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지원 연계 한국산업은행의 유사시 지원가능성 반영

▲ 사진 출처:HMM 홈페이지

한국신용평가는 에이치엠엠(HMM, 옛 현대상선)의 제 199회 무보증 전환사채 신용등급을 BB/긍정적으로 부여한다고 19일 밝혔다. 
에이치엠엠은 컨테이너선 68척과 벌크선 23척 등 총 104척(사선 35척, 용선 69척, 2020년 9월 말 기준)의 선단을 운영하고 있는 원양 컨테이너 선사이다. 컨테이너선 운영선대 기준 글로벌 8위(Alphaliner, ’20.10)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조건부 자율협약에 따른 출자전환을 통해 2020년 9월 말 기준 한국산업은행(12.6%) 및 한국해양진흥공사(4.3%)가 16.9%(전환사채 등의 전환 가정 시 약 7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사는 한진해운의 청산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글로벌 항로포트폴리오를 갖춘 원양 컨테이너 선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국적화물 운송의 주도권과 운임결정권, 국내 화주의 물류 수요에 맞는 글로벌 커버리지 제공, 한진해운의 청산 이후 현실화된 물류 혼란과 국적 화물의 점유율 상실 등 국가경제적 손실을 감안할 때 국가기간산업 관점에서 동사의 중요성이 인정된다.

글로벌 컨테이너 시장은 서비스의 차별화가 쉽지 않은 산업 특성상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다양한 항로에 걸친 서비스를 더 낮은 운임에 제공하고, 단위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형태의 경쟁구도가 지속되고 있다. 2015년 이후 사상 최저의 컨테이너 시황이 전개되며 선사간 M&A 및 얼라이언스 재편이 급속도로 나타났으며 그 과정에서 과점도가 더욱 심화되고 상위 7대 선사(Maersk, MSC, COSCO, CMA CGM, Hapag-Lloyd, ONE, Evergreen)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됐다.
동사는 장시간의 재무위기로 선대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여, 상위선사들과의 경쟁력 격차가 확대되었다. 더욱이 컨테이너 실적변동성을 흡수하던 벌크전용선 및 LNG전용선 사업부문과 물류거점으로서의 터미널 등 핵심자산의 매각으로 사업경쟁력이 과거 대비 크게 약화됐다. 또 동사의 채무불이행과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한국 해운에 대한 신인도가 저하된 점도 영업경쟁력 훼손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채권단 관리 이후에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른 정부의 경쟁력 강화 지원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사업경쟁력 보강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책지원 아래 23,000TEU급 12척과 15,000TEU급 8척 등 총 38.8만TEU의 대규모 선대발주, IMO 대응을 위한 선박 스크러버 설치, 국내외 터미널 확보 등이 이루어졌으며, 2020년 4월 'THE 얼라이언스'에 정식 회원으로 10년간 가입하게 되면서 사업경쟁력이 크게 제고됐다.
다만, 여전히 상위선사와는 경쟁력 격차가 존재하는 가운데, 소속된 'THE 얼라이언스'의 시장지배력이 2M 및 OCEAN 대비 열위한 점, 현재 인도된 초대형 선박의 경우 자체 물량 확보보다는 협력 선사들에게 1년 단위 슬롯(Slot) 매출로 가동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중기적으로 초대형 선박의 가동률이 충분히 유지되는 지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컨테이너선 부문은 2017년~2019년에는 컨테이너 업황 반등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진 가운데, 2M+H 전략적 협력의 불리한 조건(선복배치), 호황기 체결한 고용선료 부담 등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됐다. 그러나 2020년에는 선사들의 공격적인 공급조절과 예상 대비 견조한 물동량 흐름 등으로 인해 미주를 중심으로 컨테이너 업황이 개선됐고, 여기에 'THE 얼라이언스' 편입, 신조선의 영업효율, 유가 수혜 등으로 동 부문에서 3분기 누적 3,521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당분간 컨테이너 시황은 개선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동사 컨테이너 부문의 영업실적도 양호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Dry Bulk 부문은 3척의 사선과 20척의 용선선박을 대부분 스팟(Spot) 운영하고 있다. Dry Bulk시황의 급격한 침체와 과중한 용선료 부담이 지속되면서 2016년 0.2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2017년 이후에는 시황 호전으로 실적이 개선됐으나, 2020년에는 다시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용선료 부담이 높은 고원가 Dry Bulk선을 순차적으로 반선하는 선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외형 및 적자규모는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Wet Bulk 부문도 지속적인 용선 반선을 통해 유조선 2척(용선)과 제품선 2척(사선)이 남은 상태이며 2019년 중 경쟁력 강화방안에 의거 발주한 VLCC 5척이 인도되면서 선대 보강이 이루어졌다. 2020년 유가 하락에 따른 저장수요 증가로 탱커시황이 급격히 호전되면서 3분기 누적 6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점차 선물가 안정화에 따른 저장수요 감소로 현재 VLCC 운임이 일일 20,000달러 이하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실적은 감소할 전망이다.

