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건화물선 시장 부정적 변수 다소나마 완화 전망

▲ 사진 출처:대한해운 홈페이지

한국해양진흥공사 이석주 해운거래지원팀장은 최근 "건화물선 시장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미국 대선, IMO2020 등 굵직한 이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해운시장을 뒤흔들었던 2020년도 서서히 마무리 돼가고 있다. 시장에는 늘 다양한 변수들이 예기치 못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그 어느때 보다도 강했다. 건화물선 시장도 코로나19의 확산 패턴과 미·중 간 무역협상의 진행 양상 등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구현했다.
지난 6월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냈던 건화물선 시장은 7~8월 중 조정을 거친 후, 9월 중순부터는 중국의 국경절 연휴(10.1~7)를 대비한 원자재 재고 구축 수요에 힘입어 반등했다. 9월 말 1,700선을 회복한 벌크선운임지수 BDI는 10월 6일 2,097포인트를 기록, 금년 전고점인 1,956 포인트(7.6)를 돌파하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연휴 이후에도 지지부진한 철광석 수요 회복과 중국 정부의 호주산 상품에 대한 제재 강화, 코로나19 재확산, 미국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 등은 건화물선 시황을 지속 압박, 11월 말 현재 BDI는 다시 1,100포인트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비록 북반구의 동계 대비 석탄 재고 구축 수요 및 미국 곡물수확 시즌 도래에 따른 물동량 증가 등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건화물선 시황 전반의 방향성을 단기간 내에 밀어 올릴만한 동력은 아직 부족하다.

올 한해 가장 큰 위협으로 작용했던 코로나19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백신이 개발됐다는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나,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오히려 북반구의 겨울이 도래하며 감염자가 증가하는 추세라, 그렇지 않아도 건화물선 시장의 비수기인 겨울철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에 따른 양국간 교역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효과를 나타내며, 올해 4분기에는 약 3년 만에 미국산 곡물의 물동량 증대 효과가 운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정권 교체에 따른 통상 정책의 변화도 향후 건화물선 시장에 부정적인 변수를 다소나마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년 건화물 물동량은 전년대비 2~3% 감소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철광석은 중국의 코로나19 통제 및 대규모 경기 부양책 효과에 따른 수요 확대가 중국 이외 국가들의 수요 부진을 상쇄하며 소폭 증가하였고, 곡물은 미·중 무역협상 진전에 따른 교역 정상화 효과가 물동량을 지지하였다. 다만 석탄과 마이너 화물들은 경기 부진에 따른 전력 수요 위축, 주요 수출입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출량 감소 등으로 물동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에는 대부분의 건화물 물동량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이 효력을 발휘한다면 건화물 물동량 회복세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에는 올 한해 전 세계 경제에 누적된 코로나19 피로도 및 겨울철 대규모 재유행 가능성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전 세계 각국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방법을 서서히 배워나가고 있지만, 아직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으므로 보다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 10월 말 기준 건화물선 선복량은 9.08억톤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3.3%(2,866만톤) 증가했다. 선형별로는 파나막스 선대가 연말 대비 4.8%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으며, 케이프와 수프라막스는 각각 3.0% / 3.2% 증가했다. 핸디사이즈는 1.2% 증가하며 상위 선형 대비 낮은 선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파나막스는 2019년과 유사한 수준의 선대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으나, 나머지 선형들은 대체로 전년 대비 선대 공급 압력이 다소간 완화되고 있다.

