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집중도 제고로 시황에 하방 경직성

▲ 미국 LA항만 전경. 사진 출처:인천항만공사
최근 북미 등 원양항로를 중심으로 한 컨테이너운임 상승 배경에는 무엇보다 선사들의 공급 조정이 주효했다. 아울러 물동량도 선방했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2 분기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은 모두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유가 급락도 있었지만 시황도 중요한 배경이었다. 지난 2분기 평균 SCFI(상하이발 컨테이너운임지수)는 925p로 전년동기비 16% 상승했으며 최근에는 1,321p까지 올랐다.
이같이 운임 상승을 견인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선사들의 공급 조정 노력이 있았다. 코로나19 로 올해 전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4월 Clarksons 전망, 전년대비 -11.2%) 선사들의 위기 의식
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컨테이너 선사들에게는 과거 2015~2016년에 대한 트라우마가 크다.
이에 연초부터 공급을 축소했고 1분기 시황이 약했던 미주 노선에서는 특히 그랬던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컨테이너 수요는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Clarksons의 올해 물동량 증감률 전망치는 최근 -5.5%까지 상향 조정됐다. 특히 미주 노선에서 재난지원금 효과 등에 따른 소비 증가로 물동량이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오히려 컨테이너 공급이 부족한 사태가 발생했다.

선사들의 공급 축소는 배를 세워두거나 서비스를 줄임으로써 가능하다. 항구에 정박해 둔 선박인 계선 비율은 5월 12%까지 급등한 바 있다. 최근 계선 비율이 3%대로 하락했지만 그만큼 수요 전망도 개선되면서 운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보다 선사들의 실질적인 서비스 축소가 시황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미 블랭크 세일링(Blank sailings)을 진행하고 있던 3개의 얼라이언스는 최근에도 중국 국경절 연휴 동안 아시아-유럽, 아시아-북미 노선에 대한 블랭크 세일링 계획을 발표했다. 블랭크 세일링은 선사가 일정 기간 동안 특정 항구나 지역, 또는 노선 운항을 취소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만큼 선복량 축소 효과를 가져온다. 중국 화주들은 이에 앞서 물량을 밀어내고자 하는 유인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선사들의 자발적 공급 축소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계절적 성수기인 3분기를 지나면서 물동량이 위축될 수 있다는 불안은 선사들에게 지속적인 경각심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과거 위기들과 달리 선사들이 공급 조정을 통해 시장 운임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것이 가능해진 것은 시장의 집중도(Consolidation)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상위 10개 선사들의 운용 선대는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 비중은 컨테이너 선사들간의 인수합병과 퇴출 등으로 2015년 75%에서 2017년 79%, 2019년 84%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

또 이들 선사들은 얼라이언스로 모여 있으며 얼라이언스 역시도 현재 2M, Ocean, THE Alliance 3개로 재편돼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노선별 선박 투입은 아시아-북유럽 노선의 94%, 아시아-미국 동안 노선의 100% 에 달한다. 코로나 사태로 컨테이너 선사들은 높아진 시장 집중도의 저력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이는 향후 운임 조정이 오더라도 시황에 하방 경직성이 존재함을 시사한다고 방민진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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