 

2016년 중 현대증권 지분 매각 등으로 인한 약 1.2조원의 현금유입, 약 1.4조원의 출자전환, 2017년 중 한국선박해양(現 한국해양진흥공사)으로부터 0.7조원의 자본확충(영구채 및 유상증자)과 0.6조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2018년 최대주주로부터 1조원의 자본확충(영구CB, 영구 BW)이 이루어지면서 2018년 말 순차입금은 1.5조원까지 감소하였다. 2019년과 2020년에도 총 1.7조의 자본확충이 이루어졌으나, 영업부진과 신조 투자, 리스 기준서 변경에 따른 약 2조원의 리스부채 추가 인식 등으로 순차입금은 2020년 9월 말 연결기준 5.4조원까지 늘어났다.

현재 발주잔고는 16,000TEU 컨테이너선 8척, 총 선가 9.7억불로, 선박금융 체결은 완료됐고 2021년 중 모두 인수할 예정이다. 이외 선대 확장에 따른 컨테이너 박스 투자 등을 감안 시 당분간 차입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개선된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총차입금/EBITDA 배수는 2020년 9월 말 기준 5.3배로 안정화되었으며, 매년 1조원 내외 최대주주로 부터의 자본확충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투자재원 조달 과정에서 보증 등의 금융지원이 이루어 지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재무위험을 적절히 통제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사 신용등급에는 정부의 해운업 정책적 지원방안과 이와 연계된 한국산업은행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에 따른 2 Notch Uplift가 반영돼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6년 10월 발표한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해운업 지원에 대한 틀을 마련한 데 이어 2018년 4월에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확정하면서 해운업 지원기조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해운업 지원 주체는 한국해양보증보험, 한국선박해양, 한국해운거래정보센터를 통합해 2018년 7월 설립된 법정자본금 5조원 규모의 한국해양진흥공사(정부 및 정책금융기관 지분율 98%)이다.

동사는 2017년 컨테이너 사선 중 장부가와 시가의 차이가 큰 선박에 대하여 한국선박해양(現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매각하고 용선료 시세에 맞추어 재용선하였다. 장부가 대비 시가의 차이로 대규모 손실 인식이 이루어졌으나, 자본감소에 대응하는 한국선박해양의 유상증자 및 영구채 인수 등 자본확충[영구채 0.6조원(17.03), 유상증자 0.1조원(17.04)]으로 재무구조를 보완했다.
이어 자체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 국책은행 등이 금융구조를 지원하는 선박 신조프로그램을 이용하여 VLCC 5척과 23,000TEU급 12척, 16,000TEU급 8척을 발주했다. 여기에 컨테이너 박스, IMO 규제 대응을 위한 Scrubber 및 BWTS(Ballast Water Treatment System), 스페인 알헤라시스 터미널, 부산신항만 등 주요 물류 거점의 터미널에 대한 투자들이 정책 금융 지원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정책 지원과 연계하여,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동사에 대한 경영 전반의 감독∙통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함께 지속적인 유동성 지원[2016.08 189회 전환사채 1,485억원(대환용), 2016.12 190회 전환사채 3,000억원, 2018.10 영구CB 및 영구BW 총 1조원, 2019년 영구CB 9,600억원, 2020년 영구CB 7,200억원]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의 해운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안과 연계된 산업은행의 지원의지를 고려할 때, 동사에 대한 높은 유사시 지원가능성이 인정된다.

정부의 경쟁력 강화방안에 따라 발주된 신조선박의 영업효율과 THE 얼라이언스 정식가입 등으로 일정 수준의 사업 및 원가구조 개선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되며, 최근의 업계 공급조절을 감안할 때 개선된 업황 흐름이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근본적인 컨테이너 시장의 수급 개선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물동량 회복이 지속될 경우 선사들이 선복배치를 확대할 가능성, 경쟁사 대비 열위한 영업경쟁력 및 원가구조, 초대형선 인도로 확대된 영업레버리지, 유가 상승 가능성 등 컨테이너 업황 및 동사 수익성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1년 인도 예정인 8척의 신조 컨테이너선 관련 발주잔고가 선가 기준 9.7억불이며 선대 확장에 따른 컨테이너 박스 투자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차입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향후에도 해운업 정책지원에 따른 한국산업은행 및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자금 지원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확대된 영업현금흐름 등을 감안할 때 재무부담 및 유동성 관리가 적절히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한신평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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