분기별 선대 증감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선형에서 3분기 선대 증가가 2분기 대비 감소하고 있다. 이는 지난 2분기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통제에 따라 조선소들의 조업이 재개돼 1분기에 미뤄졌던 신조 인도는 증가한 반면, 인디아, 방글라데시 등 주요 선박 해체 국가들의 봉쇄(Lock-Down)로 폐선은 지연된 탓이다. 그러나 3분기 해체 야드들의 활동이 재개되고 신조선 인도는 감소하며 선대 증가도 다소간 완화됐다.
금년 말까지 건화물선 선대는 약 9.09억톤까지 증가하며 전년 대비 3.4%가량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021년에는 신조선 인도 예정량이 급감하며 전체 선대 증가율은 1.3%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선형별로는 파나막스와 수프라막스는 각각 2.4% / 2.1%로 평균 대비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겠으나, 케이프와 핸디사이즈는 각각 0.4% / 0.6% 증가에 그치며 공급 압력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화물선 시장은 지난 10월 초 2,000 포인트를 돌파했었으나, 이후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나타내며 11월 말 현재 1,100포인트 초반에 머물러 있다. 미국 곡물의 수출이 본격화되며 파나막스 및 수프라막스 중심으로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지만, 북반구 겨울철을 앞둔 철광석 수요 부진 및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 제한의 영향으로 케이프 선형이 약세를 나타내며 전체 건화물선 시황을 압박 중이다.

4분기는 통상 건화물선 시장의 전통적 성수기로 인식되어왔으나, 최근 수년간은 4분기 시황이 3분기 대비 오히려 부진한 양상이 나타났다. 이는 2018년부터 중국이 석탄 수입 쿼터제를 도입하며 연말 석탄 물동량이 위축된 점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미국산 곡물 수출 부진이 4분기 곡물 물동량을 감소시킨 부분이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올해에는 미·중 양국간 무역 협의에 따라 미국산 곡물의 수출이 정상적인 계절성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어 4분기 시황을 지지하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의 석탄 수입 쿼터제가 여전히 시행 중이고, 오히려 연말 수입량 감소가 예년 대비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올해도 4분기 시황이 3분기 수준을 넘어서는 것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다만 중국의 석탄 수입 쿼터가 초기화되는 내년 1월 이후 석탄 물동량의 회복 및 호주산 석탄을 대체하기 위한 중국의 원거리(미국, 캐나다, 콜럼비아 등) 석탄 조달 물동량 발생 등은 내년 1분기 시황을 평년 대비 양호하게 구현할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선대 공급 증가율이 금년 대비 현저히 낮아지는 점도 내년 건화물선 시황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재확산이라는 거대 변수가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부진과 브라질의 우기 장기화에 따른 공급 차질로 크게 위축됐던 철광석 물동량은 2분기 말부터 회복세를 나타내며 건화물선, 특히 케이프선 시장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난 여름 중국에 대규모 피해를 유발한 홍수 및 9월까지 이어진 초대형 태풍 등의 영향으로 중국 철강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 분야의 조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는 철강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며 철강 가격 하락 및 제철소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

철강 생산 마진 악화는 조강 생산량 감소로 연결됐다.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지난 8월 9,485만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후, 9월 9,256만톤, 10월 9,220만톤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6월부터 본격적으로 수출 능력이 회복된 브라질산 철광석이 속속 도착하며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연속 1억톤을 상회하였다. 조강 생산량 감소와 철광석 수입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며 중국의 철광석 항만 재고량은 11월 초 약 1억 2,800만톤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였고, 재고량 증가는 철광석 신규 수요를 위축시켜 물동량 발생을 제한했다.

