다에 우선 배정했다.
쇄빙 LNG선은 얼음을 깨며 LNG를 운반하는 초고부가가치 특수선으로, ’14년 대우조선해양이 Yamal 프로젝트 관련 15척을 수주해 최초로 건조했다.
당시 수주한 쇄빙 LNG선의 신조가는 척당 3.2억달러로, 고부가가치 선박에 속하는 일반 LNG선의 2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노바텍은 ’19.9월 금번 쇄빙 LNG선 15척 물량에 대한 본계약에 앞서 ’20~‘26년간 이를 건조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슬롯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금번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유라시아경제연합(EEU)에서 부품을 조달한다는 조건으로 LNG 선박 1척당 약 33.3억루블(약 5,330만달러)의 보조금을 책정했다.
또한 즈베즈다에 배정된 쇄빙 LNG선 15척 외에 추가로 10척을 해외 조선사에 발주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노바텍은 Arctic LNG-2 가스전 수송용 10척을 해외 조선사에 발주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푸틴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10척의 해외 발주 물량은 ‘23~’24년 인도 목표이다.
즈베즈다는 15척 이상의 건조가 불가한 상태로 추가 발주는 ‘26~’30년 건조물량이 될 것으로 잠정 계획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2018년 12월 외국 선박의 북극항로 운항을 금지하는 상선법을 발효했으나 Yamal 프로젝트 관련 선박들과 마찬가지로 Arctic LNG-2 관련 선박에도 예외 규정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중국은 국유 에너지기업 3사가 해외 LNG 사업 투자 및 수입에 있어 역할을 조율해 조선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으며 이를 실크로드 펀드와 정책 금융기관이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해외 석유, 가스사업은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 중국석유화공공사(Sinopec) 3사 체제로 운영하며 중국 전체 'Buying Power'에 상응하는 협상력을 행사하고 있다.
Yamal 프로젝트에는 지분 20%를 투자한 CNPC을 비롯, LNG 공급상으로 CNOOC, 해운사로 CSCL 산하 중원해운발전(CSD), 중국LNG운수(CLNG)가 참여하고, 후동중화조선, 바오강 등의 제조사들이 장비 등의 납품 83%을 담당하고 있다.
CNPC의 CEO인 왕이린에 따르면, 동 프로젝트 관련 중국 해운사 매출은 85억달러, 장비 및 원자재 수출은 76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 대우조선해양이 15척의 쇄빙 LNG선, 금액 기준으로 50억달러 상당을 납품한 것 외에는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또한 실크로드 펀드는 ‘15년 말 동 프로젝트에 대한 9.9%의 지분 투자와 별도로 노바텍에 15년 장기대출 7.3억유로를 제공했으며, 중국수출입은행과 중국국가개발은행도 뒤이어 동 프로젝트에 약 120억달러를 대출했다.
최근 들어 중국 해운·조선업체들은 Arctic LNG-2에 투자한 미쓰이물산 계열 일본 해운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LNG 분야 등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19.8월 일본의 MOL과 중국 CCSG 산하 선사 CSET는 LNG와 에탄올 수송산업에서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같은해 11월 일본 미쓰이해양개발(MODEC)과 중국 다롄조선 컨소시엄은 삼성중공업을 제치고 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 관련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수주에 성공했다.
또한 MOL과 프랑스 GazOcean, 중국 후동중화조선으로 구성된 컨소시엄도 현대미포조선을 제치고 프랑스 Total사가 발주한 LNG 벙커링선 수주에 성공했다.

중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신북방정책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LNG 개발 사업 및 북극항로 분야에서 중장기적 국익을 관철해나가는 컨트롤타워 역할과 업종, 국가를 넘어선 협력이 미진한 상태로 조선업계 등과의 민관협력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북극 LNG 개발 사업에 중국은 물론 미국의 우방인 프랑스, 일본도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적극 참여 중인데 반해 한국의 존재감은 미약하다.
미국과 함께 중국 봉쇄정책의 한 축을 담당해온 일본은 ‘19.6월 오사카 G20 당시 아베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Arctic LNG-2 프로젝트에 대한 10% 지분 투자를 공식화했다.
반면에 한국은 ’18.6월 한-러 정상회담 후 ‘북극 LNG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국가스공사의 Arctic LNG-2 지분참여를 검토해 왔으나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한국의 에너지 업계는 다수 업체가 개별적으로 천연가스를 직수입하는 추세로 구매력 대비 LNG 운반선 발주 등에 대한 영향력이 제한될 소지다.

각국의 LNG 개발 확대 및 가격 하락세로 공급자 위주였던 동 시장이 수요자 위주로 전환되고 있으며, 현재 천연가스 세계 4위 수입국인 한국의 탈원전, 탈석탄 기조가 유지될 경우 구매자로서의 위상은 한층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19년 기준 천연가스 수입 세계 1위는 점유율 16.4%인 일본이며 다음으로 14.0%의 중국, 9.8%의 독일, 7.6%의 한국 순이다. 한국가스공사는 국내 LNG 수입을 거의 독점해 왔으나 최근 들어 5개 발전 공기업과 SK, GS, 포스코 등은 직수입을 확대하는 추세이다.
러시아가 LNG 수출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북극항로용 쇄빙 LNG선 정상 인도를 중시하는 점은 기술 우위를 보유한 한국의 조선업체에 유리하나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기술 외적 요소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 각국 보호무역주의 및 리쇼어링 강화 등으로 우리의 기간 산업 및 고용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어느 때보다 악화된 상황이다.
다른 한편으로 전반적인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친환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우리나라의 탈원전, 탈석탄 정책이 가속화되고 저탄소 에너지인 LNG 수요 역시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전략과 연계된 정책 조율을 통해 우리의 화주(LNG 수입자), 선주(해운사), 금융사, 조선사 등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협업 체제를 구축하고 러시아 북극 LNG 개발 사업 등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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