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자체 대리점 표준요율 제정해 고시하겠다”
선주대리인으로서 업무 주도권을 되찾도록 최선
불개항장 현안 해결위해 정부 지속적 설득

 

 

▲ 원경희 회장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으로 한국해운대리점협회 제38차 정기총회 개최를 보류하려고 했으나 ‘위기 속에 기회가 찾아온다’는 긍정적인 사고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협회가 급격히 호전되는 위상을 확실히 자리매김하기 위해 해운대리점사 모든 분들과 만날 수 있는 단합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원경희 한국해운대리점협회 회장은 11월 3일 정기총회를 개회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먼저 원경희 회장은 경영난으로 매년 계속되는 회원사 탈퇴 그리고 심각한 재정적자 등 사무국 존폐 여부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서도 협회는 역사와 전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업계는 1999년 해운법 개정으로 정부의 방침이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한 시장보호 차원에서 자유방임의 규제철폐 체제로 바뀐 이래 20년 동안 제살 깎아 먹기 과당 경쟁으로 암울한 나날을 보내왔습니다. 선주를 대신해 한국해운산업의 기둥 역할을 한다는 자긍심은 땅에 떨어지고 심부름꾼으로 불리는 영세업체로 전락한 지 오래입니다” 원 회장은 해운대리점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극명하게 표현했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때마침 한국해운대리점협회는 내년부터 3년간 협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임원을 선정했다.
“그동안 협회 발전을 위해 기둥역할을 했던 원로 분들은 고문단으로 물러나셨습니다. 대신에 고문단의 전폭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신입 회원임에도 불구하고 협회를 이끌 수 있는 분이라면 과감하게 선정해 4,50대 젊은 이사님들 위주로 이사회를 구성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이사진과 함께 여러분들의 대변인으로서 오늘의 이 참혹한 현실을 꼭 극복하겠습니다” 원 회장은 협회 재기를 위한 새로운 임원진 구성과 각오를 언급했다.

원경희 회장은 위기를 돌파할 특단의 방침 몇가지를 지적했다.
해양수산부와 국회를 통해 법 개정을 통해 ‘표준요율제’ 제도를 반드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가 왜 국제해운대리점에서 받은 요율의 40%만 받아야 합니까? 정상적인 대가를 우리가 합당하게 책정하여 요구함으로써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우리의 권익과 이익을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당연히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주위 경쟁업체에게는 또 운임덤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대안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다 같이 공멸 할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CIQ, 예선업자, 도선사 등 업무 파트너들과 관련해 해운대리점업계를 하대하는 불합리한 제도들을 개선하고 선주대리인으로서 업무의 주도권을 되찾겠다고 덧붙였다.
“EDI 담당자들은 숫자 영(0)자 하나 잘못했다고 관세청, 출입국관리사무소, 검역소로부터 조사를 받고 행정처벌을 받아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젊은 직원들이 전과자로 낙인 찍히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더욱 고생들이 많습니다. 급조된 애매한 PCR음성확인서 제출 지침으로 검역소의 고발, 해양경찰의 조사, 불필요한 서류작성 등 천금같은 시간을 빼앗기며 우왕좌왕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원 회장은 아울러 3D업종으로 우리 대리점들을 그들 부속 기관으로 착각하고 얕잡아보고 말을 안 들으면 채찍으로 다스리겠다는 징벌적 규제 환경을 이제는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CIQ, 예선, 도선, 하역사, 검수검정업, 급유회사 등 선박관련 모든 업체들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선박 주체로서 그들을 리드해야 할 일이지 심부름꾼 취급받으며 끌려 다닐 이유가 없습니다. 정부를 비롯한 모든 업무 파트너들로부터 잃어 버리고 있던 정당한 우리의 권리와 이익을 되찾겠습니다”

또 원 회장은 그동안 불개항장 문제로 회원사들이 불리한 영업제한으로 선의의 피해를 많이 입었다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부를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싱가폴과 같이 바다를 개방해야 우리 해운대리점사들이 살아 갈 수 있습니다. 선박이 필요에 따라 유류, 선용품 공급, 선원교대, 선박수리 등 자유자재로 입항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불개항장의 규제로 필요시에 접안할 부두, 또는 정박지가 전혀 없습니다. 바다와 함께 삶을 이어가야 할 우리들에게 왜 이러한 규제들이 있는 지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불개항장을 이용하는 데 따르는 복잡한 서류절차, 해묵은 제도들을 하나 하나 제거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한국해운대리점업계는 우리나라 해운업계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지만 결과는 저평가된 상황이다. 해운대리점업계의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원경희 회장의 포부가 제대로 실행돼 업계와 협회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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