중국의 건설용 철강 수요는 국경절 연휴가 종료된 10월 중순에서야 회복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건설용 철강재인 철근의 가격이 상승하고 유통재고가 감소했다. 본격적인 겨울 한파가 도래하기 이전에 조업을 최대한 진행 시키려는 수요가 가을철에 집중된 결과로 파악된다. 11월 말 현재에도 건설용 철강 수요는
비교적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절적 철강 수요 증가는 가을철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인식이 강하여, 제철소들의 철강 생산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철광석 신규 물동량 발생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또한 중국의 지난 3분기 GDP 성장률이 4.9%를 기록하며 예상을 상회하는 회복세를 나타내자,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 속도 조절에 나선 점도 철강 및 철광석 수요 증가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코로나19 확산과 사상 최악의 폭우 피해로 크게 위축됐던 브라질의 철광석 공급 능력은 3분기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Vale의 3분기 철광석 생산량은 8,868만톤으로 전분기 대비 31% 증가하였다. 비록 전년 동기대비로는 2% 증가에 그쳤으나, 상반기의 부진은 완연히 털어낸 것으로 보인다.
동사의 금년 목표 생산량은 3억 1천만톤 가량으로 예상되는데, 3분기까지 총 2억1,600만톤을 생산한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는 약 9,400만톤 가량의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상반기와 같은 이상 기후 현상이 없다면 브라질의 철광석 공급능력은 3분기 대비 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정책은 중국 제철소들의 철광석 소비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월 자국 제철소들에게 호주산 원료탄의 수입 및 사용 금지를 지시한 바 있다. 이는 중국 내 원료탄 및 코크스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었으며, 중국 제철소들은 철강 생산 단가절감을 위해 코크스의 사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통상 고로에 투입하는 철광석의 철 함량이 1% 증가하면, 코크스 사용량은 약 2~3% 감소하는 점을 활용해 고품위 철광석의 사용량을 증가시킨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고품위 광석 비중이 높은 브라질산 철광석 수요에 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고품위 철광석과 블렌딩(고품위 광석과 저품위 광석을 일정 비율로 혼합)을 위한 인디아산 저품위 철광석의 수요도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 품위별 철광석 가격과 원료탄 가격 수준에 따라 제철 원료 배합비율의 원가 경쟁력은 수시로 변동하므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브라질 Vale, 호주 Rio Tinto 등 글로벌 메이저 철광석 공급사들이 중국 주요 항만에 철광석 블렌딩 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점은 철광석 해상 물동량 패턴의 파악과 예측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자사의 블렌딩 기지에 철광석 재고를 비축해두고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소량 판매하는 방식은, 철광석의 해상 운송이 시장 내 수급 상황보다는 블렌딩 기지의 재고량에 의해 이루어지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철광석의 해상 운송에 대한 메이저 광산업체들의 영향력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건화물선 운임 시장에 대한 예측은 보다 어렵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

석탄 물동량은 4분기에 접어들며 북반구의 동계 대비 재고 구축 수요 유입에 힘입어 회복되는 모습이다. 9월 말 몬순 시즌이 종료된 인디아의 석탄 구매 활동이 재개되고 있는 점도 운임 시장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산업 활동 부진으로 인해 전력 수요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의 석탄 수입 쿼터제 및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 등은 석탄 해상 물동량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에도 석탄 수입 쿼터(quota)제를 엄격히 시행하고 있다. 금년 초 중국은 코로나19 최초 발생으로 자국 내 탄광 가동에 차질이 발생했고 이는 올 상반기 수입량 증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석탄 가격 상승에 따른 전력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나자 중국 정부는 빠르게 석탄 생산량을 증가시켜 공급을 확대했으며, 석탄 수입량은 점차 감소하게 됐다.

