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조선소 납기 지연으로 경쟁 가능성도 낮아진 편

▲ 사진 출처:현대중공업 홈페이지
유럽과 아시아 선사는 전세계 선박의 80% 를 발주하며 전세계 발주되는 선박의 75% 를 한국과 중국 일본이 수주한다. 특히 유럽선사는 한국의 조선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유럽선사들의 발주가 늘어날만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유로화 강세에 따른 실적호조로 유럽선사 발주 확대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화투자증권 이봉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전세계 신조 선박의 80%는 유럽과 아시아 선주들이 발주하고 있다. 또 발주되는 선박의 75%는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 조선소가 수주하고 있다. 예외는 2016년인데, 크루즈선의 발주가 늘면서 한·중·일의 수주비중이 44%에 그친 것 정도다. 올해도 전세계 선박의 84%를 유럽과 아시아 선주가 발주하고, 한·중·일 세 나라가 84%를 수주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세분해서 살펴보면 유럽선사의 발주는 금융위기·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던 2009~10년을 제외하고 2013년까지 아시아 선사 보다 많았다. 이후에는 아시아 선사들의 발주 비중이 더 높다. 한국 조선소의 점유율도 유럽 선사의 점유율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2009~10년을 제외하고 2012년까지 중국에 앞섰던 한국 조선소의 점유율은 2013년 이후 중국과 비슷하거나 중국보다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특정 지역의 선사들은 특정 국가의 조선소를 선호할까? 특정 지역의 선사가 특정 국가 조선소를 선호한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유럽 선사들은 한국 조선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유럽의 대표적 선사인 Maersk, Angelicoussis가 보유하고 있는 선박의 65% 이상이 한국에서 건조한 선박들이다. 반면 중국과 일본의 해운사들은 자국 조선소에서 선박을 대부분 건조하고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2015년 이전에는 유럽선사들의 발주를 대부분 한국과 일본 조선소가 나눠가졌다면 2015년 이후에는 한국과 중국이 나눠 갖는 양상을 보였다. 그리고 아시아 선사들의 발주는 중국과 일본이 나눠 갖는 것처럼 나타났다. 또한 지난 해부터 유럽선사들의 발주는 대부분 한국이 수주하는 것처럼 나타나고 있다.

아직 유럽선사들의 발주가 살아나고 있지는 않다. 지난 6월 13억달러를 발주하며 살아나는 듯 했으나, 7월 3억달러 발주에 그쳤다. 유럽 선사들의 발주는 전년동기대비 누계 기준으로 52.7% 감소했다. 하지만 몇 가지 이유로 유럽선사들의 발주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첫번째는 유로화 강세다. 선박을 구매하는 입장에서 유로화 강세는 유로화 약세보다 유리한 환경이다. 유로화는 금년 2월 1.09$/€에서 8월 1.18$/€까지 올랐다. 1999년부터 유로화와 선박발주 간 관계를 보면 유로화가 강세를 보였던 구간에서 선박 발주가 늘어났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유로화 강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으나유로화 강세는 선사들의 발주를 유인할 수 있다.

유럽 선사들의 실적도 좋다. 대표적인 해운사가 Maersk다. Maersk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은 7.7%로 2015년 3분기 11.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적이 좋았던 이유는 컨테이너 수요 감소가 많지 않았고, 얼라이언스간의 공조로 선박의 공급도 조정돼 운임이 올랐기 때문이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연료 비용도 줄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온라인 쇼핑이 늘어 물동량 감소가 금융위기 때 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해 볼 만하다.

유럽 선사들의 발주가 늘어날 때 중국과의 경쟁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2017년 중국이 가로채 갔던 프랑스 선사 CMA CGM의 컨테이너선을 중국 조선소는 아직도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 일정대로라면 지난 해 11월 인도가 이뤄졌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중국이 유리한 금융조건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납기를 못지키는 조선소로 발주를 주기는 어렵다.

한편 국내 5개사의 7월까지 누계 수주는 57.9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2.3 % 감소했다. 7월에만 11.5억달러를 수주해 2020년들어 처음으로 월별 수주액 10억달러를 상회했다.

