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안정과 재확산을 반복하면서 택배 물동량 성장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저효과가 없어지는 내년 1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 하준영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연말까지 택배물동량 성장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이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꺼리면서 온라인쇼핑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이후 10% 수준에 머물던 택배물동량 성장률은 2020년 이후 20%를 상회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역기저효과가 발생하기 전인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택배 물동량 증가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에서 택배를 담당하는 Fedex와 UPS도 택배물동량 급증에 힘입어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2Q20(Fedex 는 FY 4Q20)실적을 발표했다. Fedex와 UPS 모두 택배사업부문 물동량이 각각 YoY(전년대비)  +25.2%, YoY +22.8% 증가했다. 이에 따라 Fedex는 FY 4Q20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74.1% 상회했으며, UPS는 FY 2Q20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102.7% 상회했다.

Amazon은 매년 7월 열리던 Prime Day를 10월로 연기했다. Prime Day는 대규모 할인행사로 Prime Day가 열리면 물동량이 폭증하는데 코로나19로 배송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Amazon이 이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Amazon은 이미 코로나 19 사태 이후 17 만명을 추가 고용했음에도 밀려드는 주문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4 월 일시적으로 자사의 풀필먼트 창고에 생필품, 위생용품 등의 필수상품 적재만을 허용하기도 했었다.
2019년 Amazon의 일평균 매출은 약 7.7 억달러였으며 Prime Day의 일평균 매출은 35.8억달러로 일평균 매출의 약 4.7배를 기록했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배송능력이 한계에 도달했고 풀필먼트 센터의 재고가 감소한 상황인데 Prime day까지 진행되면 Aamzon으로서는 배송 지연으로 소비자를 실망시킬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택배물동량이 택배업체의 처리능력 이상으로 급증하면서 택배업체의 가격결정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택배를 담당하는 Fedex, UPS, USPS 모두 오는 성수기에 추가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피크 시즌에 발생할 추가 비용을 상쇄하고 성수기 물량의 집중을 분산하기 위해서이다. 대량 고객을 대상으로 부과되는 성수기 추가 요금은 Fedex와 UPS 모두 평균 단가 대비 10% 이상 수준에서 결정되었으며 USPS도 액 8%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소형화물이 증가하면서 택배 ASP는 하락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택배 업체들에게 유리하게 택배 단가가 결정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택배업체들의 OPM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택배사업부문의 OPM은 업체별로 CJ대한통운 6.1%, 한진 5.0%를 기록했으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0.8%로 ‘17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택배업체의 CAPA도 CJ대한통운을 제외하면 급증한 물동량을 처리하기에는 버거운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국내 택배업체들의 ASP는 하락하더라도 마진이 개선되는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힘의 균형이 택배업체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쿠팡의 로켓제휴가 시작되더라도 기존 CJ대한통운이 받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로켓제휴의 특성상 대형 업체보다는 중소업체 위주로 입점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형 업체는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선택할 것으로 판단된다.
로켓제휴는 셀러(판매자)가 쿠팡에게 로켓제휴를 신청하면 쿠팡이 셀러로부터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게 된다. 쿠팡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상 택배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불법 배송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이다(쿠팡이 매입한 물건에 한해 무료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는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음). 표면적으로는 셀러가 재고관리(상품입고)를 한다고 하지만 쿠팡의 입김이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따라서 중소규모의 셀러 입장에서는 쿠팡의 영향력이 커지더라도 로켓제휴 뱃지를 달고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이나 애경과 같은 대형 셀러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대형 셀러들은 쿠팡대신 CJ대한통운이 네이버와 협업하고 있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쿠팡의 로켓제휴 수수료율은 약 25~30%로 알려져 있는데 대형 셀러 입장에서 이렇게 높은 수수료율을 지불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대형 셀러에겐 창고비용과 건별 포장 및 배송비용을 청구하는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가 더 유리한 선택지라는 판단이다.

쿠팡과 CJ 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는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의 로켓제휴 서비스는 중소 셀러가 그리고 CJ 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는 대형 셀러가 이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수수료는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쿠팡의 로켓제휴보다 수수료율이 저렴할 것으로 추정된다. CJ 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수수료는 크게 1)보관료, 2)하역 및 포장비, 3)택배비로 구성된다. 보관료는 주변 창고비와 유사한 수준이며 하역 및 포장비용은 포장 종류와 박스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택배비는 간선 프로세스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 택배비보다 저렴하다. 따라서 인지도가 있는 대형 브랜드 업체 입장에서는 네이버의 강력한 검색과 함께 제공되는 CJ 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선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준영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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