중국 정부가 석탄 수입 쿼터제를 도입한 2018년 이후, 중국의 월간 석탄 수입량은 연말로 진행될수록 감소하는 패턴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중국 석탄 수입자들의 수입 쿼터가 연중 소진되어 연말에는 수입 가용량이 남아있지 않게된 탓이다. 올해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상반기의 석탄 수입량이 평년 대비 증가하며 수입 쿼터를 조기 소진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중국의 석탄 수입 패턴에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하였다. 앞서 철광석 부분에서 기술했듯이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석탄 수요자들(발전소, 제철소)에게 호주산 석탄의 수입 금지를 지시한 것이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미국과 다양한 정치·경제적 갈등을 겪고 있는데 – 화웨이 문제, 무역분쟁, 코로나 책임론 등 – 호주는 매번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며 중국과 갈등을 빚어왔다. 올해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정부에게 코로나19 발생 원인 규명을 요구하고 호주 정부가 이에 동조하자,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호주산 석탄, 구리정광, 보리, 쇠고기, 와인 등 주요 수출품에 대한 전방위적 수입 제한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 제한은 지난 10월 초 각 지역 세관들이 국영 발전소 및 제철소 들에게 구두 통보하며 처음 이루어졌으며, 이후 11월 초에는 중국 상업부가 11월 6일부터 호주산 석탄의 수입 통관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통보하며 제한이 강화됐다.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는 다양한 연쇄 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중국의 자체 석탄 생산량과 몽고산 석탄 수입량의 증가가 나타났다. 지난 7월 홍수 피해로 주춤했던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8월 이후 줄곧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호주산 원료탄 수입량이 지난 8월 302만톤에서 9월 198만톤으로 감소하는 동안, 몽고산 원료탄 수입량은 같은 기간 307만톤에서 389만톤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몽고산 석탄은 중국으로 전량 육상 운송되므로, 위와 같은 현상은 모두 건화물선 운임 시장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호주산 원료탄과 고열량탄을 구매하던 중국의 수요자들은 호주 이외의 대체 공급처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에야 수급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장기화에 대비하여 콜럼비아, 미국, 캐나다 등으로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도 중국의 호주산 석탄 금수 조치가
지속될 경우 앞에 기술된 국가들로부터 중국향 석탄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수송거리(톤마일) 증대에 따른 운임시황 상승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석탄 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철이 다가오며 중국 내 연료탄 가격은 현재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석탄 공급이 부족한 일부 지역에 특별 석탄 수입쿼터를 추가 부여하는 등 가격 안정을 시도 중이다. 올 겨울 라니냐 현상의 영향으로 북반구에 한파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보도 석탄 수요 증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중국의 석탄 수입 쿼터가 초기화되는 내년 1월 1일 이후 수입이 가능한 12월 하반기 선적 석탄 화물들이 이미 활발하게 트레이딩되고 있는 점도 건화물선 운임 시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향 판로가 막힌 호주산 석탄은 일본, 우리나라, 인디아 등으로 판매되고 있다. 중국향 판매 중단으로 가격이 하락하자 중국 이외 국가들이 호주산 석탄의 구매 비중을 증대시킨 결과이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 LNG의 가격 하락에 따른 석탄 대비 발전단가 우위, 유럽 내 원자력 및 풍력 발전량 회복 등 석탄 발전 수요를 위협하는 요인들도 다수 발견되고 있어, 석탄 물동량 증가가 지속될지 여부는 보다 면밀하게 관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글로벌 소맥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4년 만에 풍작으로 돌아온 호주산 소맥의 영향력 강화를 들 수 있다. 작년까지 3년 연속 사상 최악의 흉작을 기록한 호주는 올 시즌 양호한 기상 조건에 힘입어 사상 최대에 가까운 작황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량은 지난 2016/17 시즌 사상 최대치인 2,210만톤을 기록한 후 연이은 흉작으로 2019/20 시즌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10만톤까지 감소했으나, 올 시즌에는 다시 1,800만톤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호주산 소맥가격은 본격 출하 시기인 12월을 앞두고 4년 만에 최초로 흑해산 소맥 대비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동남아 주요 소맥 수입국들은 현재 판매가 진행 중인 흑해산 소맥을 구매하기 보다는, 호주산 소맥의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흑해항로의 운임 시황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12월 중순 이후 태평양 운임 시황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옥수수는 중국의 수입량 증가가 주목된다. 중국은 매년 2억 5천만톤 이상의 옥수수를 생산하여 자국 수요의 대부분을 자체 충족해왔다. 매년 720만톤의 관세할인 쿼터를 부과하여 부족분을 수입하였으나, 해당 쿼터가 전량 사용된 경우가 드물 정도로 중국의 옥수수 수입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수년간 진행된 중국 정부의 옥수수 비축 재고 소진과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통제 이후 사료용 곡물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중국의 옥수수 수입 수요도 크게 확대됐다. USDA는 올 시즌 중국의 옥수수 수입량을 전 시즌 대비 약 550만톤 증가한 1,300만톤으로 공식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USDA는 중국 현지 보고서
에서 중국의 올 시즌 옥수수 수입량을 2,200만톤으로 전망한 바 있으며, 업계는 최대 3,000만톤에 이를 가능성까지 제시하고 있다. 10월 말 기준 중국 수입상들은 이미 옥수수 1,700만톤(미국산 1,200만톤, 기타 500만톤)에 대한 구매 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올 시즌 중국의 옥수수 수입량 대폭 증가는 명확해 보인다.