현대중공업 4.2억달러, 현대삼호중공업 3.7억달러, 현대미포조선 2.6억달러 등 한국조선해양 3사가 10.6억달러를 수주해 7월 수주를 주도했다.
지난 7월까지 가이던스 달성률은 현대미포가 33%로 가장 높다. 5개 조선사의 올해 수주목표 351억달러이며 7월까지 16.5% 달성했다.

 
달러대비 원화는 1,180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8월 원/달러 평균환율은 1,186.3원으로 7월 원/달러 평균환율 1,198.8원 대비 강세를 보였으며, 9월도 1,187원 수준을 유지 중이다.
유가의 경우 8월 평균 브렌트유 가격은 45달러를 기록했으나, 9월 현재 배럴당 40달러 미만까지 하락했다. 코로나로 수요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사우디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생산을 줄이지 않아 초과공급 상황 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철광석 수입가격은 강세다. 9월 현재 톤당 126달러로 8월 평균(122.3달러) 대비 3% 상승했다. 중국 내수 후판 8월 가격은 톤당 3,988위안으로 7월 대비 1.8% 상승했다. 8월 국내 후판 유통가격도 68만원으로 전월대비 1.5% 상승했다. 중국 대규모 인프라투자와 생산국 공급 차질 지속되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집계 중국의 7월 對미국 및 유럽 수출은 모두 전년 동기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다. 對미국 수출은 12.6%, 유럽 수출은 15.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의 컨테이너물동량도 4월 급락 이후 가파르게 회복 중이다. 특히 북미 컨테이너물동량은 증가세로 전환됐다.
WTO 발표 글로벌 6월 수출/수입 데이터는 -10% 수준으로 감소세가 둔화됐다.
2020년 해상물동량 증가율 전망치도 전선종에 걸쳐 전월대비 다소 회복되는 것으로 조정됐다. 컨테이너는 전월대비 2%p 회복된 -5.6% 예상된다. 탱커와 벌커는 각각 0.4%p, 0.3%p 회복되는 것으로 예상되고, LNG는 0.8%p 회복되는 것으로 전망된다.
가파르게 증가하던 중국의 LNG수입량은 7월 전년대비 +3.8% 증가에 그쳤다.

2020년 7월까지 누계 선박발주는 7.3백만CGT로 전년대비 54.1% 감소했다. 탱커와 LNG선은 과거 불황기를 상회하고 있으나, 컨테이너는 불황기 수준이고 벌커는 불황기를 하회하고 있다.
7월에도 LNG선 발주는 증가했다. LNG선 발주 비중은 5월 2.2%에서 6월 6.2%로 확대된데 이어 7월에는 9.8%까지 회복됐다. 탱커 컨테이너선 등의 비중은 소폭 축소됐다.
한국의 수주는 전년대비 59.2% 감소해 감소폭은 둔화 중이다. 중국은 22.2% 감소했다. 유럽선사 및 중·일 선사의 투자는 각각 2.7%,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13억달러나 증가했던 유럽 선사의 투자는 7월 3억달러에 그쳤다.

2020년 8월 수주잔고는 전년대비 3.7% 감소했다. 전월 13.9% 감소보다 감소폭은 축소됐다. 감소폭 축소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은 지속되고 있다. 2017년에는 -25% 내외에서 반등이 시작됐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과 LNG선이 전월대비 개선됐다. 컨테이너선(7월) -18.0% → (8월) -14.9%, LNG선 (7월) -4.2% → (7월) +0.3%이고 우상향하던 탱커는 우하향이다.
수주잔고 기준 한국의 점유율은 27.7%로 전월보다 0.2%p 확대됐다. 2019년 인도량 기준 2년치 일감 확보 중이다. 수주잔고가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2020년 9월 신조선가 지수는 전월과 동일한 127pt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동일하나 소수점으로는 127.3에서 126.5까지 하락했다가 126.97로 소폭 증가했다. 원화 강세로 원화환산 선가는 전월대비 1.2pt 감소한 150.6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Neopanamax(8.5~9.1k TEU)급 운임은 6월 29,625달러에서 9월 34,000달러까지 상승했다. LNG선 운임은 55,000달러로 2017년 수준을 상회했으며, 전년동월대비 17.7% 하락했다. PC선 운임은 14,000달러로 전월 비 3.7% 상승했다. 신조선가 대비 운임비율은 MR PC선, 컨테이너선, LNG선은 전월대비 개선됐다고 이봉진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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