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철 한국선급 회장, "선박이 강풍에 휘청거린다는 자극적 표현, 사실과 전혀 다른 적절치 않은 표현"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된 20,150TEU급 컨테이너선은 일본 이마바리조선이 2018년에 인도한 'Ever Given'호이며 이 선박에는 스크러버(Scrubber, 탈황장치)가 설치돼 있다. 수에즈 운하에서는 개방형 스크러버를 가동하는 선박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운하를 통과하는 동안에 스크러버에서 발생된 오수를 배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사실상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동안 스크러버 가동을 금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Ever Given호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 저황유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연료특성 차이로 인한 추진엔진이 손상돼 추진력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이렇기 때문에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는 추진력을 상실해 선체가 우현으로 기울면서
운하 제방과 충돌한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

”Multiple reports cite local agents saying the ship lost power before veering starboard, with its bulbous bow becoming lodged into the bank of the canal.” https://splash247.com/suezcanal-blocked-by-stranded-evergreen-boxship/

Ever Given호의 담당 선급은 미국 선급(ABS)이고 파나마를 기국으로 삼고 있으며 해상보험사는 영국 P&I 이다. 한 두 척이 아닌 선박들이 지나가는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해상 교통로에서 선박이 강풍에 휘청거릴 정도라면, 조선소의 기본 설계능력과 선박의 품질에 대한 담당 선급의 검사과정을 두고 선주사와 해상보험사의 문제제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선박 설계과정에서 선체가 받게 될 풍향과 풍속을 고려해 요구되는 추진속도에 대한 설계상의 오류 및 문제점에 대한 책임 여부는 곧 담당 선급의 책임론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의 잦은 고장 사례는 이제 너무 익숙해져 버린 정도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 건조된 선박도 바람을 이기지 못하는 빈약한 명분을 이유로 선박 품질의 신뢰성도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한국 조선업으로의 선박 주문량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박무현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한편 박무현 애널리스트의 지적과 관련, 이형철 한국선급 회장은 "특히 선박이 강풍에 휘청거린다는 표현은 전혀 적절치 않은 표현이다"며 "선박은 항해시 엔진이 작동해 정상적인 추진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만약 엔진이 정지하게 되면 어떤 선박이라도 파도나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을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만약 엔진이 정지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 회장은 "엔진이 정지했다는 것은 선박이 감항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이고 이런 상태라면 수에즈운하 처럼 좁은 수로에서는 컨테이너선이나 PCTC(자동차운반선) 같이 풍압을 많이 받는 선박뿐만 아니라 어떤 선박도 'Ever Given'호와 같은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사고원인을 잘 알지 못하지만 만약 선박이 추진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라면 선급책임 운운은 말이 안되는, 그리고 선박이 강풍에 휘청거린다는 자극적인 표현도 사실과 전혀 다른 적절치 않은 표현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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