중국의 옥수수 생산량은 올 여름 홍수 및 태풍의 영향으로 감소할 것이라던 전망과는 달리, 올 시즌에도 전년 수준인 약 2억 6천만톤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중국의 옥수수 수입 수요 증가가 생산량 감소보다는 기말 재고 감소 및 수요 증가에 주로 기인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중국의 옥수수 수입량 증가가 보다 장기적인 현상으로 고착화 될 가능성을 시사하므로, 향후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중국의 옥수수 수요 증가에 따라 대체
사료용 곡물(소맥, 대맥, 수수 등) 수요도 동반 증가하고 있어, 곡물 물동량 패턴의 다변화 현상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옥수수 수입량 증가의 수혜는 주로 미국이 받게 될 전망이다. 브라질은 7월부터 옥수수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으나, 전 시즌 과도한 수출에 따른 자국 내 공급 부족 및 대두 수확 지연으로 인한 이모작 옥수수 수확 지연 등으로 올 시즌 수출량은 전년 동기를 하회하고 있다. 특히 자국 내 수요 증대로 인해 옥수수 가격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상승한 점은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켜 10월에는 2017년 수준으로 수출량이 감소하였다. 반면 미국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이후 중국향 곡물 판매가 정상화되어 신곡이 본격 출하되기 이전인 9월까지도 옥수수 수출량은 전년 동기 수준을 넉넉히 상회하고 있다. 11월 말 현재 미국의 옥수수 수확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어, 12월부터는 수출량 증가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두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의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받은 품목이다. 올 시즌 미국산 대두는 미·중 무역분쟁 이전인 2017년의 계절적 패턴을 재현하고 있다. 양국 간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대두의 본격 출하
시기인 4분기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지난 2년 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옥수수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대두 수확은 11월 말 현재 대부분 마무리돼 본격적인 수출이 진행되고 있다. 올 상반기 브라질은 미국산 대두의 부재 및 자국 헤알화의 기록적인 약세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수출을 진행한 결과, 현재 대두 수출 여력을 모두 소진하여 자체 수요 충족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미·중 1단계
무역 합의가 금년 초에 이루어지자, 올 4분기 미국산 대두의 중국향 판매 정상화를 예상한 브라질이 대두 수출을 서두른 점도 현재 수출 가용물량 소진의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브라질은 현재 미국산 대두를 오히려 일부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라, 브라질산 대두 신곡이 수확되는 내년 1분기까지는 미국산 대두가 해상 물동량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대두 수요는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통제된 이후 돼지 사육두수가 빠르게 증가하여, 옥수수, 대두 등 사료용 곡물의 수요도 왕성하게 유지되고 있다. 미국산 대두의 분쇄 가공 마진도 양호해 미국산 대두의 수입은 추가 확대될 전망이다. USDA는 올 시즌 자국의 대두 수출량을 약 5,990만톤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미⋅중 무역분쟁 직전인 2017/18 시즌을 상회하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반면 브라질산 대두는 지난 수개월 간 가격이 급등한 탓에 중국 내 분쇄 가공 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신곡의 수확 및 출하 이전에는 물동량 증대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이에 더해 브라질의 대두 재배가 건조한 날씨로 인해 다소 지연되고 있어, 미국산 대두의 건화물선 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평년 대비 길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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